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여행, 산티아고 순례길
나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여행, 산티아고 순례길
  • 박지훈 기자
  • 승인 2018.03.02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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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지훈 기자]

 

나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여행, 산티아고 순례길


순례길의상징, 노란 화살표가 되다


 

 

 

예수의 제자 성 야고보가 잠들어 있는 산티아고 대성당. 이곳으로 이르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고즈넉한 시골길, 빛을 발하는 호수로 꾸며져 있다. 클럽 까미노 유마린 대표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매력에 빠져 순례 도보 여행에 특화된 여행사의 문을 열었다. 순례길의 나침반이 되겠다고 선언한 유 대표의 스토리를 글로 담아보고자 클럽 까미노를 찾아보았다. 

 

 

스페인 문화에 빠지는 소그룹 순례여행

지난 1월 이찬우 요셉 신부는 부천 상동 성당을 떠나 스페인 산티아고 대성당(Catedral de Santiago)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최종 종착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에서 신자·비신자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고민을 들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70세로 정년을 맞이한 노(老) 신부처럼 인생의 황혼에 달한 이들이 찾고자 하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이다.
 

국내 대형 여행사들은 증가하는 순례길 여행자를 모객하기 위한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국에서 대형 여행사는 모객만, 현지 랜드사가 행사 운영을 담당하다보니 대부분의 여행 상품이 특색 없이 대동소이하다. 여행사가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룹 인원을 많게 책정해 시끌벅적한 순례여행이 되기 일쑤다. 클럽 까미노(Club Camino)는 순례길 여행을 전문화한 여행사로 대그룹보다 소그룹을 중심으로 여행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
 

클럽 까미노의 유마린 대표는 순례길과 스페인만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숙소 선정에 고심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는 순례객의 숙소는 크게 대형 호텔, 게스트하우스라 할 수 있는 알베르게(Albergue)로 나뉜다. 대형 호텔은 편리하지만 순례길과 멀리 떨어져 있고, 알베르게는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고된 여행에서 좋은 휴식처가 되기 어렵다. 유 대표는 과거 스페인 중소 영주의 저택인 빠조(Pazo)를 개조한 숙소에 주목했다. 유 대표는 “빠조 숙소는 10명 이내의 소그룹이면 모든 시설을 쓸 수 있고, 스페인인 가족이 운영해 더욱 스페인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기 좋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여러 가지 루트로 구성돼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프랑스 루트는 생장 피드 포르(Saint-Jean-Pied-de-Port)에서 시작해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800km에 달하는 대장정이다. 이 코스는 짧게는 30일, 길게는 40일이 소요된다. 많은 사람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을 제일 아쉬워 하는 유 대표는 “순례길 여행이 꼭 800km를 걸어야만 달성할 수 있는 ‘고행’이 아닙니다. 산티아고 대성장에서 100km 가량 떨어진 사리아가 출발지인 여행 상품도 개발해 운영하고 있습니다”라고 ‘부엔 까미노’ 상품을 소개했다. 유 대표의 여행상품은 순례객의 건강한 순례를 돕기 위해 토탈 케어 서비스를 제시한다. 클럽 까미노는 순례객이 지나는 길 매 5km거리마다 체크 포인트를 만들어 물과 간식, 응급처치를 제공한다.


 

‘고행길’이 아닌 ‘나를 찾아 가는 길’

유마린 대표의 부친은 은퇴후, 자신의 버킷리스트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여행했다. 부친은 여행으로 행복해했고 아내와 지인들을 인솔해 재방문하기도 했다. 순례여행을 추천받은 유 대표는 “이 길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때 보낸 시간은 오롯이 저만의 속도로 흘러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순례길을 자신의 버킷리스트에만 올려놓고 실천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여행사를 만들고 싶었다며 클럽 까미노를 설립한 계기를 공개했다.
 

유 대표는 여행 상품 제작 단계에서 한국계 여행 기획사가 아닌 스페인의 순례길 전문 회사, 순례길 여행이 인기가 많은 미국과 필리핀 회사의 상품을 직접 체험했다. 그중 가장 순례길의 매력을 잘 살리는 회사와 제휴했다. 그는 자주 순례객을 인솔하러 나가 현지 네트워크를 점점 구축했고 여행 상품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직접 순례길 인근의 현지 숙박업소와 식당과 계약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방문했고, 199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여행자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전 세계 30만 명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았다. 과거 이 길을 밟는 이방인들이 대부분 천주교 신자였다면, 지금은 65%가 비신자다. 그만큼 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힐링 코스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이에 ‘고생’보다는 ‘나를 찾는 여행’을 선사하고 싶다는 유마린 대표는 기존 루트와 다른 순례길, 스페인 이외의 미국 순례길을 기획하고 있다. 
 

한국 해외 여행 시장에서 대형 여행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여행객들이 막연하게 대형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서다. 하지만, 전문성을 갖춘 중소 여행사들의 행진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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