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땀 한 땀 장인정신 담다
한 땀 한 땀 장인정신 담다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8.03.06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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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한 땀 한 땀 장인정신 담다

 


웰트 공법 대중화로 한국 시장의 품격 높이고파

 

 

 

 

 

최근, 패션·뷰티 시장에서는 고객만의 시그니처가 담긴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패션에 한 분야인 슈즈업계에서도 수제화 바람이 불고 있다. 종사자에 따르면 수제화는 제작에 따라 종류가 천차만별인데, 그중 웰트 공법은 자신만의 시그니처 신발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슈즈 공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공법은 해외에서 흔하게 쓰이지만 한국에서는 생소하다. 이에 성수역에서 웰트 공법으로 슈즈를 제작하는 브랜드가 있다고 해 찾아가봤다. 

 

고객에게 좋은 수제화 ‘선물’하다

한국 속설 중에 ‘신발을 신으면 도망간다’, ‘좋은 신발은 좋은 곳으로 데려간다’는 말이 있다. 이 때문에 연인끼리는 좋은 신발을 선물한다. 박성현 대표가 운영하는 엘라갈로에도 ‘고객에게 좋은 곳에 데려다주는 신발을 선물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여기서 엘레갈로는 스페인어로 ‘선물’을 뜻한다.
 

  사업 초반, 박 대표는 효율성이 높은 시멘트 공법으로 수제화를 제작했는데, 그때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부족함을 느꼈다고 한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아 일본에 2년간 거주하게 된 그는 ‘굿이어 웰트’라는 웰트 공법을 처음 접했다. 웰트 공법은 장인이 중창과 밑장을 한 땀 한 땀 꿰매기 때문에 보통 제작기간만 2주가 걸린다. 이때, 균일하게 박음질되도록 돕는 작업 공정이 굿이어 웰트로, 핸드쏘운(수제화 제작에 전 과정을 아우르는 말)을 단축시켜준다. 이와 달리, 시멘트 공법은 웰트를 약소화한 것으로써, 대량생산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박 대표는 “웰트 공법을 처음 접했을 땐 원리원칙대로 제작된 신발이라는 생각에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현재 유럽,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는 신발을 웰트 공법으로 제작합니다. 한국에서도 금강제화가 첫 선을 보이기도 했었죠. 하지만 그 동안에 국내에 웰트로 제작된 신발을 찾는 손님은 극소수여서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에 국내에 웰트 공법을 널리 알리기로 결심했고, 그 뒤부터는 이 방법만 고집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오직 한사람을 위한 신발

박성현 대표에 따르면 한국에 수제화가 처음 유입됐을 당시 모든 신발은 웰트 공법으로 제작됐다고 한다. 하지만 수제화 시장이 커지고 공장이 발전하면서 그곳에서 찍어낼 수 있는 물량 또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시멘트 공법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고착화돼 오늘날 대부분의 수제화가 시멘트 공법으로 제작된다. 박 대표는 “두 공법으로 제작된 슈즈는 신어봐야만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웰트 슈즈는 식물 줄기와 뿌리에서 채취한 천연자원을 가공해 만든 코르크로 신발 안창으로 만듭니다. 말랑말랑한 코르크는 신발을 신은 사람의 발모양에 따라 그대로 본떠지고 자리를 잡아 그만의 신발로 탄생한다. 또 오래 신어 아웃솔(신발창)이 수명을 다 하면 새 창으로 수선해 쓸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관리만 잘해준다면 평생 신을 수 있는 신발이 된다. 그는 “웰트 공법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종종 클래식한 신발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어떤 디자인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얼마든지 트렌드한 수제화가 변신할 수 있습니다”라고 피력했다. 실제 엘레갈로를 이용하는 다수의 고객이 30대 남성으로, 근래 고객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 간혹 10대 청소년이 평생 신을 신발로 엘레갈로 제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시대흐름 따라 제작공법 역시 변화할 것” 

박성현 대표는 나만을 위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증가함에 따라 조만간 시멘트 공법보다 웰트 공법이 널리 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에 미리 대비하고자 박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 웰트 슈즈를 널리 알리기 위한 계획을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수제 신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이미 해외에서는 웰트가 보편화돼 많은 사람들이 정교하게 제작된 신발을 신습니다. 그들에는 그렇게 만들어진 신발이 당연한 것이자 제1의 원칙이라고 여깁니다. 웰트가 하루 빨리 국내에 보편화돼 많은 사람들이 값어치 높은 신발을 신기를 바라며, 한국 수제화시장의 품격 역시 올라가길 바랍니다”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시대 흐름이 변하는 만큼 예비 창업자들이 웰트 공법에 과감히 도전해볼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나은 수제화를 알리기 위해 힘쓰는 제2, 제3의 박성현 대표가 나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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