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VS이명박, 끝나지 않은 두 대통령의 전쟁
노무현VS이명박, 끝나지 않은 두 대통령의 전쟁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8.01.0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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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노무현VS이명박, 끝나지 않은 두 대통령의 전쟁

보복 반복해온 한국 정치, 이젠 미래를 생각할 때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간의 악연 정치가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적폐청산을 두고 MB(이명박 전 대통령) 세력이 정치보복을 언급하면서 친노(친노무현)계와 MB 세력 간 갈등이 다시금 고조됐다. 양측은 연일 “MB는 적폐 원조”(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망나니 칼춤 연상”(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등의 날 선 발언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적폐청산 두고 다시 반복된 친노-MB 갈등


친노(친노무현)와 이명박(MB) 전 대통령 측의 갈등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시행하는 적폐청산을 계기로 다시금 펼쳐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1월 12일 바레인으로 출국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을 두고 “감정 풀이냐 정치보복이냐, 이런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런 것은 국론을 분열시킬 뿐 아니라 중차대한 시기에 외교·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 경제가 기회를 잡아야 할 시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작심하고 정면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이 전 대통령의 발언에 친노 세력은 발끈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속담으로 말하자면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은 “발언 속에 보면 자신이 대통령 재임 시절에 했던 경험에서 나오는 것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적폐는 감정풀이다’는 발언은 본인이 광우병 집회에 감정풀이를 했고, ‘정치보복에 불과하다’라는 말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미 본인이 정치보복을 했다”며 “‘또 국론분열만 야기한다’는 것은 댓글로 이미 국론을 분열을 시켰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 의원은 “(MB가)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일들을 너무 많이 했다”며 “예를 들면 청와대 내 민정수석실에서 민간인 사찰을 해 놓고 그 민간인 사찰한 자료를 다 없애버렸다”고 지적했다.

 

20년 전부터 시작된 두 대통령의 악연


친노와 MB의 악연 정치는 사실 20년 전부터 시작됐다. MB는 1996년 4월 총선에서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야당이었던 노 전 대통령은 이종찬 후보와의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배지를 달지 못했다. 하지만 MB는 선거비용 누락 의혹을 폭로한 김유찬 전 비서관을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형 확정 전에 의원직을 사퇴했다. MB의 공백으로 생긴 1998년 보궐선거에 출마한 노 전 대통령은 압승을 거뒀다.

 
이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피선거권을 회복해 2002년 대선 직전에 실시한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청계천 복원사업과 버스노선 개편을 단행한 것도 이 재임 시기다. 같은 해 대선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민주 정부 2기 시대를 열었다. 종로에서 맞붙었던 경쟁자가 대통령과 서울시장으로 만난 셈이다. 이들은 이때부터 굵직굵직한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쳤다. 

 
대표적인 게 행정수도 이전이다. 이는 노 전 대통령 핵심 공약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충청권으로 수도를 옮길 계획이었지만, MB가 반대 최전선에 나섰다. MB는 “수도 이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라고 국민투표를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과 MB는 부동산 가격 폭등을 비롯한 경제 문제를 놓고도 대립했다. 참여정부 시절 ‘버블세븐’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자 MB는 참여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서민경제가 죽어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진보진영으로부터 부동산 원가공개 등의 요구를 받았지만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일축, 양측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끝 무렵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논란이 발생하면서 결국 권력을 MB에게 내줬다. 민주진보 10년 권력을 지키지 못했다. MB는 2007년 대선에서 48.7%의 득표율을 기록, 26.1%에 그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크게 앞섰다. 

 

▲ⓒWikimedia Commons

 

 



한국 정치 발전 위해서는 보복의 끈 놓아야


친노와 MB가 앙숙이 되기 시작한 것은 여기서부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박연차 게이트로 직격탄을 맞았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을 맡았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세종증권 매각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 일가 등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애초 검찰은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건넨 15억 원에 대해선 무혐의 종결 처리했으나, 권양숙 여사의 100만 달러와 3억 원 수수,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노 전 대통령의 조카 연철호에게 건넨 3억 원과 500만 달러에 관해선 노 전 대통령을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며 강하게 압박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박 회장과 권 여사 사이에 오간 돈을 대통령이 인지하지 못 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640만 달러의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의 공범으로 결론지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그(MB)는 취임하자마자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 공기업 기관장들을 몰아냈다. 마침내 나를 겨냥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자서전 <운명>에 “정치보복의 시작은 참여정부 사람들에 대한 치졸한 뒷조사였다”며 “노 전 대통령은 나와 친분 있는 많이 기업이, 심지어 내가 자주 가던 식당도 세무조사를 당했다”고 적었다

 
MB의 친노 궤멸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계속됐다. 국가정보원의 ‘논두렁 시계’나 ‘문성근 합성사진’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등으로 친노에 타격을 가했다. 그리고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수가 바뀌었다. 문재인 정부를 앞세운 친노 세력이 정치보복을 이룰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적폐청산을 두고 정치보복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더 이상의 정치보복은 한국 정치 발전에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지금의 여와 야는 마치 상대 진영을 박멸이라도 할 기세로 서로에게 원한과 적개심을 표출한다”면서 “반복되는 정치공방 속에 개혁 의지는 무디어지고 사회는 정체돼온 게 한국의 과거사“라고 돌이켰다.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은 “미래지향적인 적폐청산은 바람직하지만 과거에 머무는 적폐청산은 정치보복을 부르게 마련”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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