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실리콘밸리가 가진 양날의 검
꿈의 무대, 실리콘밸리가 가진 양날의 검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7.11.02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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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꿈의 무대, 실리콘밸리가 가진 양날의 검

7만 백만장자와 7천 노숙자가 동숙하는 실리콘밸리

 

 

  

첨단 기술의 성지, 실리콘밸리. 이 지역은 전 세계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 너도나도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사업의 성패는 중요하지 않다.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하나의 학습 기회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가 ‘도전과 열정’의 무대라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도전과 열정의 무대에도 문제점은 존재한다. 주택 문제, 소득 격차 문제, 노숙자 문제로 실리콘밸리가 ‘승자밖에 살 수 없는 도시’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이는 현재 한국 사회가 가진 문제점과 유사하다.

 

 



 

도전과 열정, 꿈의 무대 실리콘 밸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만을 둘러싼 샌프란시스코반도 초입에 위치하는 샌타클래라 일대의 첨단기술 연구단지. 이곳은 바로 ‘도전과 열정’의 무대라 불리는 실리콘밸리다. 실리콘밸리는 12월부터 3월까지를 제외하고는 연중 비가 내리지 않아 전자산업에 가장 이상적인, 습기가 없는 천연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한, 가까운 곳에 스탠퍼드대학, 버클리대학, 샌타클래라대학 등 명문대학이 있어 우수한 인력확보도 쉬운 편이다. 실리콘밸리에서 급성장한 대표적 기업으로는 페어차일드, 인텔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이 있다. 국내 기업은 1983년 현대 2전자를 비롯해 삼성, LG 등 전자회사가 진출해있으며, 한국인 운영의 군소 관련 업체만도 20여 개가 된다.

 
실리콘밸리는 지난해 미국 구직 기회가 32% 감소한 데 비해 반대로 10% 증가했다. 이곳에 위치한 페이스북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경우 10주 근무에 2만 달러, 한화로 약 2,250만 원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실리콘밸리는 꿈의 무대로 불리기도 한다.

  

꿈의 무대가 가진 치명적인 약점


꿈의 무대라 불리는 실리콘밸리도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사회 문제로 시름 하고 있다. 우선 실리콘밸리는 빈부 격차가 심한 편이다. 이곳의 주민 열 명 중 세 명은 공적 지원에 의존해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비영리기관 오픈 임팩트가 2016년 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 사는 억만장자, 백만장자의 수는 7만 7,000명에 달했다. 반면, 주민 약 30%는 매일 식사도 제대로 못 하면서 공적이나 사적인 생활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부격차가 심한 만큼, 노숙자 수도 상당하다. 스탠퍼드대학교가 있는 팰로앨토와 구글 본사가 있는 마운틴뷰가 속한 샌타클래라 카운티의 조사에 의하면, 2017년 1월 현재 카운티 내 노숙자 인구는 7,394명으로 지난해 조사 때보다 12.8%(838명)가량 증가했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노숙자 중에는 25세 이하 청년과 청소년, 어린이의 비율이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한 편이다.

 
실리콘밸리에 노숙자가 증가한 이유에는 주택 문제의 영향이 컸다. 이곳의 부동산 가격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7년 들어 평균 주택 가격은 100만 달러(11억 3,000만 원)를 돌파했다. 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멘로파크가 속한 샌 마테오 카운티의 경우에는 주택 평균 가격이 138만 5,000만 달러(15억 6,532만 원)으로 조사됐다. 더 큰 문제는 이 가격이 평균 가격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택 매매 표시판에는 300만 ~ 500만 달러(33억 9,060만 ~ 56억 5,100만 원)의 가격이 쓰여 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에는 원룸 아파트의 월 임대료가 4,000달러(452만 원)를 넘는 일도 많아 평범한 중산층이 느끼는 압박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문제점 그대로 가져온 한국


문제는 실리콘밸리가 가진 문제점이 한국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한국판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는 이미 IT 기업 직원들이 거주하기 힘들 정도로 집값이 상승했다. KB주택가격동향 기준으로 2016년 8월부터 2017년 8월까지 판교가 속한 분당구는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5.62%였다. 이는 전국상승률(1.75%)보다 3배 높은 숫자이며, 강남 3구인 서초구(5.71%), 강남구(5.68%), 송파구(5.34%)와 어깨를 견주는 수치다. 따라서 판교에서 근무하는 대다수 직장인은 판교 인근인 광교, 수지 등에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다. 

 
실리콘밸리나 판교 지역은 고급 주택지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곳은 사회적 문제를 기술로 개선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얻은 지역이다. 따라서 실리콘밸리의 방식대로라면 지금쯤 기술의 힘에 의해 더 나은 미래를 살고 있어야 한다. 현재 실리콘밸리가 겪는 상황이 아이러니할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첨단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따라서 한국도 판교뿐 아니라 고양시에도 ‘통일 한국 실리콘밸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실리콘밸리가 겪는 어려움을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다면 실리콘밸리와 판교 지역이 겪는 어려움보다 더 큰 어려움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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