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엔터테인먼트를 움직이고 있는 인도 E&M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를 움직이고 있는 인도 E&M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2.11.27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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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미래, 새로운 경제적 가치로 떠오르다
[이슈메이커=박성래 기자]

India Culture

 

인도 엔터테인먼트·미디어(E&M) 산업

 

 

인도 영화 ‘세 얼간이’는 2009년 개봉되어 인도뿐만 아니라 비슷한 교육 환경을 가진 동아시아 지역을 거쳐 미국 할리우드까지 진출했다. 2012년 2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7천만달러를 벌어들였고, 이 기록은 인도 ‘발리우드(Bollywood)’ 박스오피스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이다. 또한 2011년 기준 상영 작품 수를 살펴보면 발리우드에서만 206편이고 전국적으로는 1,255편이 약 13,000개의 극장에서 상영되었다. 현재 인도 영화와 미디어 산업의 파급력이 심상치 않다. 발원지인 인도 뿐 아니라 영화의 본고장 미국, 그리고 유럽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까지 ‘발리우드(Bollywood)’ 와 인도 E&M 산업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불황을 모르는 인도 E&M 산업

인도 영화에서 빼놓지 않고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장면이 노래와 춤이다. 조용히 앉아서 대사를 하거나 연기에 빠져있던 주인공이 갑자기 일어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영화를 뮤지컬로 바꾸어 놓는 모습이 인도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러다가 영화 후반부에 가서는 합창과 군무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로 인도 전통 결혼식은 주로 저녁에 예식을 치르는데, 예식이 끝나면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풍경처럼 자정이 넘도록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즐기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이처럼 인도 사람들의 영화와 노래, 춤 등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실제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13%씩 성장하는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E&M) 산업이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제 신흥국인 인도 역시 성장세가 꺾인 것은 통계 자료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인도 E&M 산업은 오히려 성장세가 올라가고 향후 지속적으로 고성장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세는 BRICs 내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고, 인도 내 주요 산업간 비교를 해봐도 매우 높은 편이다. 인도영화협회와 인도통계청은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됨에도 불구하고 E&M 산업이 성장하는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먼저 아직까지 GDP대비 산업 규모가 작다는 점이다. 엔터테인먼트를 다른 어떤 국가보다 사랑하는 인도지만 2011년 기준 GDP 대비 엔터테인먼트가 1.6%밖에 되지 않는다. 이 수치는 선진국들의 3%대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신흥국 혹은 저개발 국가에서는 의식주와 관련된 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BRICs의 다른 국가들이 2~3%대인 것과 비교해도 그 수치는 떨어진다. 이와 관련해 인도 현지 경제 전문가들은 “반대로 실제 수요에 비해 떨어지는 현재 산업 규모는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즉, 선진국의 3%수준이 최고치라고 가정했을 때, 다른 어떤 신흥국보다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인도의 중간소득층과 부유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스턴컨설팅의 2012년 ‘The Tiger Roars’ 자료를 토대로 분석해보면 의식주 소비 외에 다른 품목을 구입할 수 있는 중간 소득계틍과 부유층은 2010년 전체 가구수의 20%에 도달했고, 10년 후인 2020년에는 약36%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가계 소비 지출 항목을 살펴보면 2007년에서 2009년까지 여가 및 문화소비의 연평균 성장률은 13%이고 통신소비는 39%이다. 인도영화협회의 한 관계자는 “E&M 산업과 밀접한 이 두 가지 항목을 합쳐보면 29%의 고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인도인들이 영화를 비롯한 미디어와 스마트폰을 활용한 게임 등을 즐기고 싶어하지만 경제적 여유가 부족해 집에서 가족끼리 즐기거나 친구끼리 즐겨야만 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인도 소비자들이 극장, MP3,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이러한 소비의 증가는 광고 비중이 큰 기타 미디어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쳐서 E&M 산업 전체를 선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 중 하나이다. 30세 미만 인구가 2012년 기준 7억 2천만 명이다. 이것은 전체 인구 12억 6천만 명의 약 57%를 차지한다. 산업 중에서 젊은 세대와의 관계가 높은 분야가 E&M 산업이다. 인도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디지털화화와 탈유선화에소 무선으로의 전환, 모바일 기기를 통한 컨텐츠 소비 증가 등의 요인들로 미래 E&M 산업과 젊은 세대와의 밀착 관계는 더 강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러 분야로 무섭게 뻗어나가는 인도 E&M

E&M 산업을 크게 구분해보면 광고와 나머지 것으로 나뉜다. 2011년 기준으로 광고가 E&M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이다. 광고 시장 안에서 인쇄물이 차지하는 비중(46%)이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는 TV(39%)가 차지한다. 다시 미디어를 중심으로 분류를 해보면 TV, 인쇄물, 영화, 라디오, 음악, 옥외 광고, 애니메이션 및 컴퓨터그래픽, 게임, 그리고 디지털 광고 등으로 나눌 수 있다. TV와 인쇄물 분야가 광고 시장의 도움을 받아 전통적인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애니메이션 및 컴퓨터그래픽, 게임, 디지털 광고 분야의 급격한 성장을 괄목할 만하다.

