우리나라 교육은 적절한 인성교육 방안을 제시하고 있나
우리나라 교육은 적절한 인성교육 방안을 제시하고 있나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2.11.27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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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상실의 시대, 사회 각계각층의 협력과 관심 필요
[이슈메이커=박성래 기자]

Education FocusⅢ

 

인성으로 보는 대한민국

 

 

학교 폭력의 상처가 학교 현장 곳곳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고 입시경쟁 교육에 매몰된 학생들은 서로를 경쟁상대로만 바라보고 있다. 학교가 스펙 쌓기의 현장으로 변해버린 현 시점에서 아이들은 배려보다 경쟁을 먼저 배우고 있다. 이제는 ‘경쟁교육’에서 ‘인성교육’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최근 160개 경제∙사회∙종교∙교육 단체가 ‘인성 인재’ 양성을 위해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회’ 출범시키면서 사회적으로 인성교육을 위해 첫 발을 내딛는가 하면 일명 ‘밥상머리’교육을 통해 선조들의 생활에서 해답을 찾으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개방사회로의 잘못된 이행, ‘인성상실’로까지 이어졌다”

산업 사회로의 이행은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지만 입시 출세나 부의 획득이 삶의 목적이 되고 있다. 인간은 점차 기계 문명에 예속되며 정신적 빈곤을 낳게 됐다. 결국 대중 사회로의 이행과정에서 도시인구의 집중화를 초래했고 많은 군중 속에서 고독감을 느끼는 인간 소외 현상이 일어난 점이 ‘인성파탄’이라는 비정상적인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동국대학교 조벽 석좌교수는 “개방사회로의 이행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질 문화를 수입해 가치관의 혼란과 주체성의 상실을 초래하게 됐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앞장서서 인성가정교육 회복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2012년 9월 3일 교육과학기술부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인성교육 대국민 설문을 통해 조사된 결과를 발표 했다. 조사결과 대부분 국민은 우리나라 학생들의 더불어 사는 능력이 낮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 교사, 학부모 등 5만79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조사에서 ‘신뢰, 협력, 참여 등 학생들의 더불어 사는 능력’은 네이버 설문조사에서 전체 75.6%, 인성교육 실태조사에서 62%(교사 19.7%, 학부모 35.8%) 등 낮은 편으로 응답했다.

학생들의 인성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1순위 요소로는 전체 응답자 중 29.4%가 ‘성적위주의 학교교육’을 뽑았고 ‘부모님의 잘못된 교육관’ 20.8%, ‘폭력적인 또래 문화’ 19.1%, ‘유해 매체’ 11.7% 등 순이었다. 다만 학생, 학부모 등과는 달리 교사들 45.6%가 ‘부모님의 잘못된 교육관’을 1순위로 답해 주체별 인식 차이를 볼 수 있었다.

‘인성교육의 만족도’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53.3%가 현재의 인성교육에 대해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는 31.6%만이 만족했다. 이는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보다 강조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평소에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학생 40.3%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학업성적’이 41.8%로 가장 높았고 ‘재미없는 학교생활’ 22.1%, ‘친구관계’ 13.5%, ‘선생님과 문제’ 6.1%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현장 분위기를 정확하게 파악해 향후 인성교육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인성교육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이번 주를 인성교육 실천주간으로 지정해 학교를 중심으로 인성회복을 위한 정부 차원의 총체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선조들의 생활에서 해답을 찾다

학교 폭력, 왕따 등의 단어는 더는 낯선 것이 아니다. 인성의 결핍으로 일어나는 이러한 청소년 문제는 날로 심각해 져 사회 전반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서로 다른 세대끼리 갈등을 겪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끼리 소통을 하지 못하는 ‘단절’ 현상 역시 곳곳에서 나타나며, 여러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소통의 부재를 해결할 계기가 없다는 것이다. 같은 집에 사는 가족도 바쁜 일정으로 하루 한 번 얼굴 보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가정에서 시작된 이러한 단절은 학교로까지 이어진다. 오늘날의 학생들을 보면 이전과는 너무도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서로 대화를 하지 않고 각자의 스마트폰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이 학생들은 학교가 끝나면 학교보다 더 중요한 국·영·수 학원으로 이동한다. 몇몇은 밤 12시가 되어서야 집에 오기도 한다. 피로가 쌓인 학생들은 학교에 오면 졸거나 잠을 자기 일쑤다. 그나마 중·고등학교의 수업마저 집중이수제로 인하여 도덕, 윤리, 음악, 미술, 체육 등의 소위 비인기 과목을 대부분 첫해에 몰아서 수업하고 이후에는 과목을 들을 수조차 없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음악, 미술 등 수업시수가 적은 과목의 교사들은 두세 학교를 옮겨 다니며 수업을 하게 되고 이 또한 학생들의 인성교육의 부재까지 야기하게 됐다.

