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이동국의 축구 인생은 여전히 ing
[단독인터뷰] 이동국의 축구 인생은 여전히 ing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8.04.26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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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이슈메이커 = 취재/김갑찬 기자]
 

K리그 레전드 이동국


 오남매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선물
 

  

언제나 내 편, 그 이름은 가족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이동국을 K리그의 살아있는 레전드로 기억하고 응원한다. 반면 최근에는 축구 선수 이동국이 아닌 오 남매 아빠 이동국으로 그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다. 이동국은 KBS 육아 예능 프로그램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며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아닌 다둥이 아빠로 대중과 새롭게 소통 중이 

다. 방송 초반에는 은퇴 선수가 아닌 현역 선수로서 그의 방송 출연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팬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그는 방송 출연 이후에도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며 소속팀의 K리그 우승과 AFC 우승을 이끌었다.
  첫 방송 이후 3년이 지난 지금은 축구 선수 이동국과 오 남매 아빠 이동국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로 이전보다 더 큰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이제는 이동국의 인기보다 보다 재시, 재아, 설아, 수아, 시안 등 5남매의 인기가 더 높을 정도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국민 5남매의 아빠로서 그가 전하는 가정의 의미와 데뷔 20년을 맞이했음에도 여전히 전성기 모습 그대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그의 희로애락 가득한 축구 이야기를 이슈메이커가 함께해보았다.


​Q.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가족의 일상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현역 선수로서 출연을 승낙하기까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 큰 아이들(제시, 제아)과는 함께한 시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설아, 수아, 시안이와 떨어져 있었던 시간이 많다 보니 아이들이 아빠에게 친근하게 다가오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고민도 많이 했지만 아이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수락하게 됐죠. 운동하는 시간 이외에도 아이들과 함께하며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과 시간을 카메라에 담고 간직할 수 있는 부분이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Q. 아이들과 함께 방송 출연 후 이런 점은 좋더라 하는 부분 있을까요?
- 가장 좋은 점은 아이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며 아이들도 아빠를 편하게 생각하고 많이 친해졌다는 점입니다. 이전까지 운동을 마치면 쉬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육아를 분담할 수 있어서 아내도 좋아하며 육아 부담도 덜어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의 분위기도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방송 출연을 하며 아빠가 조금만 더 노력하며 가족 전체가 행복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죠.

 

▲ⓒ이동국 선수 SNS

  

Q. 방송 출연 이후 이동국 육아법도 화제입니다.
- 촬영 중 가식적으로 무엇인가를 꾸미려고 했다면 시청자들도 지금처럼 저희를 좋아하고 아껴주지 않았을 것 같아요. 방송이라는 생각보다 아이들과 노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5남매를 키우는 과정에서 주변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책이나 인터넷을 찾다 보니 노하우가 조금씩 생겼습니다. 이러한 제 모습을 이동국 육아법이라고 칭찬해주시니 부끄럽습니다. 특히 제가 아이들이 말썽을 부려도 화내지 않고 기다려주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실수가 반복된다면 주의를 주겠지만 몰라서 하는 행동이고 호기심 어린 행동이니 그 순간마다 질책한다면 아이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게 된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무엇이든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Q. 본인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이며,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아빠의 정의가 있을까요?
- 가족은 힘들 때나 좋을 때나 항상 내 편이 되어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존재입니다. 아이들도 저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이러한 가족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저는 아이들에게 권위적인 아빠보다 친구 같은 아빠, 기다려줄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고민이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언제든지 아빠를 찾고 어떠한 이야기라도 할 수 있도록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Q. 가정의 달, 어린이의 달인 5월을 맞아 대한민국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전하고픈 희망의 메시지 있을까요?
-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공부하라는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공부는 못해도 인사는 잘했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살면서 공부보다 중요한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마음껏 뛰어노는 것이 중요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그 속에서 사회성도 기를 수 있으며 더 많은 배움을 얻고 올바른 인격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아이가 친구들과 몸으로 웃고 즐기며 건강하게 자라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희망이 됐으면 합니다.

 

‘라이언킹’부터 ‘발리 장인’까지 이동국이 전하는 축구 이야기
1998년 프랑스 월드컵 한국과 네덜란드의 조별 예선 2차전은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0:5로 대패했다. 하지만 축구팬들은 이날 경기에서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발견했다. 경기 후반 당시 19세의 나이로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연소 월드컵 출장 기록을 세운 한 선수 때문이다. 앳된 얼굴로 그라운드 나선 그는 패색이 짙은 팀 분위기와 월드컵 데뷔 무대라는 악조건 속에도 주눅 들지 않고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네덜란드 골문을 위협했다. 이후 20년이 지난 2018년, 벤자민 버튼의 시계가 거꾸로 흐르듯, 그는 20년 전 모습 그대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변함없이 새로운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다. 오 남매 아빠가 아닌 우리가 사랑하는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이동국의 이야기다.   

