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cation Focus】 대학, 취업 인성 중요시
【Education Focus】 대학, 취업 인성 중요시
  • 남윤실 기자
  • 승인 2012.11.27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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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의 문 ‘스펙’ 보다 ‘인성’이 열쇠
[이슈메이커=남윤실 기자]

세계 속에 가장 빛나는 ‘인성의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야할 때

 

취업준비생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학점·토익 등 저마다 ‘스펙 쌓기’에 몰두한다. 각종 자격증이나 어학공부에 열중하며 취업 스펙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 점점 고학점, 높은 토익 점수가 당연시되면서 스펙도 상향 평준화돼 가고 있다. 수만명의 구직자가 고스펙으로 무장해 찾아와 기업 또한 난처하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정작 마땅한 인재가 없다고들 말한다. 과연 스펙이 취업을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정작 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지원자들의 ‘스펙’보다는 ‘인성이나 태도’에 더 비중을 두고 평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학들이 입학사정관 전형 등에서 면접이나 인성평가 강화

201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인성평가의 비중이 높아진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바른 인성을 갖춘 학생을 선발함으로써 이에 일조한다는 취지다. 그래서 각 대학들은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인성평가 항목과 평가요소를 신설해 평가에 방영할 방침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올 해 처음 입학사정관 전형 자기소개서 공통양식에 ‘배려, 나눔 , 협력,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와 그 과정을 통해 느낀점’을 묻는 인성 항목을 포함시켰다.

대학도 올 해 전형에서 인성평가 비율을 대폭 확대한다. 학생부, 자기소개서, 면접 등 각 단계마다 인성을 중심으로 평가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정부가 입학사정관 예산을 지원하는 대학을 기준으로 인성 평가를 반영하는 대학은 지난 해 35곳에서 올 해 50여곳으로 대폭 늘어났다. 인성평가 강화 배경에는 입학사정관전형을 실시하며 서류와 면접 전형에서 인성 요소를 중시해온 대학들이 “인성이 우수한 학생이 입학 후 평가도 좋다”는 나름의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서류와 면접평가에서 학생의 성실성, 리더십, 공선사후(公先私後) 정신을 집중적으로 볼 방침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학생의 인성요소를 확인하기 위해 면접 비중을 40% 정도로 높게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학교폭력 가해 여부와 교칙 위반을 전형에 반영할 방침이다.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반성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 떨어뜨린다. 이를 위해 경찰 관계자, 상담교사, 심리전문가가 참여하는 ‘인성평가자문단’을 만들 예정이다. 서강대는 인성과 예술·체육 관련 활동 내용을 반영했고 이화여대는 가상 상황을 설정해 수험생의 대응력과 인성을 알아보는 상황면접을 도입했다.

한편 대학에서도 학생들의 인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학가에 따르면 그동안 많은 대학들은 대학의 설립 이념, 영어, 글쓰기, 컴퓨터 등과 관련된 교과목을 교양필수로 운영해 왔다. 이에 더해 1년여 전부터는 인성, 취업·실무 능력, 융복합 역량 강화를 위한 교과목들을 교양필수로 신규 개설하는 대학들이 잇따르고 있다. 인성, 취업·실무, 융복합은 현재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의 핵심 키워드이자 대학교육의 주요축이다. 서울 한 대학 교수는 “대학은 인간으로서 갖춰야할 기본 됨됨이를 가르치는 것은 물론, 교육과정에 사회의 요구를 반영해 졸업 후 사회 곳곳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곳”이라며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펙보다 인성을 중요시하는 채용 늘어

A그룹 면접 담당자는 “현장 업무에 투입하니 A학점도 만점 토익도 소용없다. 기본 인성도 갖추지 않은 사람이 허다하다. 구직자에게서는 스펙 숫자 외에 ‘사람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다. 재교육을 하는 비용도 만만찮다”고 말한다. 또한 장석호 연세대 융합비즈니스센터장은 “구직자 중에는 자신의 꿈과 실력을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를 평가하고자 학점, 학벌, 토익 점수를 높이지만 이 스펙에는 ‘진짜 사람’이 없죠. 단군 이래 최고 스펙으로 무장한 구직자지만 회사 만족도는 30%밖에 안 된다” 고 말한다.