이러한 단절을 해결할 수 있는 장으로 밥상이 주목받고 있다. 약화한 가정 내 교육의 기능 회복이 밥상에서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잘 알려진 명사들은 이미 밥상에서 가정교육을 실천했다. 우리나라의 대표 명문가인 류성룡 家는 밥상머리에서 가족이 함께하고, 최소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것으로 배려와 절제를 배울 수 있다고 여겼다. 미국 명문가인 케네디 家의 로즈 여사 역시 자녀가 식사 시간에는 미리 읽었던 신문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게 해 훗날 사회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세웠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대 학부모 정책연구센터와 함께 밥상머리 교육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는 한편, 지역 교육청과 함께 ‘인성교육 실천주간’을 지정해 강연회,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지방자치단체나 교육 기관 등에서도 밥상머리교육법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거나,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정부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밥상머리 교육이 인성회복뿐 아니라 소중한 가정교육 문화를 계승하는 장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외국의 인성교육 사례는 어떠한가?

오늘날 우리나라 인성교육의 발전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는 미국 인성교육의 경우 인성의 덕목으로 ‘정직, 인내, 존경, 관용’의 네 가지를 인성교육의 필수 덕목으로 들고 있다. 이외에도 국가관을 확립하기 위한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주로 사회과에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이상적이고 살기 좋은 나라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도록 지도하며 미국인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봉과 우월감을 고취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아울러 오후 3시 이후와 주 5일제 수업을 실시하고 있어 여가를 선용할 수 있는 많은 시간적 환경적 요인을 가지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넓은 국토와 아름다운 자연, 풍부한 레저 시설을 갖고 있는 나라인 만큼 다양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 및 온 국민이 건전한 여가 선용을 즐기는 인성교육을 이루고 있다. 또한 봉사활동을 중요시하여 학교교육에서의 의무는 아니지만 학교주변 양로원 노인 돌보기, 세차장 청소, 백화점 짐마차 꾼 도와주기 등 봉사활동을 직접, 간접적으로 참여하게 하여 생활의 일부분이 봉사가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영국은 예절과 기본생활 습관을 지도하는 인성교육을 다른 나라처럼 도덕교과가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교육과 여러 교과교육을 통해 도덕적인 생활태도와 습관에 대해 꾸준히 인성을 지도하고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의 경우 인성교육은 학교 단계별로 목표와 내용을 달리하고 있다. 학교 단계별 차이와는 관계없이 인성교육의 기본사상을 ‘오모이야리’에 두고 있는데, 이는 자기의 입장보다는 남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뜻이며, ‘자기가 바라지 않는 것은 남에게 베풀지 않는다’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학교교육에 있어서 인성교육은 도덕 윤리 교육을 핵심과목으로 선정해 전 교과 활동을 통해 이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동국대학교 조벽 석좌교수는 오늘날 우리나라 인성교육의 발전에 서구 선진 국가들의 인성교육이 시사한 바를 두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여러 서구 선진 국가에서는 우리나라 경우처럼 실천위주의 인성교육이 강화되고 있기는 하나 전 교과활동에서 인성교육을 체득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처럼 교과교육에 대한 또 하나의 대안으로 강조되고 있는 인성교육의 방안과는 크게 다른 점이다. 둘째, 각 나라마다 기본생활습관 및 덕목교육을 취해 고유한 문화와 역사적 전통에 따라 필요한 덕목을 갖고 인성교육을 지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실련 출범 ‘올바른 인성사회 위한 각 기업과 지자체 협력 필요’

2012년 7월 24일 경제. 사회. 종교. 교육 단체가 ‘인성 인재’ 양성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총 160개 단체가 모여 만든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은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슬로건으로 출범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주도 인성교육 실천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인실련은 올바른 인성을 가진 대한민국 인재들이 대입은 물론 취업까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각 대학 및 기업과도 긴밀히 협조할 계획을 밝혔다.

인성교육 실천 운동을 위한 40여개 실천과제를 발표하고 구체적 행보에 나선 인실련은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 이배용 국가브랜드 위원장, 황우여 한국청소년연맹 총재 등 60여명의 사회 각 분야의 저명인사 및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참여한 160개의 단체들은 각자의 영역과 특색에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협력체제로 운영되는 인실련은, 먼저 현대해상과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주체 하에 카운슬링 콘서트를 시작으로 청소년 상담 지원 사업에 나섰고 예술인성교육의 일환으로 백석대 실용음악과와 악기업체 삼익을 통해 1인 1악기 교육기부를 진행했다.

또한 학력위주 사회와 스펙 쌓기에 급급했던 인성교육이 대입과 취업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전국입학처장협의회 등은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인성평가를 강화해 인성 인재가 대입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할 방침을 내세워 인실련의 뜻과 함께할 계획을 내비췄다. 특히 기업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채용 과정에서도 협업정신 등 인성 분야의 반영 비중이 늘어나게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인실련 출범을 주도적으로 이끈 한국교총 안양옥 회장은 “인성교육은 사회운동으로 변화하고 발전 되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각 기업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인실련이 범사회적인 인성교육 실천 확산에 가교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 각계각층들이 위기에 대해 인식하고 민간차원에서 연합회를 조직해 ‘Again 인성’을 외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일이지만, 몇 년간 한국사회를 지배했던 ‘스펙사회’를 ‘인성사회’로 만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인간의 의식구조 형성에도 그대로 통용된다. 한국의 실정과 맞는 유아기 인성교육을 통해 하루 빨리 ‘지적’이면서도 ‘좋은’인간을 만드는 사회가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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