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cation Focus】양원주부학교 이선재 교장
【Education Focus】양원주부학교 이선재 교장
  • 남윤실 기자
  • 승인 2012.11.27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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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삶은 반짝반짝 빛나는 삶입니다”
[이슈메이커=남윤실 기자]

배움을 삶의 기쁨과 보람으로 아는 귀중한 사람들이 모인 학교

 

지난 8월 24일 오전 서울 대흥동 양원주부학교 강당에서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그동안 못 배운 서러움을 딛고 그동안의 힘겨운 배움의 과정을 마친 늦깎이 학생들이 주인공들이다. 이날 졸업식에선 ‘2012년 8월 고등학교 졸업학력검정고시 서울시 최고령 합격자’인 78세 조월화 할머니를 비롯해 158명의 만학도가 졸업장을 받았다. 가정형편 때문에, 아니면 학교가 멀거나 여자라는 이유로 공부할 기회를 놓친 사람들. 이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못 배운 것에 대한 답답함과 서러움, 부끄러움이 가슴 속 응어리로 맺혀있다. 이런 이들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있는 평생교육기관 ‘양원주부학교(이선재 교장)’. 이 학교의 졸업식은 여느 학교 졸업식에서 볼 수 없었던 진한 감동이 있었다.

 

 

 

늦깎이 학생들의 ‘감격의 졸업’

양원주부학교 졸업식은 나이를 초월해 배움의 열정으로 뭉친 중년 주부와 노인들이 수 십 년간 미뤄뒀던 졸업장을 품에 안은 채 웃기도 울기도 하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졸업장을 받은 졸업생들의 얼굴에는 ‘못 배운 한을 풀었다’는 뿌듯함과 자신감이 묻어났다. 덕행상, 근무상, 학술상, 효행상, 개근상, 봉사상, 근면상, 끈기상, 목표도달상, 특기상 등 총 132명이 수상하며 학업생활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긴다. 그리고 또 남은 사람들은 이런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잠시 풀어져있는 마음을 모질게 다잡는다.

졸업식 축사를 통해 이선재 교장은 “졸업식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생즉학(生則學), 산다는 것은 배우는 것이고 학즉생(學則生), 배우는 것은 산다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한 뒤 “부모 탓, 시대 탓, 나이 탓, 여건 탓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를 해 졸업한 여러분이 훌륭하고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하며 졸업생들을 격려했다. 현재까지 48,964명의 졸업생들이 배출되었다. 양원주부학교를 졸업한 후 학생들은 그동안 모르고 살았던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며 인생의 참 맛을 느끼며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일반 4년제 대학이나 전문대, 사이버대학, 방송통신대학 등에 진학해 뜨거운 학구열을 불태우며 평생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평생교육 실천하는 참된 교육기관

양원주부학교는 6·25사변으로 인하여 남한으로 피란 나온 사람들의 자녀, 전쟁고아, 국빈아동 등을 교육시킬 목적으로 1953년에 설립한 일성공민학교로부터 출발했다. 초기에는 주로 학령자인 극빈자와 근로청소년을 교육했다. 그러나 70년대 후반부터는 청년은 줄고 나이 많은 성인들이 하나, 둘 입학하기 시작했는데 80년대 초에는 한 학급에 10여 명의 나이 많은 주부학생들이 모였다. 그래서 83년부터는 주부들을 따로 지도를 했는데, 이것이 양원주부학교의 시작이 되었다. 양원주부학교는 초·중·고등교육뿐만 아니라 평생교육과정 모두 1년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상생활에 바쁜 주부들을 고려해서 주 3일, 1일 4시간 수업을 하며 연령에 제한 없이 주부라면 누구나 공부할 수 있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무학력 성인을 위한 문해교육과정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3단계(과정별 1년)교육과정(최소 1년~3년) 이수를 통해 검정고시 없이 초등학교 졸업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초등학교 졸업자 및 중학교 중퇴자를 위한 중등부, 중학교 졸업자 및 고등학교 중퇴자를 위한 고등부, 평생교육과정인 전문부, 교양부, 연구부, 평생부 등이 있다. 모두 연 2회(3월, 9월) 선착순 모집을 한다.

이 학교는 수업뿐 아니라 한자, 영어, 컴퓨터, 독서, 글짓기 등을 통해 정규 수업에서 할 수 없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해마다 개교기념일(11월13일)을 즈음해 학생들이 학교에서 한글을 배우고 학문을 익혀 작성한 편지, 수필, 독후감, 입학소감문, 생활수기 등 다양한 형식의 글들을 엮어 ‘빛을 향하여’를 발간하고 있으며 올해로 25권 째가 된다. 이 책 안에는 뒤늦게 맛보는 배움의 기쁨, 가족에 대한 사랑 등 진솔한 삶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이선재 교장은 “젊은 시절 배우지 못한 분들에게 용기를 주고 열심히 살아가는 주부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매년 책을 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학교 학생들은 1993년 양원봉사회를 창립해 1,00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회비를 모아 소년소녀가장, 무의탁노인 및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누고 베푸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生則學, 學則生’ 배움은 끝이 없다

배움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한 참교육으로 존경받는 교육자인 이선재 교장은 ‘하늘이 부를 때까지 밥 먹는 것과 같이 매일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생을 마칠 때 까지 배워야 하기 때문에 공부에는 때가 없다고 말한다. ‘세상은 배운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행복하다’고 강조하는 그는 “항상 시대적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변화를 선도해 나가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부지런하게 살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배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고, 배움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 넓고 깊어질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일생동안 배우고 배워도 채워지지 않는 지식사회에서 만학도들을 위한 양원주부학교는 꼭 필요한 존재이다. 이 좋은 기회의 문을 열어 주고 있는 이선재 교장, 그리고 소명의식을 가진 선생들과 배움의 열정을 가진 학생들이 만났다. 이들의 꿈과 미래를 실현시켜 줄 전당이 되어 배움의 길을 위해 용기와 도전의식을 갖는 학생들이 활기차고 당당하게 양원주부학교의 문을 두드리고 자신의 앞날을 개척해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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