 

 

▲ⓒ김갑찬 기자

 

Q. 올해 불혹의 나이가 됐습니다. 처음 축구를 시작했을 당시 지금까지 절정의 기량으로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다고 생각 했을까요? 

-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시골 학교 육상팀 출신으로 대회에 출전해 입상했고 당시 저를 유심히 지켜본 타 학교 감독님께서 축구를 해 볼 생각이 없냐고 제안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제 축구 인생은 시작됐고 당시만 해도 30살이 넘어가면 대부분 은퇴를 했죠. 저 역시도 오랜 시간 현역으로 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포항 아톰즈 소속인 최상국, 황선홍 선배를 보며 저들처럼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Q. 오랜 시간 그라운드에 설 수 있었던 자기관리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 노하우가 없는 것이 노하우입니다. (웃음) 누구나 이야기하는 잘 먹고 잘 자고 규칙적인 생활은 당연히 했죠. 다만 저는 다른 선수들보다 시차 적응도 잘하고 회복도 빠른 편인데 이는 제가 어떻게 하기보다 부모님께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Q. 본인의 수많은 득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득점 장면 3가지만 꼽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사실 이러한 질문을 많이 받아왔지만 그때마다 생각나는 것은 가장 마지막 골입니다. 모든 득점은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동료들이 만들어준 것이기에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하죠. 다만 팬들은 제 축구 인생의 인상적인 득점 장면으로 1998년 AFC U-19 일본과의 결승전 당시 왼발 터닝슛으로 기록한 결승 골, 2004년 독일과의 친선 경기에서 발리슛으로 기록한 득점, 그리고 지난해 제주를 상대로 기록한 K리그 최초 통산 200번째 골 등을 많이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Q. 선수로서는 이루고 싶었던 부분을 거의 다 이루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선수 생활 중 가장 아쉽고 후회되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 아무래도 2006년 월드컵 직전에 당한 십자인대 부상이 아닐까 합니다. 2002년 월드컵 엔트리 탈락 이후 절치부심하며 많은 준비를 했고 컨디션도 좋았기에 팬들에게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후회 없이 준비했기에 슬프지 않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아쉬움이 남긴 합니다.
 

▲ⓒ전북현대모터스

 

 

Q. 희로애락이 가득했던 이동국의 월드컵 도전기, 본인에게 월드컵은 어떤 의미이며, 다가오는 6월 러시아 월드컵 출전 욕심은 없을까요?
- 일단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출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2002년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며 축구 스타일에 변화를 꾀하며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습니다. 축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당시 엔트리 탈락이 지금까지 그라운드 위에서 뛸 수 있었던 자양분이기도 합니다. 2010년 월드컵까지 출전했지만 결국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습니다. 아쉬운 마음도 크지만 출전 자체로도 저에겐 큰 의미이고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다만 다가오는 월드컵은 나이 제한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출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웃음)
 

Q. 매 경기 어떤 자세로 그라운드에 나서며, 지금까지의 선수 생활을 스스로 돌이켜 본다면 몇 점을 줄 수 있을까요?
- 그라운드에 나서기 전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처음 데뷔 당시 심정을 라커룸에서 복기하고 오늘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설렘을 갖고 경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제 선수 생활이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 스스로 점수를 주자면 20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고 성실히 해왔기에 90점은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본인에게 팬은 어떤 존재이며 본인은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을까요?
- 축구 선수에게 팬이 있다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큰 힘이 됩니다. 승패를 떠나 지치고 힘들 때 뒤에서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팬들 덕분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뛸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팬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며 저 역시도 팬들에게 실망 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팬들 역시 저를 한 방이 있는 선수, 임팩트가 있는 선수, 90분 정규 시간이 끝나도 추가 타임에 득점을 해줄 수 있는 기대되는 선수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그동안 이동국 선수를 사랑해준 팬들과 이슈메이커 독자들에게 남길 메시지가 있을까요?
- 우선 이동국이라는 선수를 오랜 시간 변치 않은 믿음으로 응원하고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998년 데뷔 이후 지난 20년은 한 세기를 넘어서는 시간이었고 우리 사회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했습니다. 지금도 그라운드에서 이러한 변화의 시기를 함께 공유하고 기억해준 팬들을 바라볼 수 있기에 너무나 행복합니다. 비록 지금까지 뛰어온 시간보다 남은 시간이 더 적겠지만 마지막을 정하고 뛰지는 않겠습니다. 지금까지처럼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매 순간 초심을 잃지 않고 성실히 준비하겠습니다. 항상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졌다. 산란기가 되면 어릴 때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 연어처럼 축구 인생의 마무리를 고향인 포항에서 할 가능성이 있을까? 이동국은 지난해 포항 지진 발생 때도 누구보다 먼저 거액의 성금을 쾌척할 정도로 고향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지만 포항에서 은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전했다. 자신을 낳아준 팀은 포항이지만 이후 입양을 와서 새로운 팀인 전북에서 더 큰 축구 인생을 펼칠 수 있었다며 본인에게 축구 고향은 두 팀 모두라고 밝혔다. 그렇기에 그는 전북과 포항 두 구단과 팬 모두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전북현대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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