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학생의 조력자입니다”
“학교는 학생의 조력자입니다”
  • 이희수 기자
  • 승인 2012.08.29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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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디자인하는 명품학교로 거듭날 터
[이슈메이커=이희수 기자]

[Special Education] 단양고등학교 이광복 교장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 서있어 풍광이 좋기로 유명한 단양. 단양에서도 이색학교로 손꼽히는 학교가 있다.  ‘Vision Design Festival'이라는 주제로 졸업식을 축제 형식으로 과감히 바꿔 화제가 된 단양고등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단양고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충청북도교육청이 지정한 창의?인성모델학교로서 지역학교라고 믿기지 않는 놀라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 자락의 시처럼 흘러가는 남한강가에 자리한 단양고의 이광복 교장을 만나보자.

 

교육 방향에 대한 질문의 해답, 학생들에게서 찾아
햇살이 여유롭게 빛나는 날에 기자는 단양의 시골길을 걸었다. 잘 정돈된 운동장을 지나 교장실에 들어서자 유쾌한 미소로 기자를 맞는 이가 있었다. 훤칠한 키에 여전히 소년의 웃음을 간직한 단양고등학교의 이광복 교장이었다. 이 교장은 “최근 단양고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이시지만 우리 학교가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이뤄냈다고 보진 않습니다. 우리는 아직 목표의 20% 정도만 달성한 것뿐입니다”고 말했다. 이 교장의 겸손한 말과는 달리 단양고는 전국 기숙형 고교평가에서 최우수학교로 선정돼 교과부장관표창을 받았으며 현재 자율형 공립 고등학교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그렇다면, 시골 고등학교에 지나지 않았던 단양고가 어떻게 우리 교육계가 주목하는 고등학교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이 교장은 가장 먼저 학교 프로그램을 천천히 바꿔나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시켜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활동하는 분위기를 단계적으로 만들어간 것이다. 올해 단양고는 진로비전스쿨 운영과 함께 1,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SEA(Service 봉사, Enthusiasm 열정, Autonomy 자율) 동아리 개설 공모를 했다. 단양고 동아리들의 활약상을 소개해달라는 기자의 말에 이 교장은 하루를 할애해 설명해도 시간이 모자란다며 학생들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한국을 알리는데 목적을 두는 동아리 ‘청한발(청소년! 한국을 바로 알리고 알다)’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우리 문화재의 반환을 촉구하는 퍼포먼스와 전통문화재와 관련한 퀴즈 활동, 인사동 전통거리 체험과 외국인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영어로 안내하는 활동을 벌였다. 단양고는 올해 수학여행도 학생들이 직접 준비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어려움이라고는 없었을 것 같은 스마일맨이지만 그런 이 교장에게도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었다. 야간에 체육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어 지역민들이 쓰던 강당이 필요하자 그는 과감히 강당을 학생들을 위한 체육의 장으로 쓰고자 했다. 이 교장은 강당사용에 대한 지역민들의 민원에 이웃이고 아들딸들이라며 양보를 호소했고 그의 활약으로 학생들은 현재 여러 대회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 교장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하진 않는다며 “방향을 제시해주면 주도적으로 뭔가를 준비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커가기 마련입니다”고 제자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표현했다. 또, 단양고는 학력증진 방안으로 수준별 보충학습 운영, 각 학년 20명씩 심화반 운영, 단백학사 운영, 명문학교 탐방, EBS수준별 시청 지도, 대학별 입시요강 분석 및 진학설명회 등을 통해 전국적인 명문고로 거듭나고 있다. 이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의 합심으로 단양고는 대학진학률이 100%에 가까울 정도로 높다. 단양고는 지정육성 종목으로 사격부와 육상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2012 런던올림픽 남자 50m 사격 은메달에 빛나는 최영래 선수를 배출한 사격부는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교장은 학교 교육목표를 ‘미래를 디자인하는 명품학교’로 정하고 글로벌인재양성에 교직원과 학생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교육 분위기가 유지되면 3년 후에는 명문대학 진학률도 지금보다 3배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생들의 롤링페이퍼를 소중히 간직해

인터뷰가 어느덧 말미에 다다를 즈음, 기자의 시선에 교장실 벽면에 자리한 액자가 들어왔다. 학생들이 정성껏 작성한 롤링페이퍼였다. 색지에 비뚤한 글씨로 채워진 거라 집에 보관할 만도 한데 이광복 교장은 아이들의 사랑이 담겨있어 항상 가까이 두고 싶었다며 멋쩍어했다. 역사학도였던 그가 평교사에서 장학사가 될 것을 결심하자 선생님이 잘 어울리는데 굳이 장학사가 되려하냐고 묻는 딸의 질문에 이 교장은 “더 많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야”라고 말했다. 장학사가 되어서도 오직 학생들만을 생각했던 그의 초심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웅장하고 권위적인 특유의 분위기가 싫어 교장실을 학생들이 편히 오고 갈 수 있는 카페처럼 만들고 싶다는 이 교장. 그의 모습에서 기자는 학생들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어 하는 참스승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단양고의 다음 걸음이 우리 교육의 해답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취재/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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