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향한 중국의 군사력 과시
세계 향한 중국의 군사력 과시
  • 장윤재 기자
  • 승인 2017.11.0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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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장윤재 기자]

세계 향한 중국의 군사력 과시

시진핑의 ‘야망’인가, ‘세계평화’ 위한 포석인가


 


ⓒinterscm

 

 
 

중국은 작년보다 12.2% 증가한 국방 예산을 발표하면서 과거사를 부정하는 일본 아베 정권을 비판했다. 그러나 중국의 국방력 강화가 일본만 겨냥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시절 중국의 국방비 증가율은 차츰 감소하는 추세였다. 시진핑 주석이 ‘중화민족의 부흥’을 내걸고 집권한 이후 중국의 외교·국방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현재 중국은 국력에 상응하는 군사력을 키워 영토·주권 등의 ‘핵심 이익’을 지키려 하고 있다.


마오쩌뚱 시대부터 시작된 지배적인 중국의 ‘군사굴기’

현재 중국은 과거의 외교·국방 원칙을 하나씩 버리고 있다. 덩샤오핑이 언급했던 ‘도광양회(韜光養晦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의 외교 전략은 이미 ‘주동작위(主動作爲 해야 할 일을 주도적으로 한다)’로 바뀌었다. 저우언라이가 제시했던 ‘내정 불간섭’ 원칙도 퇴색했다. 실제로 남수단공화국 내정에 개입한 중국은 남수단 유전의 최대 투자국이다. 중국은 작년 12월 우크라이나에 ‘핵우산’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도 처음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중국에 구소련의 무기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 굴기’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복귀 전략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작년부터 1980년대에 스스로 설정한 해상 방어선인 제1 도련선을 거침없이 돌파하고 있다. 미 해군의 독무대였던 태평양에 중국 군함의 출몰이 잦아진 것이다. 현재 중국은 아·태 지역에서 미국의 압도적 군사적 우위를 신경 쓰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전함과 잠수함 28척을 증강 배치하며 해군력을 키웠다. 과거 영국이나 현재 미국처럼 패권국으로 등장하려면 해군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는 관측이다. 미국은 중국의 이런 움직임을 견제하고 있다. 미국이 발표한 ‘국방 검토 보고서(QDR)’에서 현재 50% 수준인 아·태 지역 주둔 미 해군 자산을 2020년까지 6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또한, 미국은 중국이 공식 발표하는 국방비보다 훨씬 많은 ‘검은 국방비’가 각종 예산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첫 열병식 당시 ‘아직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못했던’ 신생 중국은 이제 미국과 함께 세계 2대 강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이번 항일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1840년 아편전쟁 이래 열강의 침략과 내전, 웅크린 개발도상국이란 과거를 뒤로하고 중국굴기와 중국의 꿈을 선포할 예정이다. 마오쩌둥 시절 폐쇄된 공산주의 국가 중국과 덩샤오핑 시절 은밀하고 조용히 힘을 기르던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중국, 장쩌민·후진타오 시절의 화평굴기(和平屈起)의 중국을 넘어, 시진핑의 대국굴기(大國屈起) 중국이 얼굴을 드러낸 것이다. 전문가들은 20세기 후반 전 세계가 중국의 경제력 부상에 놀랐다면 21세기 초에는 중국의 국방력 부상에 놀랄 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미국의 국방비가 계속 줄고 있어도 중국의 공식 국방비는 아직 미국의 약 20% 수준이므로 미·중의 국방력은 아직도 격차가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중국의 군사세력에 위엄 

중국의 차세대 전투기 젠 시리즈도 군사전문가들의 이목을 끄는 무기다. 젠-31은 최대 속도가 마하 1.8에 공중 급유를 할 경우 작전 반경이 2,000㎞에 달해 미국의 F-15보다 성능이 낫다는 평이 있다. 아울러 공중조기경보기로 470㎞ 떨어진 표적 60~100개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쿵징-2000과 공격용 헬기와 최대 40,00㎞의 사정 폭격거리를 지닌 전략폭격기 훙-6K도 등장한다. 중국은 이번 열병식에 200여대의 전투기를 선보여 6년 전 열병식보다 50대 가량 많았다.
 

