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단독 인터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 박지훈 기자
  • 승인 2018.03.0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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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지훈 기자]

 

정의가 불의를 이기는 세상을 꿈꾸다


이슈를 정조준하는 당 대포

 


 






[사진 = 이슈메이커 박지훈 기자]

 

 

현직만큼 영향력 있는 전직 의원

지난 2월, 법원은 ‘국정농단’ 2심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자신의 SNS 계정에 이번 재판을 ‘재판이 아닌 개판’이라 표현했다. 해당 SNS 코멘트는 누리꾼 사이에서 이슈가 되었고 주요 언론사가 생산하는 뉴스의 소스로 활용됐다. 정청래 전 의원은 20대 총선 공천 심사에서 ‘컷오프’ 돼 출마하지 못했고 현재 야인 신분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현직 의원 간 영향력 차이가 하늘과 땅만큼 크지만, 정청래 전 의원은 예리한 표현력과 막힘없는 입담으로 현직 이상의 미디어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2004년 이른바 ‘탄돌이’로 국회에 입성한 정청래 전 의원은 보수·야당 지지자에게 ‘막말 정치인’으로 통한다. 막말 정치인이라는 일부 이미지와 달리, 정청래 전 의원은 17·19대 국회 법안발의, 법안통과율, 국회출석률 등 의정활동 평가에서 상위권에 위치했다. 이 때문에 정청래 전 의원은 진보·여당 지지자에겐 말과 행동이 모두 앞선 정치인이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야인 정치인 정청래가 생각하는 정치철학, 인생스토리를 전해 대중과 정치인의 심리적 거리를 좁혀본다.

 

Q. 20대 총선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 되며 출마하지 못하셨는데, 지금까지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 ‘더컸유세단’이라는 이름으로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 94명의 당선을 위해 지원유세를 다녔습니다. 총선 후 이동거리를 계산해보니 45,000km나 되었습니다. 타고난 건강 체질인 제가 족저근막염에 걸리는 등 몸이 굉장히 힘든 일정이었습니다.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난 후에는 ‘세월호를 잊지 말자’는 취지로 진도의 동거차도에 들어가 1박 2일 동안 30~40명의 시민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 의원의 신분이 되고서도 ‘국회의원 사용법’ 출간, 시민단체 강연 등 바쁘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틈틈이 밭에 나가 농사를 짓기도 했습니다. 국민의 한사람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했고 대선 때는 서울시 유세를 담당했습니다. 


Q.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던 중 이번에 불출마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고기는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듯이 정치인도 유권자를 떠나 살 수 없습니다. 제가 서울시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던 중 서울시장 출마 요청의 분위기가 강해 시민들께 출마 여부에 관해 조언을 많이 구했습니다. 출마하지 말라는 조언이 많았습니다. “당신은 축구선수인데, 왜 농구를 하려하느냐”, “당을 위해 공격수가 돼 달라”, “행정보다는 정치를 해 달라”는 요구가 많아 이를 받아들여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Q. 경선에서 ‘컷오프’ 된 후 정치인 정청래는 어떤 변화를 겪었습니까?

- 저를 컷오프한 분들이 친노의 이해찬, 친문이라 지목된 정청래라는 두 날개를 꺾어 당시 문재인 후보의 힘을 빼려고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건 이후 국회의원에서 전(前) 국회의원으로 변했을 뿐 바뀐 것도 정치적 지향점도 전과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Q. 정치철학 혹은 정치적인 지향점은 무엇입니까?
 

- 저는 민주주의자, 지극히 상식적인 자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임기 9년은 상식이 상실된 시대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비정상의 정상화, 국민주권의 민주주의를 위해 열심히 싸웠기 때문에 ‘강성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다른 정치인보다 더 민주적, 진보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저는 굉장히 보수적이기도 합니다.


Q. 종편에는 출연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최근 MBN의 시사 프로그램 ‘판도라’에서 고정 패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종편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느끼셨습니까?
 

- 사실 저는 초선시절 언론이 방송국을 운영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언론개혁법’을 제정했습니다. 이 법이 이명박 정부 때 무력화되면서 대형 언론사들이 종편으로 진출했기 때문에 출연거부의사를 밝혔던 것입니다. JTBC 손석희 앵커가 ‘태블릿 PC’ 보도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종편에 대한 제 감정도 많이 풀려 섭외요청이 들어온 프로그램의 콘텐츠를 살펴보고 선택적으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어느 정도 균형추를 맞추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강성 이미지가 정치를 하시면서 부담이 되시지는 않습니까?

