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회화적 요소 만나다
영상, 회화적 요소 만나다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8.01.05 0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영상, 회화적 요소 만나다

 

예술성 높은 유화 애니메이션, 대중화 될 가능성은?

 

▲매거진M에 따르면 원래 <러빙 빈센트>는 2분짜리 단편이었는데, 전 세계 제작자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면서 장편으로 기획이 바뀌었다고 한다. 단편 제작기간까지 합친다면 <러빙 빈센트> 제작진이 얼마나 오랜 시간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loving vincent 홈페이지

 

지난해 살아생전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한 비운의 화가 빈센트의 죽음을 추적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한 편이 극장가에 개봉됐다. 제작기간만 5년 이상 걸린 것으로 알려진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기존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중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애니메이션 소재가 유화라는 점이다.



 

러빙 빈센트 이전 유화 애니메이션 존재

지난 11월 9일 극장가에 코비엘라 감독 작품 <러빙 빈센트(Loving Vincent)>가 개봉됐다. 영화는 집배원인 아버지 롤랑의 부탁으로 빈센트가 살았던 마을을 찾아간 아르망이 살아생전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한 비운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사망한 이유를 추적하는 내용이다. 국내에서 <러빙 빈센트>는 개봉 전 ‘세계 최초 애니메이션 영화’ 혹은 ‘세계 최초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라고 소개됐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제작한 오성윤 감독은 “이전에도 유화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존재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유명 애니메이터인 알렉산더 페트로프 감독이 1999년에 제작한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는 단편 유화 애니메이션으로, 아이맥스 스크린용으로 기획됐다. 이 영화는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2000년)에 출품된 바 있고, 제72회 아카데미에서는 ‘최우수 단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보다 앞서 1982년에는 요제프 기메슈 헝가리 감독이 <영웅시대>라는 유화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는데, 당시 셀 애니메이션(Cell Animation) 중 걸작으로 손꼽혔다. 때문에 러빙 빈센트를 ‘세계 최초 유화 애니메이션’이라는 표현은 무리가 있다. 



같은 유화 애니메이션 그러나 다른 제작기법 

<러빙 빈센트>, <노인과 바다>, <영웅시대> 모두 유화 애니메이션이지만, 제작기법은 제각기 다르다. 우선, 요제프 감독 작품은 셀 애니메이션인데, 이 기법은 종이에 대상물을 그린 후 투명한 셀룰로이드에 옮겨 채색한 뒤 배경과 겹치는 방식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애니메이션의 다수가 이 기법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알렉산더 감독의 작품은 유리 위에 그림을 그리고 카메라로 촬영하기를 반복하는 페인팅 애니메이션(Painting on Glass)을 이용했다. 이와 달리 코비엘라 감독은 실제 배우가 연기한 모든 장면에 유화로 덧그림을 그렸고, 그 위에 컴퓨터로 생성한 애니메이션을 덧입혔다. <러빙 빈센트> 제작에 참여한 107명의 화가들은 장면과 장면 사이 움직임을 위해 최대한 비슷한 화풍으로 62,450여 점을 그렸는데, 이는 PAWS(Painting Animation Work Station)라는 새로운 애니메이션 작업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기존 애니메이션보다 제작기간 길어
 

지난해 <러빙 빈센트>가 대중에게 큰 관심을 받았던 것은 모든 장면들이 회화적인 요소를 지녔기 때문이다. 반 고흐의 작품을 토대로 스토리를 전개한 <러빙 빈센트>는 유화라는 소재를 잘 활용한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유화 애니메이션의 제작기간은 매우 길다. 실제 약 35,600장의 그림이 투입된 <영웅시대>는 제작하는데 2년 반이 걸렸고, 20분짜리 단편이었던 <노인과 바다>는 4년에 걸쳐 제작했다. <러빙 빈센트> 역시 오늘날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오랜 시간 걸렸다. 국내에서 <러빙 빈센트> 총 제작기간은 ‘5년 이상’ 혹은 ‘10년’ 등으로 보도됐는데, 분명한 사실은 그만큼 제작기간이 매우 길었다는 점이다. 오 감독은 “애니메이션 영화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유화 애니메이션은 그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투여됩니다. 하지만 공들인 만큼 빛을 못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때문에 유화 애니메이션 제작이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밝혔다.
 

  유화 애니메이션은 기존 회화에서 흔히 쓰이는 유화를 영화에 접목했기에 회화와 영화의 특성을 고루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제작자들의 피나는 노력과 인고의 시간이 있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관객들은 유화 애니메이션의 모든 장면을 예술작품처럼 느낀다. 이처럼 유화 애니메이션의 가치가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여건상 좀처럼 보기 드물​다는 점이 매우 아쉬울 따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321호 (여의도동, 대영빌딩)
  • 대표전화 : 02-782-8848 / 02-2276-1141
  • 팩스 : 070-8787-897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보승
  • 법인명 : 빅텍미디어 주식회사
  • 제호 : 이슈메이커
  • 간별 : 주간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1
  • 등록일 : 2011-07-07
  • 발행일 : 2011-09-27
  • 발행인 : 이종철
  • 편집인 : 이종철
  • 인쇄인 : 김광성
  • 이슈메이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슈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1@issuemaker.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