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를 거부하는 사람들
기부를 거부하는 사람들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7.11.29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부 활성화 위한 제도와 인식의 변화
[이슈메이커=동지훈 기자]


기부를 거부하는 사람들


기부 활성화 위한 제도와 인식의 변화 

 

 

기부 포비아가 늘어나고 있다. 연말을 맞아 후원, 성금 등 기부행렬이 길어질 법 하지만, 잇단 악용 사례 보도로 기부를 겁내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 기부금 유용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사랑의 열매’마저도 정권의 공약 이행을 위해 쓰인 것이 밝혀졌다. 이에 보완책 마련과 더불어 기부자 개인의 관심과 인식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정신을 따라가봤다. 

대가 없이 베푸는 선의를 악용하다
서울에 사는 남 모 씨(23세)는 정기적으로 해오던 기부를 끊었다. ‘어금니아빠’ 이영학 씨가 자신의 딸 치료를 위해 모인 성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보도를 보고난 직후다. ‘새희망씨앗 재단’에서 4만 9천 명이 낸 기부금 128억 원을 횡령했다는 사실도 한몫 했다. 이와 같은 기부금 악용 및 횡령 사건 이후 기부를 끊은 사람은 비단 남 씨만이 아니다. SNS에는 ‘충격적이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글과 함께 ‘더 이상 마음 놓고 기부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의견들도 올라오고 있다. 기부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게시물을 올린 이들은 대개 선의로 기부한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몰라 기부를 겁낸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이에 더해, 자신의 기부금이 자칫 악용되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의 쌈짓돈으로 쓰일 수 있다는 공포심도 작용했다. 

물론 대부분의 기부금과 성금은 아무런 대가 없이 선뜻 내준 기부자들의 바람대로 용도에 맞게 쓰이고 있다. 하지만 위의 사례들처럼 기부금이 본래 목적과는 다르게 개인적으로 착복하거나 수혜자에게 돌아가지 않는 일이 오래전부터 만연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만큼 기부  자체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포비아 수준은 아니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부금이 사용되는 내역에 대한 검증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모금하는 개인이나 기관이 기부금 사용 내역을 철저히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현행법은 기부금 사용 내역 공개를 의무화하지 않아 이를 악용하는 경우를 사전에 막을 방도가 없다. 이에 대해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돈이 제대로 쓰이느냐 문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제도적 보완 필요하지만 실효성에 의문
전문가들이 지적한 대로 국내 기부 문화 확산과 발전을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수적이다. 호주, 영국, 싱가포르와 같은 나라는 기부나 모금을 진행하기 전에 홍보자료에 정부에서 발급한 인증번호를 게재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부자들은 믿고 선의를 베풀 수 있고, 기부금의 사용을 하나부터 열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이 방법은 개인이나 단체가 기부금을 악용하는 사태를 막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혜택을 받아야 하는 이들에게 기부금이 제대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기부가 갖고 있는 사회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제도적 개선과 법적 보완이 이루어진다고 기부금 유용과 같은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가기관에서 모금한 금액이 정권을 위해 이용된 사례가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지난 10월 27일 사회복지모금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공동모금회의 모금액 사용에 대한 지적이 대표적인 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공동모금회가 2013년부터 3년간 총 949억 원의 국민 성금을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4대 중증질환 보장 공약에 지원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사랑의 열매를 상징물로 하는 공동모금회가 정권의 열매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에 따르면, 정부 예산으로 지원해야 하는 의료비를 국민 모금액으로 메꿔서 공약을 이행한 것이다. 

어금니아빠에서 공동모금회에 이르기까지, 잇따른 기부 금액 유용 사례에 대해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슬기 교수는 "기부란 사회구성원들이 타인과 사회를 위해 물질적 자원을 제공하는 자발적 행동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사회문제나 욕구의 체계적인 해결을 위해 기부자 개개인의 특성뿐만 아니라 기업, 비영리 단체 등의 모금 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며 기부금이 사회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부자 개인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321호 (여의도동, 대영빌딩)
  • 대표전화 : 02-782-8848 / 02-2276-1141
  • 팩스 : 02-2276-1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보승
  • 법인명 : 이슈메이커
  • 제호 : 이슈메이커
  • 간별 : 주간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1
  • 등록일 : 2011-07-07
  • 발행일 : 2011-09-27
  • 발행인 : 이종철
  • 편집인 : 이종철
  • 인쇄인 : 신진민
  • 이슈메이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이슈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dsoft.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