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회 청년층 정신건강 ‘적신호’
디지털 사회 청년층 정신건강 ‘적신호’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7.10.02 0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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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디지털 사회 청년층 정신건강 ‘적신호’

 


올바른 사용 습관 위한 선제적 대처 필요성 제기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물건을 전 세대에 걸쳐 물어본 결과, 10대와 20대의 약 70%가 ‘스마트폰’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애플의 아이폰 탄생과 함께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지 딱 10년 만에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영향력 있는 존재가 됐다. 이와 함께 그동안 사람들이 간과하던 폐해에 대한 지적도 점차 공론화 되고 있다. 특히 온전히 스마트폰과 함께 유년 시절을 보낸 청년층의 정신건강이 눈에 띄게 악화된 것으로 밝혀져 주의가 요구된다.


물리적 위험 대신 우울증에 노출된 아이젠 세대 

사춘기를 온전히 스마트폰 보급 이후에 보낸 첫 세대를 이른바 ‘아이젠(Internet Generation)’이라고 한다.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1994년부터 2012년 사이에 태어나 스마트폰과 함께 사춘기를 보낸 연령층이 이에 포함되며, 1982년에서 세기말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Millennials)’ 세대에서 착안해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라 지칭하기도 한다. 이들 아이젠 세대는 자살 충동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안고 살아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나는 왜 나를 사랑하는가’라는 저서로 한국에 알려진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 심리학과 진 트웬지 교수는 스마트폰 세대를 연구해 최근 ‘아이젠’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트웬지 교수는 책을 통해 아이젠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대면 접촉이 적어 물리적 위험성에 노출될 확률은 적지만, 우울증이나 수면 장애 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잦은 SNS 사용으로 실제 인간관계에서는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아 심리적으로는 취약하다는 것이다. 실제 10대의 자살 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것도 스마트폰이 크게 유행한 2011년 무렵부터다. 특히 하루 3시간 이상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10대의 자살 위험률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35%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성준 문화평론가는 “사람들이 바깥 활동보다는 고립된 활동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다른 사람의 활동 모습을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바라보는 것에 익숙함을 느낀다면 본인도 모르게 위험에 노출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이 야기하는 노동력 상실

아이젠 세대의 등장이 부르는 또 하나의 우려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이들이 점차 노동력에 편입되는 시기가 다가왔다는 점이다. 트웬지 교수는 청소년기에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독립에 대한 갈구가 아이젠에게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는 “아이젠들은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스스로 번 돈을 관리하는 경향이 적다”면서 “1970년대 말에는 전체 고등학생의 77%가 학기 중에도 일을 해서 돈을 벌었지만, 2010년 중반에 이 수치는 55%로 낮아진다. 특히 2000년대 말 경기침체 때 이런 추세가 가속화됐는데, 경기가 회복하면서 다시 아르바이트 자리는 많아졌지만 일하는 청소년들의 숫자는 다시 늘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동에 대한 의지가 떨어지면서 실질적인 업무 능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 주립대학에서 ‘ACR(Association for Consumer Research) 저널’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멀리 두고 업무에 임하는 사람들의 성과가 훨씬 큰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히 스마트폰 전원을 꺼서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두기만 하더라도 스마트폰이 주의 집중을 방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스마트폰의 ‘주의 집중 방해’가 커질수록 업무 생산성에 피해를 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건전한 디지털 환경은 가정에서부터 

이처럼 스마트폰의 등장은 청소년들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부터 노동과 정신 건강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모든 면을 뒤흔드는 수준에 이르렀다. 심지어 가족 관계까지 해체하는 결과를 부를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앞선 세대보다 훨씬 많지만 부모와의 심리적 거리는 더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구에서 만난 대학생 A씨는 “가족과 함께 있더라도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는 거의 없다”라며 “밖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통화를 하더라도 나누는 말은 한정적이며 가족에게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점차 심각해지는 문제로 인해 해외에서는 영유아의 스마트폰 노출을 막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24개월 미만 아기들에게 절대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말라고 경고했고, 대만은 이를 아동학대로 취급해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강력한 제재는 아직 스마트폰이 아기에게 주는 영향이 정확하게 연구되지 못한 상황에선 일단 노출을 막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경기대학교 교육대학원 유아교육과 문혜련 교수는 논문을 통해 “가정에서의 스마트폰 사용 환경이 유아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유아는 물론 부모가 올바른 스마트폰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내기 위해 ‘디지털 단식(Tech Breaks)’과 같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더불어 스마트 기기에 충분히 익숙한 아이젠 세대의 부모가 적절한 규율을 통해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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