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루기로 얼룩진 다보스포럼
힘겨루기로 얼룩진 다보스포럼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8.03.0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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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힘겨루기로 얼룩진 다보스포럼 


분열된 세계 속 한국의 거취는?

 

 

 

 

세계의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다보스포럼이 지난 1월 막을 내렸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제시했던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가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형으로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기에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제시될 키워드는 무엇일지 초미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분열된 세계, 공공의 미래 창조’(Creating a Shared Future in Fractured World)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다보스포럼의 쟁점을 조명해봤다.

 

 

불협화음 중심에 선 트럼프

스위스 다보스에서 2018 세계경제포럼이 개최됐다. 올해 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 공공의 미래 창조’로 진행됐다. 주목할 점은 ‘분열된 세계’라는 단어다. 그만큼 최근 세계는 각자도생(各自圖生)과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해져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유된 미래’라는 키워드를 사용할 정도로 세계 각국은 심화되는 계층 간 격차와 사회 갈등으로 고심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번 포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순다르 피차이 구글 회장 등 정·재계 리더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400여 개의 세션에서 올해의 주요 쟁점과 경제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더 나은 자본주의’와 ‘21세기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함께 고민했다.
 

  하지만 불협화음은 있었다. 그 중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있었다. 그는 지난 1월 24일 밤 다보스로 출발하기에 앞서 트위터에 “전 세계에 미국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리러 곧 스위스 다보스로 간다. 미국 경제는 호황이고 내가 하고 있는 일 덕분에 앞으로 더 좋아질 거다. 미국이 마침내 다시 이기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이 같은 트럼프의 입장은 포럼 내내 한결같았다. 포럼 첫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에 이어 이틀째에도 각국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를 성토(聲討)했지만, 트럼프와 미국 대표단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급기야 폐막식에서 트럼프는 “불공정 무역 관행을 더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보호무역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며 미국발 자국 우선주의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 이 같은 발언으로 인해 각국 정치인과 기업인들은 그를 향한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비롯해 독일 메르켈 총리와 캐나다 트뤼도 총리 등 유럽 정상들은 자유주의, 다자주의를 위협하는 미국의 행보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중국의 마윈 알리바바 회장도 “다른 나라에 무역제약을 가할 때, 그 나라의 중소기업, 청년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세종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김경원 원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미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세계 각국의 반감이 확연히 드러났다”며 “수출악화 요인으로 미국을 필두로 한 보호무역 움직임에 대해 세계는 미리 경계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IBD)는 “이날 글로벌 경제 리더들과 정치 지도자를 상대로 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부터 주창한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에 부합하는 각종 감세 정책 홍보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G2의 엇갈린 행보

올해 다보스포럼은 중국이 주인공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포럼 4일간 회의장은 중국 기업의 ‘인공지능(AI) 굴기’가 주요 의제이자 화젯거리였다. 또한, 이번 포럼에서 주목할 점은 중국이 이번 포럼을 외교의 장으로 삼고, 본격적인 ‘신형 국제관계’ 구축 의지를 내비쳤다는 것이다. 이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주장했던 ‘중국의 위상을 여타 선진국과 동등하게 받아들여 달라’는 개념을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다보스포럼의 진정한 주인공은 중국이었다”며 “미국이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워 각국 정상과 기업인들의 반감을 사는 동안, 중국은 ‘자유무역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대국굴기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포럼을 통해 중국은 브라질과 파키스탄과의 회담을 통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 실크로드)와 관련된 해당국들의 참여를 환영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미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 등을 중심으로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는 중국은 이번 환영 의사를 통해 ‘북극 실크로드’ 구상을 본격화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때문에 포럼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중국의 일대일로가 과거 미국이 주도했던 국제 무역 질서의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 케저 지멘스 CEO는 “일대일로는 새로운 세계무역기구(WTO)가 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거취에 대해 전문가들은 낙관하지 않고 있다. 한반도 북핵 문제 등의 현안을 안고 있는 만큼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기에 무게중심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진다면 다른 한쪽으로부터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늘 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화두였던 ‘사드 배치’ 문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미국과 중국에게 각기 다른 솔루션으로 접근해 최대한 우리의 이익을 지켜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다보스포럼을 통해 재확인된 미국발 우선주의와 힘의 불균형 문제. 이 같은 혼란 속에서 한국이 어떠한 행보를 보여야 할지 아직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고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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