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와 여성의 인권, 그 기로에 서다
태아와 여성의 인권, 그 기로에 서다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8.01.05 0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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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태아와 여성의 인권, 그 기로에 서다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논쟁 열기

 

 

 

 

지난 9월 30일, 청와대 국민 소통 광장코너에 낙태(임신중절)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 합법화 및 도입을 청원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글이 올라온 지 한 달 만에 23만 명의 동의를 얻자 조국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은 11월 26일 그에 대한 공식 답변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모두 우리 사회가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가치”라며 “올해부터 임신중절실태조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낙태죄와 같이 언급된 자연유산 유도약에 대중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제의 중심에 선 미프진

지난 9월 30일 청와대 국민 소통 광장코너에는 ‘원치 않은 출산은 당사자와 태어나는 아이, 국가 모두에 비극적인 일’이라며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제의 국내도입을 부탁한다’는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 합법화 및 도입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에 자연유산 유도제 미프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페지미소(mifegymiso)가 정식 명칭인 미프진은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과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이 정제한 임신중절약으로, 미페프리스톤이 낙태의 주요 성분이다. 미페프리스톤이 개발 됐을 당시 낙태반대자들은 이 약을 ‘살인약’이라고 불렀다. 미페프리스톤의 임상시험에 참여한 응답자 96%가 ‘수술보다 약이 안전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실제 임신중절약은 해외 여성들 사이에서 자궁 천공이나 마취로 인한 합병증 등 수술로 인한 문제점을 줄여주고, 안전성 역시 자연 유산과 흡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정식 승인부터 2011년 4월까지 미페프리스톤을 투여 받은 여성 150만 명 중 14명이 사망했는데, 이중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이 8건, 나머지는 약물 남용 및 살인 혐의 등이었다. 물론, 호주처럼 일부 주에서는 임신중절수술이 처벌 대상이라서 불가피하게 임신중절약을 택하기도 한다. 이와 달리 한국에서 미프진을 포함한 자연유산 유도제가 모두 불법이다. 때문에 블랙마켓 거래가 증가했고, 최근 미프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식약청에서는 대대적으로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이슈메이커는 산부인과학회에 회원들이 낙태수술과 약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지 물었고, 산부인과학회는 “개인회원들의 종교적, 철학적 신념과 경험에 따라 의견이 다를 것이므로 학회가 대표 의견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 모자보건법에 허용되지 않은 낙태는 불법이므로, 동법이 존재하는 한 낙태수술과 약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청원글로 시작된 낙태 찬반논쟁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태아가 영혼을 가지고 있는 살아 있는 인간인 이상 태아의 생명권은 절대적으로 여성의 행복추구권 보다 무거운 가치다. 또한, 이 경우에 있어서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사실상 태아 살해권을 의미하는데, 사람이 사람을 죽일 권리라는 것이 가능한 발상인가? 물론 임산부의 생명이 위태로운 것이 의학적으로 분명한 경우는 임신중절수술이 고려될 수 있으나 그 이외에는 임산부의 행복추구권이 태아의 생명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생명윤리적인 상식에 속한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에 여성단체들은 “아이에 대한 권리만 있을 뿐 정작 중요한 여성의 권리는 빠져있다”며 반박했고, “모자보건법 제14조에 의거하면 여성은 근친상간, 강간, 태아에게서 유전적 결함이 나타났을 때만 낙태를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을 입증돼야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은 “음지에서 낙태수술을 받는 경우는 매년 증가하는데, 불법이기 때문에 여성들은 음지에서 수술을 받고, 고비용, 신원이 확인 안 된 전문의, 수술로 인한 감염이나 후유증 등 문제가 심각하다. 차라리 낙태를 합법화하여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현 상황에 가장 바람직한 대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국 민정수석은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중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하는 제로섬으로는 논의를 진전시키기 어렵다. 둘 다 우리 사회가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가치”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태아와 여성 모두 우리에게 중요한 구성원이다. 올해에는 현안을 해결해준 새로운 실마리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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