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연구실
2017년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연구실
  • 임성희 기자
  • 승인 2017.12.0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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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마인드가 생긴 것이 가장 큰 결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경북대학교 식품공학부 식품생물공학연구실 정영훈 교수

 

 

▲이제 임용된 지 3학기 째인 경북대 정영훈 교수는 연구실 안전에 관심이 많다. 안전연구의 척도를 만들어 가는 그의 귀추가 주목된다.

 

 

2017년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연구실

 

“학생들이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마인드가 생긴 것이 가장 큰 결실”

 

대한민국의 안전 불감증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학 실험실 역시 예외는 아니다. 대학 실험실의 안전사고가 빈발하면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 과학자, 공학도의 안전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연구실 안전사고는 지난 3년 사이 갑절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하루 한 나절(1.4일)당 1회 꼴로 사고가 날 정도였다. 통계는 보고된 사고 기준으로만 작성된 것이다 보니 보고가 안 된 것까지 따진다면 사고율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이제 임용된 지 3학기 째인 경북대 정영훈 교수의 노력이 두드러진다. 그는 최근 학생들과 함께 경북대 유일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을 받았다. 인증까지 힘든 과정이었지만 학생들을 생각한다면 꼭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우리 실험실은 안전지대

안전관리 우수연구실이 되기 위해서는 실험실과 연구실이 분리되어야 한다는 규칙상 정영훈 교수와 학생들은 같은 연구실을 쓰고 있었다. 기자에게는 생소한 광경이었지만 안전을 위해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교수와 학생 모두가 선택한 것이었다. 정영훈 교수는 “제가 임용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많은 규제와 규칙이 있거든요. 저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단계였기 때문에 학생들과 같이 고치고 만들고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은 인증제를 준비하면서 근 두 달 가까이를 밤샘작업까지 하며 매뉴얼을 만들고 익혀야 했고 앞으로도 2년마다 재심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힘든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실험실 안전관리에 대해 잘 모르는 시기에 실험실만의 ‘안전’ 시스템을 확실하게 정착시켰다는 점과 체계적인 안전 관리 속에서 안심하고 실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증 취득의 의미가 크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 학생은 “남들이 보면 과해보일 정도로 실험하기 전에 안전장비들을 갖추고 매뉴얼도 다시 확인해요. 저희도 이번 인증 준비를 통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아직 다른 친구들 시선에서는 이상해 보이는 것 같아요. 다들 같이 동참하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각종 기계와 화학물질을 다루는 실험실이기에 안전을 더 강화해야하지만 안전에 더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과기정통부가 제출한 ‘기관별 연구실 사고 발생 현황’을 보면 2013년 112건이던 연구실 사고는 2014년 175건, 2015년 215건, 2016년 270건으로 매년 늘었다.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사고는 142건으로 집계됐다. 청년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의 장밋빛 미래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정영훈 교수가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여학생들에게 안전사고가 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안전연구실 인증. 정 교수의 마음이 나비효과처럼 다른 연구실들에게도 퍼져나가길 바라본다.

 

 

“실질적인 인증제가 됐으면”

연구실 안전사고를 예방하려는 정부의 인력과 예산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정 교수는 “분명히 필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연구실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것 같아요. 즉 실제적으로 연구실에 도움이 된다면 다들 인증을 받으려 하겠죠. 하지만 예산지원이나 여러 가지 지원 면에서 특별히 혜택 받는 것이 없기 때문에 굳이 힘들여 인증받으려 하지 않는 것 같아요”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그의 바람은 안전불감증을 없애고 안전에 대한 기본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안전관리 우수연구실이 각 대학교 연구실로 퍼져나갔으면 하는 것이다. 그는 “포스닥을 캐나다에서 하면서 그들의 안전의식에 크게 감명 받았어요. 그런 습관을 우리도 가져야겠다 싶었죠”라며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학생들이 어느 순간 장애를 갖게 될 수도 있잖아요. 특히 여학생들이 많은 우리 연구실이기에 사고가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안전연구실을 준비하게 됐어요”라고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했다. 정 교수는 안전연구실을 준비하면서 같이 도움 준 안전관리센터 직원들과 학과 교수님들 그리고 총장님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인공식품연구로 먹을거리 걱정 없는 세상 만들고 파” 

그렇다면 그의 연구실에서 이뤄지는 연구들도 궁금하다. 현재 식품생물공학연구실에서는 바이오매스, 나노 셀룰로오스, 바이오플라스틱 등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정 교수는 인공식품에 관심이 많다. 예를 들자면 인공육 같은 것들인데, 자원이 점점 고갈되어가고 있는 지구에서 꼭 필요한 연구이기도 하다. 또 한 가지는 바이오플라스틱 연구로 자연 분해되는 비닐봉지가 여기에 해당된다. 지도교수님의 이끎에 공부에 흥미가 생겨 교수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는 정 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들과 같이 소통할 수 있다는 것에 큰 기쁨을 얻는 것 같았다. “전 재미있는 걸 찾아서 계속 연구할 꺼예요”라고 말하는 그를 보며 연구가 천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정 교수에게 재미있는 것이 인류에게도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더 금상첨화는 없으리라. 

  안전연구실 전도사로 정영훈 교수와 학생들은 오늘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들의 노력이 대한민국 안전연구의 표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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