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24시간 방송자유화, ‘TV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상파 24시간 방송자유화, ‘TV가 달아오르고 있다’
  • 김동영 기자
  • 승인 2012.10.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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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 확대, 방송업계 반응 엇갈려
[이슈메이커=김동영 기자]

[Hot Issue] 지상파 24시간 방송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제 지상파 방송 종료를 알리는 애국가를 들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혹시 영화 <트루먼 쇼>의 소재가 된 한 인간의 일생이 24시간 지상파로 송출될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상상이지만 이런 시도를 생각해 봄직한 일이 생겼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지상파TV 방송 허용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하는데 허용해 업계 관계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와 찬성의 목소리로 방송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지상파 24시간 방송. 방송업계의 득(得)이 될 것인가, 실(失)이 될 것인가.

 

 

지상파 방송 시청, 24시간 가능해져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2012년 9월 7일 열린 제50차 전체회의에서 지상파TV 운용허용시간을 현행 19시간에서 24시간으로 허용하는 ‘지상파TV 방송운용시간 자율화 방안’을 의결했다. 방통위의 이 같은 결정에 지상파방송은 06:00∼익일 01:00(19시간)에서 방송통신위원회 별도 승인없이 24시간 범위 안에서 방송사 자율적으로 방송시간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지상파TV 방송시간 규제는 1961년 KBS TV 개국 이후 50여 년만에 폐지되는 것으로, 그동안 정부는 1967년 아침방송 실시(06:30∼09:00), 1996년 아침방송 확대(06:00∼12:00), 2005년 낮방송 확대(12:00∼16:00) 허용 등으로 방송시간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왔다. 10여 년 전부터 ‘종일방송’을 주장해왔던 지상파 3사는 이번 조치로 단계적으로 24시간 방송 체제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들은 유료방송과의 규제 불균형 해소와 심야시간 취약계층에 대한 시청권을 내세우며 규제폐지를 요구해 왔다. 반면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은 광고의 지상파 독점을 가속화하고 재방송으로 인한 전파낭비와 청소년 유해프로그램 증가 등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며 반대했다. 서로간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게 만들었다. KBS는 10월 8일 1TV가 24시간 방송에 들어가고 11월 이후 2TV가 21시간 방송을 시작한다. MBC는 10월 이후 21시간 방송을, SBS는 올해 안에 21시간 방송을 개시할 예정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TV 방송운용시간 확대에 따른 시청자의 선택권 보장과 편성의 다양성을 구연하기 위해 1일 최소 19시간 이상 방송을 실시하도록 조건을 부과하고, 심야방송시간의 재방송 프로그램을 매월 전체 심야편성 운영시간의 40% 이내로 운용하며, 19세 이상 등급 프로그램에 대해서 전체 심야편성 운영시간의 20% 이내로 편성하도록 권고했다. 방송운용시간 확대 이후 지상파방송사는 인력운영, 제작여건 및 광고시장 현황 등을 고려해 10월부터 단계적으로 방송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심야시간대 주요 편성은 KBS는 클 래식 음악, 스포츠, 다큐멘터리와 MBC는 시사보도, 문화예술, 지역사 프로그램을 주요 방송으로 한다. SBS는 보도, 다큐멘터리, 스포츠 프로그램 등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지상파TV 방송시간 규제 완화를 통해 “유료방송에 접근이 어려운 사회적, 경제적 취약계층의 방송 접근권 보장이 확보되고, 지상파 방송 편성의 자율성이 확대되어 방송의 공익성과 프로그램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상파 24시간 방송, 케이블TV 업계 즉각 반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TV의 24시간 방송을 허용함에 따라 케이블TV 업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성낙용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콘텐츠 국장은 “지상파의 24시간 방송을 허용함에 따라 지상파 방송국으로 광고가 더 쏠릴 것”이라며 “지상파 종일 방송 허용에 따라 광고의 지상파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독과점이 고착화돼 지상파를 제외한 다른 PP들의 시청률 감소는 불을 보듯 확실하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종일방송을 무기로 지상파 방송과 경쟁을 해왔다. 특히 지상파 방송이 오전 6시부터 이튿날 1시까지만 방송을 할 수 있어서 케이블TV는 새벽 2~5시 대의 광고와 시청률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이번 결정으로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와 새벽 시간대의 광고·시청률을 두고 경쟁을 하게 되는 입장에 처했다. 케이블TV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PP(방송채널사업자)들도 방송통신위원회의 결정을 반대하는 분위기다. 지상파 방송보다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시청률과 광고에서 직접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병호 PP협의회장은 “지상파에 새벽 방송을 허용하면 PP는 시청률을 빼앗기게 된다”며 “지상파의 24시간 방송으로 인해 지상파 광고독점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MBC·SBS 지상파 3사는 현재 스포츠·드라마·예능 등의 케이블 채널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국내 PP 개수(179개)의 5.5% 수준이지만 전체 케이블TV 방송광고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4시간 방송 허용으로 이들의 시장지배력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케이블TV 업계는 내다봤다.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국이 권고사항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재 허가를 심사할 때 이를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의 방송환경은 주지하다시피 급속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직면하고 있다. 케이블TV의 등장을 계기로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접어든 후 디지털 위성방송의 실시, 위성 및 지상파 DMB 그리고 데이터방송 등 새로운 방송서비스가 방송시장에 진입하면서 한정된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방송시장의 변화 속에서 지상파 방송의 24시간 방송 허용이 가져올 사회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기획/이종철 기자 글/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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