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디자인, 왜 ‘여성용’은 더 비싼 건가요?”
“같은 디자인, 왜 ‘여성용’은 더 비싼 건가요?”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7.11.03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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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같은 디자인, 왜 ‘여성용’은 더 비싼 건가요?”

 


경제 깊숙이 뿌리박힌 성에 대한 인식, 차별을 야기하다 

 

 

 

 

 

 

 

혹시 핑크 택스(Pink Tax)라고 들어봤는가? 페미위키에 따르면 핑크 택스는 같은 제품이더라도 남성용보다 여성용이 더 비싼 현상을 뜻하는 것으로, 제품 크기를 줄이고 분홍색이기만 해도 여성들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는 제조사들의 생각을 비꼬는 데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여성차별이 경제에도 투영됐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한편으로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기본적인 경제관념에서 생긴 현상이라는 견해가 등장하기도 했다.   




“경제관념에서 핑크 택스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어” 

근래 여성용이 아닌 남성용 제품을 쓰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같은 제품이더라도 여성용보다 남성용 상품이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고 한다. 해당 여성들이 말한 제품에는 면도기, 니플 밴드, 속옷 등 매우 다양하다. 지난 2016년 뉴욕시 소비자보호국(DCA)은 온·오프라인 소매점 24곳에서 판매하는 800여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여성용이 비싼 제품은 42%였던 반면에 남성용이 비싼 제품은 단 18%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 패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핑크 택스는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그는 “핑크 택스를 성관점에서 봐라보면 엄연히 차별일 수 있다. 그러나 경제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핑크 택스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기본적으로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고, 패션업계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의 소비량이 높은 편이다. 기업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소비량이 높은 데에 더 높은 가격을 측정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처사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대전에 사는 직장인 오민형(28)씨도 “핑크 택스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본 적 없다. 다만, 같은 제품을 여성용과 남성용으로 나뉘었다면 기능적인 면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김도윤 기자

 

 

“핑크 택스, 잘못된 인식이 불러온 엄연한 차별”
 

이와 달리 블로그마켓을 운영하는 이지영(28)씨는 “단순히 여성들의 지출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핑크 택스가 나타난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자신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남성들은 고려하지 않은 채 여성들의 심리를 기업 마케팅으로 악용해 나타난 현상이 핑크 택스라고 여긴다”며 핑크 택스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한국일보에 핑크 택스를 제품을 비교 설명한 바 있는 고금숙 여성환경연대 팀장에 따르면 핑크 택스가 등장한 원인에는 두 가지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고 팀장은 “우선, 대한민국 기혼 여성 대부분이 살림을 담당하기에 남성보다 생활용품 소비가 더 높습니다. 이에 기업에서는 여성을 소비의 주체로 여기고 더 많은 돈을 쓰게끔 유도합니다. 그리고 다른 요인은 바로 남성용 제품을 보편적이라고 인식하는 점입니다. 이는 남성용 제품이 기준이 되는 것으로써, 여성의 지위는 남성과 동등하지 않다는 전근대적 사고방식이 경제에 그대로 적용된 것이고 본다. 실제 제품 광고의 경우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하기보다는 ‘여성’이라는 성에 씌여진 ‘여성성’을 떠받치기 위해 부가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1세기에도 여전한 여성 차별 논쟁

여성차별인지 아닌지 의견이 분분한 핑크 택스와 달리 지난해 영국에서 논란이 된 ‘탐폰세’에 대해서는 경제 내에 존재하는 엄연한 여성차별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당시 영국은 여성용품인 탐폰을 사치품으로 규정, 이를 단행했다. 그러자 영국 여성들은 탐폰은 사치품이 아니라며 시위해 정부 입장에 강하게 반박했다. 관련 기관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실제 많은 나라에서는 생리대가 사치품으로 분류돼 5% 이상 부가세가 붙는다고 한다.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과거 잉그리드 닐슨과의 인터뷰에서 “왜 여성용품에 세금을 부과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생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들이 법을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당시 진행자였던 닐슨 역시 “생리하는 여성들은 아무도 그게 사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차별이라고 질타를 받은 탐폰세와 비교하자면 핑크 택스 현상은 단순히 경제시장 논리에서 비롯된 하나의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경제 시장 역시 사회현상에 따라 생겨난다. 즉, 사회에 잔존하는 전근대적 사고가 경제 시장논리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리란 확언할 수는 없기에 핑크 택스를 둘러싼 여러 관점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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