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마지막 냉전의 상징, JSA
지구상 마지막 냉전의 상징, JSA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8.01.03 0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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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지구상 마지막 냉전의 상징, JSA

 


북한군 귀순 사건 계기로 다시금 이목집중

 

 

 

 

 

지난해 11월13일, 북한군 1명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oint Security Area)을 통해 귀순했다. 이는 2007년 9월 이후 10년 만의 JSA를 통한 귀순이었다. 아울러 1984년 이후 33년 만에 판문점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많은 국민들에게 우려를 안기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상황은 종료됐지만 공동경비구역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남북 분단과 전쟁의 기억이 생생한 현장, JSA를 조명해봤다.


‘도끼 만행 사건’ 이후 삼엄한 경계 지속

JSA는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공산 진영과 자유 진영이 대립하는 냉전의 현장이다. 동서 길이 800m, 남북으로는 400m인 사각형 모양의 JSA는 유엔사측과 공산측이 군사정전위원회 회의를 원만하게 운영하기 위해 1953년 10월 군사분계선에 설정한 지대다. 한때는 JSA 구역 내에선 남북한 사이에 군사분계선(MDL) 없이 한국군을 포함한 유엔군과 북한군이 섞여 근무하며 대화도 나누고 때론 물건을 나누기도 했다. 
 

  판문점 JSA 내에서 남북한 구분이 엄격하게 바뀐 건 1976년 8월 발생한 ‘도끼 만행 사건’ 이후다. 당시 공동경비구역 내 사천교 인근에서 유엔사 작업반이 나무 가지치기를 하던 중, 북한군이 휘두른 도끼에 미군 장교 2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북한군의 도발에 미국은 전쟁불사를 외치며 항공모함과 폭격기를 동원한 가운데 다시 미루나무를 절단했다. 작전이 끝난 뒤 북한은 김일성 명의로 사과하며 한 발 물러섰고, 유엔사는 JSA 내에 MDL을 그어 남북이 서로 넘지 못하게 했다. 
 

  이때부터 판문점에서는 남북이 삼엄한 경계를 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총격 사건은 벌어졌다. 1984년 11월 23일 JSA 북측 지역을 둘러보던 소련 관광객이 갑자기 MDL을 넘어와 우리 측 자유의 집 아래로 온 것이다. 이에 북한군도 뒤쫓아 MDL을 넘어와 총격전을 벌였다. 이 교전으로 북한군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 한국군 역시 장명기 상병이 사망하는 비극이 있었다. 
 

  현재 JSA에는 남북 간 접촉이 완전히 끊어진 상태다. JSA의 건물도 유엔사와 북한군이 엄격하게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MDL에 걸쳐 있는 7개 건물 가운데 중앙의 파란색 3개 동은 유엔사가, 그 외곽의 나머지 건물은 북한군이 관리하고 있다. 1991년 이후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 회의는 중단된 상태이고, 간혹 비서장·경비장교·일직장교 회의는 수시로 열려 필요시 대화가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는 그마저도 중단된 상태다. 

 

남북 군사대화 통로 마련 절실

이번 북한군의 귀순은 귀순자 발생이 흔하지 않은 JSA에서 발생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북측 초소에서 북한군 오 모 병사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으로 귀순을 시도하다 뒤따라오던 다른 병력의 총격을 받았다. 총격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병사는 의식 불명 상태로 아주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고, 이국종 교수가 병사의 응급수술을 맡았다. 치료 과정에서 귀순 병사의 보건과 영양 상태가 극도로 열악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 주민들의 현실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국내에서 쟁점이 된 점은 크게 3가지다. 먼저 북한군의 정전협정위반 사실에 대해서는 유엔사가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문제는 유엔사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가 차단된 탓에 유엔사 관계자가 MDL 인근에서 북측을 향해 조사 결과를 낭독하고 북한군이 이를 녹화해가는 수준에 그쳤다는 점이다. 더욱이 북한은 1990년대 이후 정전협정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현실적인 제재 수단도 사실상 없다.
 

  또 하나는 JSA 경비대대의 대응이다. 일각에서는 당시 JSA 경비대대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유엔사는 “JSA 경비대대가 적절한 조처를 해 긴장이 높아지는 것을 막았고 인명손실이 없었다”고 평가하며 한국군과 미군 장병 6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권태우 서울사이버대학교 석좌교수 역시 한 기고문에서 “상황 발생에서 종료까지의 시간이 고작 30여 분, 그중 북한군의 사격행위는 1분에 불과했던 것을 보면 귀순을 미리 알고 대기했었다 하더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다”며 군의 대처를 높이 평가했다. 
 

  이밖에 군 병원 응급구조시스템 미비에 대한 의견도 제기된다. 오 모 병사는 총상을 입은 후 2시간 15분이나 지나 아주대병원에 도착했다. 이는 ‘총상 전문의’ 이국종 교수에게 수술을 맡기기 위한 것이었다. 총상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어 민간 병원에 매달리는 군 응급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방부는 올 초 업무보고에서 국군외상센터 설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020년 설립할 예정인 데다 현재로서는 운영 계획도 불명확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발적인 군사충돌 방지를 위한 ‘남북장성급회담’을 요구하고, 북한이 일방적으로 단선한 ‘남북군사통신선’을 복구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반복되며 군인을 위험에 내모는 것보다 대화의 통로를 열고 기존 남북 합의를 복원하는 노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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