6월 초 발표된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대학생 1,500명 중 10명에 7명(68.7%)꼴로 취업을 위한 최우선 준비로 영어능력을 꼽았다. 정작 인사담당자의 순위에서는 5번째 순위에 불과하고, 심지어 외국계 기업에서도 3순위에 머물렀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취업을 위해 필요로 하는 능력은 무엇일까? 지난해 4월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사원수 100명 이상 기업 200개사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선발 기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기업 중 80.0%가 ‘지원자들의 업무능력이나 스펙보다는 인성이나 태도에 더 비중을 두고 채용한다’고 답했다. 또한 신입사원 채용에 있어 합격 당락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건은 지원자의 ‘인성이나 성격’(75.0%), ‘실무능력 경험’(62.5%), ‘첫인상’(50.5%), ‘전공’(14.5%), ‘영어 및 외국어 실력’(14.0%), ‘자격증’과 ‘학력’(각각 11.5%) 등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를 비춰볼 때 이것은 각 기업에서 인성을 대단히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믿을 수 있는 신입사원을 선발해야 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G그룹 면접 담당자는 “면접장에서는 ‘뽑아준다면 회사를 내 몸 같이 생각하고 일하겠다’거나 ‘늘 배우는 자세로 업무를 익히고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지만 실제 채용이 된 뒤에는 언제 그랬느냐 싶게 돌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기업입장에서도 많은 자금을 투자해 신입사원을 교육시켰는데 그 직원이 타 경쟁기업체로 이직하거나 혹은 기밀을 누설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대단히 클 것이다. 따라서 각 기업체에서는 신입사원을 선발하는데 인성을 결정적인 선발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국경 없는 전쟁, 총성 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국가나 기업들은 생존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럴 때 기업의 기밀이나 연구결과의 노출은 결정적으로 무한경쟁에서 도태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기업, 그리고 구성원이 필요하기에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최근 많은 기업들이 스펙보다 인성,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면접에 대한 비중이 높아진 것이 사실” 이라며 “취업준비생 역시 단순히 이력서에 기재되는 스펙보다 면접에서 본인을 드러낼 수 있는 역량을 중시하는 경향이 보인다”고 전했다.

 

기업들 채용 평가 기준 변해

최근에 인성을 통해 취업관문 뚫은 사례들도 종종 보도되고 있다. 서류상으로는 무엇 하나 뾰족이 내세울 만한 것 없었던 신현준씨가 KB국민은행의 신입사원으로 당당히 입사했다. 그는 “스펙만 따지면 제가 어떻게 취업에 성공했겠어요. 자신만의 장점, 능력에 대해 효과적으로 얘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죠. 지레 겁부터 먹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 비전과 목표만 명확히 말한다면 생각보다 높지 않은 문턱이 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인성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평가 기준도 변하고 있다. 우수한 ‘스펙’을 갖춘 자를 인재로 보던 기존의 인식은 줄어들고 협동심, 위기극복능력, 공동체의식, 나눔정신 등의 인성 요소가 더욱 중요한 평가 요소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기업마다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이색 채용 프로그램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9월 2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3일부터 지원접수를 시작하는 삼성그룹을 비롯해 주요 그룹사와 금융권 등에서 일제히 신입공채에 나섰다. 각 기업들은 이번 채용에서 스펙을 보지 않고 창의적이고 인성이 바른 인재를 뽑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학력과 전공, 연령에 특별한 제한사항도 없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함께 대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10개 기업의 면접 방식을 조사한 결과 면접에선 실무능력보다는 성격·친화력. 기업의 면접관들이 던진 질문은 주로 ‘사람 됨됨이’를 파악하는 식이었다. 한 기업의 채용 담당자는 “사실상 한 시간도 안 되는 동안 직무능력을 평가하기란 어렵다”며 “그만큼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지원자의 인성”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기업들은 지원자의 인성을 파악하는 면접에 공을 들였다. 삼성전자의 마케팅직 면접을 본 지원자는 “대답을 하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성격을 파악하려는 질문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우선 ‘등산할 때 앞장서는지, 뒤에 가는지’를 물어본 후 앞에 가는 편이라고 하자 ‘배려심이 없는 것 아니냐’면서 이에 대처하는 능력을 봤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의 경우엔 “리더형과 참모형 중 어디에 가깝나”라든지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를 은행업무와 연관지어 보라”는 식의 질문을 던졌다. 그 외 회사에서도 품성을 살피는 질문이 많았다.

삼성 관계자는 “스펙보다는 창의성과 다양한 경험, 도전정신을 더 중시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입사 희망자들이 자신만의 끼와 열정을 ‘블라인드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발표하는 ‘SK탤런트 페스티벌’을 열어 학력, 경력, 출신 지역 등과 관계없이 여기서 좋은 점수를 받은 참가자는 신입 공채 서류전형을 면제받게 된다. 대부분의 회사는 인성면접과 함께 토론·발표를 면접의 기본 방식으로 삼고 있다. 이 절차에서는 상식과 함께 회사 상황에 대한 지식 같은 것을 평가했다. 경일대 경제학과 남병탁 교수는 “뽑을 때 인성보다도 실무능력을 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최근 일부 기업들이 인턴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 투입하지는 못하고 가상의 비즈니스 상황을 내준 후 순발력을 보는 식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기업의 인성 중심 채용 확산을 장려하고 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지난 8월 현대자동차, GS칼텍스, 대한항공, 두산, SK텔레콤 등 국내 대기업 9곳의 인사 담당 인원과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열고 인성 평가를 더욱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우리사회가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곧 인성이 제대로 꽃필 수 있어야 한다. 인성이 올바르게 제 구실을 다할 때 노사 간에 서로 돕고 서로 믿고 의지하며 기업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이러한 문화의 발전은 결국 우리나라 모두가 깨끗하고 아름다운 사회로 나아가는데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교육은 물론 평생교육 기간을 거쳐 인성을 함양하는데 애써야 할 것이다. 그럴 경우, 건전한 기업과 조직은 물론 세계 속에 가장 빛나는 ‘인성의 대한민국’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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