-저는 ‘훌륭한 정치인은 안티가 많다. 타고난 정치인은 안티를 관리한다. 위대한 정치인은 안티를 활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안티를 활용해 대통령이 된 분들이 故 김대중·김영삼 대통령입니다. 안티가 존재하지 않다면, 발전할 동력도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모두 저를 좋아하게 만들 수 없다고 봅니다. 인류가 태동한 이래 찬·반은 있었고 정치는 본래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Q. 집에서는 아내와 세 아들에게 어떤 남편, 아버지입니까?

- 집에서는 덜 자상하고 무뚝뚝한 아버지입니다. 정치를 시작한 이후 새벽에 집을 나서 새벽에 돌아오는 일상을 반복했습니다. 제가 다른 국회의원보다 똑똑하거나 재능이 많지 않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사람보다 더 오래 일하다보니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능력의 차이는 성실함으로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해 가족에게 항상 미안합니다.

 

Q. 방송과 연설에서 원고 없이도 발언을 술술 이어가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 저는 항상 발언의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서든지 정리된 정청래의 언어로 이야기합니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 그 비결입니다. 항상 무엇인가 읽고 기록하고 생각합니다. 모두 초중고 시절 문예반, 대학교 학부사, 학원사업할 때 쌓아온 버릇입니다. 
 

 

공동체의 꿈을 실현하겠다며 입문한 정치

1991년 명지대 1학년 강경대는 진압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사망했다. 당시 경찰의 잔인한 공권력 행사에 항의하기 위해 여러 명의 대학생이 분신자살했다. 이른바 ‘분신정국’이다. 27세의 정청래는 분신정국에 충격을 받고 인생의 안락함이 세상에서 얼마나 미미한 것인지 돌아보았다고 한다. 그는 ‘미미한 사람들의 희망을 합친 공동체의 꿈을 자신의 꿈과 일체시킨다면, 내 꿈이 더욱 커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정치를 입문하기로 결정했다. 

 

Q. 정치를 시작한 이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어떤 장면입니까?

- 첫 번째는 이유 없이 컷오프를 당하고도 당의 승리를 위해 뛰는 정청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두 번째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24일 단식을 한 일, 세 번째는 필리버스터 11시간 39분을 꼽고 싶습니다. 세 장면은 할 말은 하고 비겁하게 살지 않는 정청래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Q.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잘하고 있는 점은 무엇이고, 어떤 점이 아쉽습니까?

- 문재인 대통령은 위대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국민과의 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지난 두 정부는 불통이었습니다.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말입니다. 민주적으로 소통하지 않으니 대한민국의 이곳저곳이 아팠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님들께서 선명한 목소리를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은 무리수를 두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더라도 개별 국회의원은 정부를 지원해주기를 바랍니다. 

 

Q. 직접 더불어민주당을 이끄는 당 대표가 된다면, 당을 어떻게 운영해보고 싶습니까?

- 저는 국회의원이 아닌 당원 중심의 정당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당내 경선을 하면 중앙위원회에서 1차 심사 관문을 세워 컷오프를 합니다. 하지만 저는 당원을 믿고 경선에 관한 선택을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치가 당원을 배제된 정치한 결과, 끼리끼리 뭉치는 계파 정치가 생긴 것입니다. 욕심을 부리고 싶진 않습니다만, 언젠가 한 번 당 대표를 해보고 싶습니다. 당원과 지지자 사이에서 정청래가 당 대표로 뽑혔으면 좋겠다는 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Q. 정치로 이루고 싶은 업적이나 꿈은 무엇입니까?

- 어떤 정치인이든 최종 목표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정치인은 무엇이 되고 싶어도 결국 대중의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제 꿈을 공개하며 김칫국을 마시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 현대사와 다름없는 제 인생을 영화로 만들고 싶습니다. 중요한 일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국민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시골로 내려가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이 시대의 참 OOO’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스스로 ‘이 시대의 참 사람 人’이라 표현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사람 사는 세상이 하루 빨리 실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사람이 사람을 짓밟지 않고 더불어 사는 세상이 펼쳐지기를 기원합니다. 독자분들께서도 사람 사는 세상의 실현에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며 요청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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