이영미 문화평론가는 “인도의 애니메이션과 컴퓨터그래픽 분야를 살펴보면, 2007년부터 연평균 22%의 고성장을 이루었다. 이러한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은 앞에서 설명한 중간소득층 및 부유층의 증가와 젊은 세대의 조합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도 중간소득층의 아이들이 TV나 극장 또는 모바일을 통해 시청하는 애니메이션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타밀나두(Tamil Nadu)주의 TV 프로그램 점유율은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 뉴스보다 높다. 게다가 컴퓨터그래픽에 대한 국내외의 늘어난 수요는 이 분야를 더욱 성장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발리우드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제작사조차도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인도에서 진행하는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선 인도에서 영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비용이 할리우드 대비 75%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구조에 기인한다.

다음으로 연평균 34%성장을 이룬 게임 분야를 살펴보면 모바일 기기를 통한 게임 소비가 2010년 대비 2011년에 무려 55%나 성장했다. 이것은 모바일 기기의 보급률 및 인터넷 사용자의 매우 빠른 증가에 의해 가능할 수 있었다. 인디아 에듀케이션 센터 라빈더 싱 소장은 “인도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증가하는 것이다.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 역시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연평균 40%라는 매우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이 분야는 게임 분야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사용자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동반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인도 광고 시장에서의 비중은 5%로 미약하지만 향후 2015년에는 10%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E&M 산업의 변화와 성장의 중심, 인도의 젊은 세대

인도 E&M 산업의 내부적인 변화는 단지 인도에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다. 2012년 PWC E&M 글로벌 산업 보고서를 살펴보면, 급속도로 전환되는 디지털화 및 모바일 소비가 세계적인 트렌드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커다란 변화의 중심에는 젊은 세대들이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미디어인 TV, 인쇄물, 라디오를 통해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 외에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소비하거나 이들이 원하는 것을 생산하기까지 한다. 최근 미국 빌보드 차트에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이 상위에 랭크되었는데 싸이의 성공 요인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뉴 미디어인 ‘유투브(Youtube)’이다. 유투브를 통해 공개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역대 조회수 2위(22일 기준 7억8000만 건)에 올라 1위(저스틴 비버 ‘베이비(Baby)’, 8억 230만건)를 넘보고 있다. 과거 미디어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영향력을 발휘하는 뉴 미디어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E&M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러한 세계적인 E&M 산업의 변화는 인도 시장에서 특히 큰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 이유로 인도인들이 다른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영화, 춤, 노래 등을 사랑한다는 점과 젊은 인구 층이 매우 두텁다는 점을 들 수 있다”며 인프라 측면에서 인도 시장은 선진 시장과 달리 유선 인터넷 세대를 바로 지나 무선 인터넷 세대로 접어들었다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인도의 통신 시장을 살펴보면 2011년 이미 무선 인터넷 시장이 유선 인터넷 시장의 3배 규모에 도달했고, 2015년에는 7배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즉, 인도 젊은층은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해서 인터넷을 사용하던 방식을 거치지 않고 바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인터넷 사용세대로 전환되며 젊은 층은 TV나 라디오 역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즐기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적 가치로서의 인도 E&M

LG경제연구소는 지난 4월 22일 ‘중장기 경제환경 보고서’를 통해 “물가불안과 흑자축소가 한국 경제의 주요 흐름으로 나타나면서 중장기적 성장 저하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향후 3~5년 세계 경제는 3%대의 저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LG경제연구소 이진상 책임 연구원은 “특히 선진국 시장은 재정위기 및 인구 고령화로 성장 모멘텀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글로벌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더욱 신흥시장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기업들에게 인도 E&M 산업은 컨텐츠 시장으로서의 매력은 다소 떨어진 것으로 예측된다. 영화 부분에서 해외 영화의 비중은 2007년 11%에서 2011년 9%로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장 비중이 큰 TV 프로그램 역시 인도만의 특색과 더불어 지역적 언어자료와 종교가 상이하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E&M 전체 산업 규모의 41%나 차지하는 광고 분야는 글로벌 기업들이 매우 집중해서 연구해야 하는 분야이다. 특히, 게임이나 디지털 광고 분야는 아직 비중은 작지만 급성장 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 분야가 왜 급성장하는지 그리고 성장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이상승 교수는 “인도 시장의 부흥은 2020년 정도가 되야 꽃을 피울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들간 그리고 인도 기업들까지 가세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미래를 위해 지금 젊은 세대들에 어필할 수 있는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미디어에 편중된 광고나 마케팅 전략으로는 이 세대를 끌어안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단발적이고 마지못해 하는 식의 게임 이벤트나 온라인 마케팅 전략으로도 그들의 뇌리에 깊이 파고들기에는 부족하다며 7억 명이 넘는 인도 젊은 층을 매료시키기 위해서 좀 더 체계적이고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불황을 모르고 성장하는 인도 E&M 산업의 외형 보다는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인도 E&M 산업은 미래 소비의 핵심인 젊은 층과의 소통을 위한 중요한 채널로서의 가치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미래 미디어 산업에 새로운 별(星)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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