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관광시장, 돌파구는 무엇?
얼어붙은 관광시장, 돌파구는 무엇?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7.10.02 0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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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얼어붙은 관광시장, 돌파구는 무엇?

 


관광 선진국 도약위해 마스터플랜 수립 절실 

 

 

 

 

사드 보복과 북핵 문제가 맞물리면서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세가 두드러져 7월 기준 지난해 보다 무려 70% 가까이 줄었다. 자연스레 올해 관광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는 열악한 국내 관광에 만족하지 못해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은 급증하고, 해외 관광객을 어렵게 유치해도 돈을 쓰게 할 곳이 부족한 ‘관광 코리아’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라 할 수 있다.


재방문율 떨어지는 한국 여행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된 이탈리아 북부 작은 도시 베로나,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 ‘슬램덩크’의 만화 속 장면이 담긴 일본 가마쿠라 등은 고유의 스토리가 담겨 해마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한다. 또한 많은 관광 선진국들은 도시를 대표하는 공연을 통해 방문 동기를 창출해내기도 한다. 하지만 빈약한 한국의 스토리 관광과 획일화 된 상품은 많은 외국 관광객들로 하여금 ‘한국은 쇼핑 외에는 특별히 할 게 없어 두 번 갈 곳은 아닌 나라’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16년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724만 1,823명이었다. 이 중 재방문율은 38.6%에 그쳐 이웃나라인 일본의 61.6%와 현저한 차이가 났다. 더불어 외국인 관광객이 방한기간 중 주로 참여하는 활동 중 가장 많은 것은 ‘쇼핑(75.7%)’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연경관 감상’이나 ‘고궁·역사유적지 방문’ 등의 활동을 했다는 관광객 수는 각각 28.6%, 25.0%로 전년보다 오히려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쇼핑이나 음식이 우리나라 관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은 제대로 된 관광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며 이는 그동안 누차 지적돼온 고질적인 문제다. 김철원 경희대 관광학과 교수는 “관광객 유치 후 면세점 쇼핑만 시키는 저가 관광 코스가 가장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관광객 불만과 혼란 부르는 여행 코스

획일화 된 콘텐츠는 한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원인이 된다. 몇 년 전 일본인 친구를 국내로 초대해 명동과 신촌 일대에서 여행을 즐긴 적이 있다는 직장인 A씨는 얼굴이 화끈거린 기억이 있다고 토로했다. 대구에 거주하는 그는 “역동적인 한국의 참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관광 메카로 불리는 서울 지역을 찾았는데 쇼핑하는 중국인만 구경했다”며 “쇼핑 말고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고 아쉬워했다. 실제 기자가 찾은 명동 유네스코길 인근에는 화장품 가게가 수없이 포진하고 있었다. 길을 돌면 같은 화장품 브랜드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처럼 관광객들 사이에선 명동은 대놓고 쇼핑만 하는 곳이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족한 여행 상품은 부실한 콘텐츠로도 이어진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정부가 외국어 메뉴 표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엉터리 외국어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2015년 한국관광공사가 서울 및 경기 지역 한식당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음식점 3곳 중 1곳의 외국어 표기가 잘못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용어 외국어 용례사전’을 통해 표준화된 표기법을 제공하고 있지만 홍보 부족으로 잘 쓰이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변화하는 트렌드 속 새로운 활로 모색

쇼핑이 아닌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싶은 외국인들은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나서고 있다. 이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공연관광’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조사에 의하면 공연 관람을 목적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은 2012년 162만 명에서 지난해 257만 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원종원 교수는 “공연관광이라는 틀에 갇혀 있지 않고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뮤지컬 등 다양한 시도와 실험으로 해외 관객 유치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도 보다 경쟁력 있는 공연관광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공공 자금 투여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다변화도 도모하는 중이다. 동남아 국가 국민들의 한국 방문 편의를 높이고 ‘무슬림 프렌들리 코리아(Muslim Friendly Korea)’ 사업과 같이 중동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관광업계에서도 이러한 시장 다변화 노력에 화답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과 같은 특정 국가에 집중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한한령(限韓令) 여파로 당장 중국 시장을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평창올림픽 개최를 위해서 관광공사를 비롯해 정부와 업계, 학계가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관광 콘텐츠의 매력을 강화하는 다양한 정책과 체계적인 지원 속에 외부 변수에 휘둘리지 않는 건강한 관광 업계의 자생력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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