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Psy), 세계와 통(通) 하였느냐
싸이(Psy), 세계와 통(通) 하였느냐
  • 김용호 기자
  • 승인 2012.11.15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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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行’ 싸이, 국제가수 넘어 ‘월드스타’로 도약
[이슈메이커=김용호 기자]

[Cover Story] 싸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음악시장으로 꼽힌다. 세계 1위인 미국 음악 시장 규모는 43억7800만 달러(한국콘텐츠진흥원 ‘2011년 글로벌음악시장’ 자료 기준)로 세계 11위인 한국 음악 시장 규모인 1억9900만 달러보다 22배 남짓 크다. 미국시장은 K-POP 가수에게 열려있는 시장이자 긁지 않은 복권인 셈이다. 최근 온, 오프라인을 통틀어 최고의 화제는 단연 ‘강남스타일’이다. 싸이가 발매한 앨범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빅히트를 치면서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중의, 대중에 의한, 대중을 위한 ‘강남스타일’

가수 싸이는 지난 2012년 10월 4일 시청 앞 서울광장 공연에서 “데뷔 12년 만에 다른 나라에서 신인가수가 돼 버린 싸이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말은 마치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싸이 본인과 K-POP의 위치를 정확히 짚어낸 말인 듯 했다. 미국 ‘강제진출’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한국적인 색체를 두른 음악으로 세계를 점령한 싸이는 시작부터 끝까지 대중의, 대중에 의한, 대중을 위한 음악을 지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강렬한 ‘말춤’으로 언어와 문화 장벽을 뛰어넘은 이유는 최대한 모든 컷을 촬영할 때마다 좀 더 한심해 보일 수 있는 컷이 나올 수 있도록 고려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즐겁고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대중들로부터 열광 받을 수 있는 코드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전략은 전 세계인에게 즐겁고 행복한 웃음이 나오게 만들었다. 엽기적이고도 코믹한 ‘말춤’이라는 콘텐츠는 SNS를 타고 돌풍을 일으키며 한류를 그들만의 리그라고 빈정거렸던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진정한 한류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K-POP 한류가 닦아놓은 길 위에 한류를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유튜브에서만 조회 수 5억 건을 넘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역대 한국 뮤직비디오는 물론 뮤지션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세계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관련 영상과 패러디 동영상, 싸이의 ‘말춤’을 활용한 플레쉬도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효과는 측정할 수 없는 수준으로 경제, 산업, 국가 이미지 확대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잘 만든 노래 한 곡, 잘 만든 콘텐츠가 갖는 문화적 파급력이 얼마나 막강한 위력인지 ‘강남스타일’에서 확인하고 있다.

 

세상의 관습과 일상에서 벗어난 유쾌한 일탈

‘강남스타일’ 성공은 ‘코믹’ 요소가 가미된 뮤직비디오에 있다. 유튜브 등을 통해 패러디된 외국인들의 리액션을 봐도 ‘코믹’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지하 주차장, 한강 둔치, 유람선 위, 엘리베이터, 목욕탕, 지하철, 경마장, 요가 현장, 횡단보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패러디된 웃기면서도 괴이한 상황 설정과 퍼포먼스는 그 자체로 황당한 콘텐츠가 된다. 이 현상은 ‘주류에서 벗어난 하위문화’라는 뜻을 가진 키치(Kitsch: 통속 취향에 영합하는 저속한 예술 작품)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 전 세계가 불황이 빠져 있지만 심각하고 무거운 것보다 ‘한심하고 어이없는 행동’, ‘세상의 관습과 일상에서 벗어난 유쾌한 일탈’을 통해 유쾌하고 재밌는 것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스타일’은 글로벌 SNS를 타고 세계를 향해 날고 있다. 국내 소셜미디어인 아프리카TV는 홍대 주변을 배경으로 ‘홍대스타일’을 패러디했으며, 곰TV는 GSL(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를 180여 국가에 생중계하여 인기 몰이 했다. 이뿐만 아니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 ‘명동 스타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그네 스타일’, 신세계백화점 개점 12주년 마산점 홍보 ‘마산 스타일’등 다양하고도 참신한 패러디물을 탄생시켰다. 최근에는 미국 경제 전문 ‘포브스’가 싸이를 집중 조명했다. 포브스닷컴은 2012년 9월 26일 ‘한국에서 온 싸이는 어떻게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모든 이들을 ‘강남스타일’ 춤을 추게 만들었나’라는 제목의 기사로 싸이 열풍을 분석하기까지 했다. 포브스는 분석 자료를 통해 “‘강남스타일’의 노래와 춤이 전 세대에게 호소하는 힘이 있다고 전했다”면서 “마지막으로 노랫말의 대부분이 한국어로 돼 있는 만큼 오역을 비롯해 모든 언어로 번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WP도 ‘보는 음악: 강남 스타일은 K팝의 비밀스러운 강점을 어떻게 활용하고 최대 약점을 극복했는가’란 기사를 통해 인기요인을 분석했다.

‘강남스타일’의 가장 중요한 점은, 그의 춤이 인간의 내면에 숨어있는 본성을 일깨웠다는 점이다. 그의 음악은 오랜 시간 동안 억압되어온 인간의 기본적 욕망, 즉 춤에 대한 욕망을 이끌어내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싸이가 가진 본질적인 한국적 가치가 앞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K-POP에 신(新)패러다임을 제시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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