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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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성지 기자
  • 승인 2018.03.20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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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신의학과의원 강범모 원장
[이슈메이커=임성지 기자]

활동 반(半), 여유 반(半)...

 

몇 해 전, 한 유명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유명 가수 출신의 한 심사위원이 했던 말이 한동안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그 말은 바로, “공기 반, 소리 반”이죠. 노래를 잘 하려면 무작정 크게 소리만 지른다고 되는 게 아니라 음정을 지키면서도 그 가사에 맞는 공기, 즉 호흡조절을 해야 감정 전달이 제대로 된다는 말입니다. 그 당시 제가 아는 주변의 성악 전공자분들도 옳은 지적이라고 동의한 게 기억납니다. 결국 좋은 노래란, 부르는 사람이 균형 잡힌 노래를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도 그 노랫말과 음률을 부담 없이 진실하게 공유할 때 비로소 감정의 선이 연결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러한 균형(balance)의 아름다움은, 비단 노래에만 국한되는 게 아닐 듯합니다.

그 동안의 진료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 중, 많은 분들께서 표현하는 공통적인 어려움 중 하나가, ‘지치고 힘든’ 삶이었습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여러 이유로 마음이 우울하거나, 혹은 특별한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환각을 경험하거나 스스로 감정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금방 했던 일들이 기억나지 않거나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거나 하는 등, 각양각색의 이유로 삶의 여러 영역에서 지치고 힘들어 하시는 많은 분들이 진료실을 방문하십니다. 다양한 증상들의 내면에는, ‘지치고 힘든’ 삶이 공통분모로 발견됩니다.

만약 자동차가 적절히 조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속도만 높여 달린다면, 결국엔 엔진과열로 갑자기 멈춰 서 버리듯이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좋은 차일수록 브레이크 시스템이 잘 되어 있듯이 삶의 영역에서도 적절한 쉼과 여유가 필요합니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이와 관련된 질병 발생확률도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스트레스 관련 질환 발생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입니다. 자율신경계의 대표적 기능들의 예는 심장박동, 호흡조절, 소화기능, 땀 배출 등입니다. 활력, 에너지로 대표되는 교감신경 활성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오히려 흥분, 예민함으로 이어질 수 있고, 안정감, 차분함으로 대표되는 부교감신경 활성도가 너무 과하면 무기력, 저조함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조절되지 못한 스트레스로 인해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이 초래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호흡이 가빠지고, 갑자기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고, 소화가 제대로 안되며 손발에 예기치 않게 땀이 나거나 때론 서늘함을 느끼는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게 되어 지치고 힘든 삶의 이유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자율신경계 불균형을 조절하기 위해서 는, 쉼과 여유가 필요합니다.

좋은 노래를 하기 위해서 “공기 반, 소리 반”의 조절이 도움 되듯이, 삶의 영역에서도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는 움직임, 활동이 전부가 아니라 때에 따라선 적절한 쉼과 여유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적절한 쉼이란, 앞서 했던 활동과 대비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누워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마음의 여유와 휴식이어야 합니다. 먹고 살기 위한 직업적 활동이 아닌, 삶의 흥미와 의지를 키우는 긍정적, 생산적 여유와 휴식이면 더 좋습니다.

아무쪼록 모든 분들이, “활동 반(半), 여유 반(半)”의 원칙에 따라 매일의 삶이 더 풍요로워졌으면 합니다. 오늘 하루도 활기 넘치는 인생을 누리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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