  중국은 1949년 10월 1일 첫 열병식 뒤 지금까지 모두 14번의 열병식을 거행했다. 마오쩌둥은 집권 이후 1959년까지 매년 국경절(10월 1일)을 맞아 열병식을 성대하게 거행했다. 첫 열병식에서는 국공내전 당시 국민당 군에서 노획한 무기가 대거 등장하면서 내전 승리를 과시했다. 1950년의 열병식에는 사상 최대인 2만 4,000여명의 병력이 참가했다. 열병식은 한국전쟁 중에도 멈추지 않았고, 1954년엔 김일성 당시 북한 수상이 참관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혼란기였던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전후로는 열병식이 열리지 않았다.
 

  열병식은 1984년 덩샤오핑이 “열병식을 군사기 고취와 군민 유대 강화의 장으로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25년 만에 부활했다. 이후 장쩌민, 후진타오 주석 때는 건국 50주년과 60주년 등 10년 주기로 거행됐다. 이번 열병식은 국경절이 아닌 전승기념일에 맞춰 열리는 첫 번째 열병식이다. 중국은 열병식 당일 베이징 공항을 일시 폐쇄하고, 행사장인 천안문 광장 주변은 사실상 계엄 상태에 들어간다. 베이징 주변 수도권 지역 공장 1만 2,255개는 28일부터 가동 중지에 들어가 이미 베이징 하늘은 오염물질이 사라지고 파랗게 변했다. 이른바 ‘열병식 블루(Blue)’다. 중국은 이번 기념행사가 중국만의 전승행사가 아닌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기념행사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몇몇 눈에 띄는 외국 인사들도 초청했다. 중국의 항일, 반파시스트 전쟁이 스페인 내전 당시처럼 세계 양심세력이 함께 싸운 항쟁이었다는 것을 부각하려는 포석이다. 대표적인 초청 인사가 캐나다인 의사로서 항일 전쟁에서 부상한 중국 홍군들을 치료한 노먼 베순의 유가족들이다. 전도유망한 흉부외과 의사의 일상을 던지고 중국 전장에 뛰어든 베순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홍군을 치료하다 수술 도중 베인 상처로 인한 패혈증 탓에 1939년 49살의 나이로 숨졌다. 중국은 그를 ‘중국 인민의 동지’라고 칭한다.
 

  중국은 2차 대전 당시 일본군과 싸운 퇴역 미군 공군 부대인 ‘비호대’(플라잉 타이거스) 노병들도 초청했다. 1941년 8월 중국 서남부 윈난성 쿤밍시에서 미군 비행 교관 클레어 리 셔놀트가 주도해 창설한 비호대는 폭격기 68대와 조종사 110명, 정비사 등 지상근무요원 150명으로 구성돼 일본기 300여대를 격추했다. 중국 국무원은 25일 “이번 전승기념식 열병식에 모두 49개 국가가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러시아, 몽골, 파키스탄, 이집트, 쿠바 등 11개 국가가 군대를 파견해 열병식에 직접 참여한다. 지난 모스크바에서 열린 열병식에 27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한 것과 견주면 중국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pic.people


천하제일 중화부흥을 꿈꾸는 중국 시진핑

시진핑 중국 주석은 당태조의 정관의 치,정화 대함대의 해외 원정으로 대표되는 명나라 영락제의 강성대국, 청나라 강희-옹정-건륭제 삼대에 걸친 천하제일 중화 부흥을 통치 목표로 삼았다. 중화민족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시진핑 주석이 부국강병 중국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70돌 전승절 열병식 행사가 베이징 천

안문 광장에서 성대하게 거행됐다. 동서냉전 붕괴 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의 국제질서 구축을 좌지우지 해 온 팍스 아메리카 미국의 일극체제에 건곤일척의 대결전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는 이날 전승절 열병식은 중국의 국격과 중화민족의 자긍심을 세계에 떨치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다른 한편으로 중국의 최신 무기 과시는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앞세워 일본, 동남아시아 동맹국과 함께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려는 의도도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과 안보 법제 제·개정을 통해 중국에게 빼앗긴 동아시아 주도권을 다시 쥐려는 일본, 남중국해 도서 지역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중국은 열병식을 통해 항일전쟁 승리 기념은 물론, 미국에 군사 근육을 과시함으로써 중국의 주변 일에 개입하지 말라는 무언의 신호를 보내려 하고 있다.
 

  앞으로 주목될 시진핑 주석의 야망이자 이른바 ‘군사굴기’는 훗날 중국에 대해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어떠한 결과가 초래될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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