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기업으로서 더 큰 도약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겠습니다”
“학교기업으로서 더 큰 도약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겠습니다”
  • 이희수 기자
  • 승인 2012.10.12 18: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품 인증과 학과 간 협업으로 한식의 방향 제시
[이슈메이커=이희수 기자]

[Innovation & University] 전주대학교 궁중藥고추장 사업단 신정규 교수

 

배우 김수미는 음식예찬으로 방송가에 명성이 자자하다. 지금이 일제강점기라는 가정 하에 김수미가 독립운동을 하다 감옥에 갇힌 상황에서 순사가 총각김치 한 보시기와 뜨끈한 쌀밥을 보여주면 금방 실토할 거라는 선배 배우 박원숙의 말은 웃음을 자아낸다. 이처럼 세상의 모든 음식에는 이야기(Story)가 숨어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이야기를 컨텐츠(Contents)로 발굴해 제품기획으로 이어지는 일 또한 새로운 마케팅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독창적인 마케팅과 제품개발로 5년 연속 학교기업 지원 사업에 선정된 곳이 있어 화제다. 전주대학교 학교기업 ‘궁중藥고추장’ 사업단의 신정규 교수를 만나 궁중약고추장을 재현해 국내 유망 학교기업으로 성장한 이야기를 들었다.

 

신정규 교수의 연구실은 수십 개의 미니어처와 샘플로 가득했다. 기자의 시선을 읽은 신 교수는 음식과 이와 관련된 상품개발을 가르치다 보니 음식에서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샘플을 가지고 있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책장에는 여러 종류의 책들로 가득해 작은 도서관을 방불케 했다. 실제로 그는 책들을 학생들에게 빌려주면서 학생들의 도서관 역할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신 교수가 이끄는 전주대 궁중약고추장 사업단(이하 궁중약고추장 사업단)은 5년 연속으로 학교기업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각광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 기업들은 초기 창업단계에서 지원을 받는 게 일반적이지만 궁중약고추장 사업단은 학교기업이 만들어지고 난 3년 후에 어느 정도 매출이 있는 상태에서 상품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사업 확장을 위해 학교기업에 지원했다. 초기에는 작은 규모였지만 매해 매출이 크게 성장하면서 2011년에는 6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궁중약고추장 사업단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과 LOHAS 인증을 받으며 상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학교기업 중에서는 식품분야 최초 HACCP인증으로 대내외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HACCP인증에 대해서도 학생들이 정확히 알게하기 위하여 올해 연초에 학생 40여 명과 사업단 직원들에게 HACCP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 사실 장류 업종에서는 HACCP인증을 받은 곳이 많지 않다. 품질관리가 어렵기도 하고 비용의 문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궁중약고추장 사업단의 경우 내부적으로 청결구역을 나누고 작업장 위생을 철저히 하고 있다. 학교기업들은 한두 개의 상품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한 학과만이 참여해 상품의 개발과 생산에 무게가 실려 있지만 궁중약고추장 사업단은 한식조리과가 주축이 되어 기능성식품학과, 물류무역학과, 광고홍보학과, 그리고 제품의 분석을 담당하는 친환경센터가 참여하여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협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 궁중약고추장 사업단의 주력상품은 옛 조리서의 제법을 바탕으로 한 약고추장(볶음고추장), 굴비장아찌, 그리고 EM 고추장 등이다. 특히 궁중약고추장 사업단에서 사용되는 명품 제품에는 친환경 농법으로 인정받고 있는 유용성 미생물인 EM제재를 활용한 EM농법으로 키운 고추만을 수매해 고추장을 담근다. 궁중약고추장 사업단은 상품다양성을 갖추는데에도 노력해 향후 고추장 사업이 안정되면 된장이나 간장 개발을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성장을 거듭한 궁중약고추장 사업단 덕분에 학생들의 취업 문턱도 넓어졌다. 다수의 학생들이 연구소나 식품회사 등에 취업할 수 있는 인력양성의 산실이 될 수 있었다는 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또 학교기업으로서는 보유하기 힘든 1000여개의 항아리가 있는 고추장 체험 단지도 갖추고 있다. 지역에 있는 학생들이 직접 장 담그기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의 장도 마련하고 있어 지역경제에 나눔의 길을 구축하는 중이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도움에 보답하고파

신정규 교수의 어린 시절, 그 옛날에 빵은 비싼 음식이었다. 그는 “어머니께서 하루는 팬에 밀가루와 계란을 섞어 빵을 만들어 주셨어요. 그걸 먹으면서 맛있다, 맛있다 했죠. 요즘 가끔 트럭에서 옥수수로 만든 빵을 보면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시던 빵이 생각납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스트도 생크림도 없는 빵이었지만 어릴 적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신 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빙그레 웃었다. 그는 요즘 학생들도 종종 빵을 만들어 오는데 이들이 나중에 자녀들에게도 빵을 만들어주는 상상을 하며 음식에 대한 감동과 기억도 이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궁중약고추장 사업단을 이끌어 온 신 교수의 목표는 궁중약고추장 사업단을 학교와 독립된 기업으로 키워 사업단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긴 후 일정수익은 학교 쪽에 장학금으로 기부하며 서로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놀랍게도 궁중약고추장 사업단은 지금껏 오프라인 매장도 없고 홈쇼핑 광고 한 번 내보낸 적이 없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도움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학교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그 도움에 보답할 길을 여는 게 자신의 남은 역할이라고 신 교수는 강조한다. 그가 교수로 부임한지 7년을 맞이하고 있다. 그 시간을 통해 우리 한식의 가능성을 드높이는 전주대학교 궁중약고추장 사업단의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321호 (여의도동, 대영빌딩)
  • 대표전화 : 02-782-8848 / 02-2276-1141
  • 팩스 : 070-8787-897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보승
  • 법인명 : 빅텍미디어 주식회사
  • 제호 : 이슈메이커
  • 간별 : 주간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1
  • 등록일 : 2011-07-07
  • 발행일 : 2011-09-27
  • 발행인 : 이종철
  • 편집인 : 이종철
  • 인쇄인 : 김광성
  • 이슈메이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슈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1@issuemaker.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