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소통’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
‘혁신’과 ‘소통’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2.08.08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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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구름 뚫고, 흑룡의 해 비상하려는 자구책
[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The Leaders(2) & CEO] 대한민국의 정치·경제를 이끄는 사람들


국내 주요 기업들과 정계 인사들의 리더십이 변하고 있다. 최고경영자들은 앞 다퉈 '소통'을 주요 화두로 제시하며, 직원과 소비자를 향해 마음을 문을 열어 두었다. 이에 맞춰 회사들도 블로그, 트위터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바짝 다가서며 쌍방향 소통에 나서고 있는 상황. 정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2030세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거나 직접 거리로 나서는 등 혁신과 소통 없이는 리더십을 언급할 수 없게 됐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안철수 원장 ‘융합 리더십’
안철수 원장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좋아하는 유명 인사가 됐다. 정치의 흐름을 바꿔 놓는 불씨가 된 것이다. ‘안철수 열풍’이 불면서 민주당은 민주통합당으로, 한나라당은 마침내 박근혜 전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세워 전면적인 당 쇄신을 천명하고 나섰다. ‘안철수 열풍’은 컴퓨터 세대인 젊은이들과 함께 한다. 아무도 하지 않았던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고, 자신이 세운 기업에서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조건 없이 많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행동에서 도전 정신과 창의성, 청렴함을 배우고 느끼면서 열광하고 있다.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젊은이들의 멘토로서 또렷한 이미지가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소통’의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 원장 역시 세상 속에서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고, 좌충우돌 어려움과 부딪혔다. 그런 와중에 얻은 깨달음과 교훈이 생각과 행동과 운명을 바꿔 놓았다. 수직적으로 살아온 삶이 전부가 아니며, 수평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더 강조돼야 함을 알게 됐다. 그는 한국의 기업 문화와 애플을 비교하면서 “세상은 두 눈으로 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아이팟이나 아이폰은 단순한 기술 혁신의 산물이 아니라 디자인과의 융합으로 일궈낸 ‘창조물’이란 것이다. 말콤 그래드웰이 경영학에 심리학과 사회학을 접목해 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것처럼 기술과 기술, 기술과 문화의 융합이 필요한 시대임을 가르친다. 더불어 융합은 소통이 선결 조건임을 강조한다. 아무리 뛰어난 전문성을 지녔어도 상대가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라면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시골의사 박경철과 함께 하는 ‘청춘 콘서트’에서, 대학 강단에서, 크고 작은 강연회에서 새로운 시대의 리더십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거창한 이론이나 담론이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가치가 소중함을 인정하면서 수평적 네트워크를 넓혀가는 세상이 왔다고 말하며 ‘리더의 조건’을 젊은이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다리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진정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라고 말하는 안 원장을 통해 대한민국이 바뀌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소통 리더십’
박원순 서울시장의 소통 방식이 화제다. 박 시장은 취임 이후 5급 이하 공무원들과 대화를 마련하는 등 ‘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박 시장은 오 전 시장과 달리 과장(4급)은 물론 팀장(5급)급 공무원까지 불러 보고를 받는 등 오세훈 전 시장 때는 상상도 못할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박 시장은 과장들과도 눈을 맞추며 대화식으로 보고를 받는 소탈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과거 오 전 시장은 모든 사안을 국장급(3급) 이상 간부에게 보고를 받았다. 과장들은 시장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것이 거의 차단됐다. 특히 국장들이 과장급 이하 직원들을 골라 쓰도록 하는 드래프트제를 도입, 국장급 이상 간부들의 권위가 막강했다. 이런 박 시장 행보는 국장급 간부 위주의 권위적인 소통방식을 바꾸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국장급 이상 간부들에게만 의지할 경우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지 못해 잘못된 의사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박 시장은 직원들과 격의 없이 메신저를 주고받기도 해 국장급 간부들이 이를 따라잡느라 애를 먹게 됐다. 서울시 한 팀장급 공무원은 “과거에는 국장급 위상이 거의 절대적이었는데 박 시장 취임 이후 이런 관행이 바뀌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과장급 이하 공무원들은 상대적으로 크게 환영하고 있고 분위기가 한결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시 안팎에서는 박 시장의 이런 리더십으로 인해 서울시 분위기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뚝심 리더십′
지난 2011년 ‘현대자동차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대자동차의 활약은 눈부셨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본산인 미국에서 시장점유율 5%를 넘어선 데다 중국·유럽에서도 펄펄 날고 있다. 현대차의 약진은 그룹 차원에서 실시해 온 품질 최우선 경영의 결실이기도 하다. 지난 10년 동안 “품질을 잃는다면 모든 것을 잃는다”며 품질 경영을 강력하게 밀어붙인 ‘정몽구 리더십’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리더십은 흔히 ‘뚝심 리더십’이라고 불린다. 한 번 결정하면 끝까지 밀어붙인다는 것이다. 품질 경영도 마찬가지다. 1999년 취임 이후 특유의 품질 최우선 경영을 도입하면서 지금까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1999년 미국 시장에서 ‘10년 10만 마일 워런티’를 내세운 것도 정 회장의 ‘뚝심 경영’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미친 짓’이라고 비웃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예측 불허 럭비공에 비유되는 ‘정몽구식 수시 인사’도 재계에 확산될 조짐이다. 정 회장은 2008년 이후 최근까지 최고위급 임원에 대해 20여 차례가 넘는 인사를 감행했다. 사장이나 부회장이 불과 몇 개월 만에 승진하거나, 반대로 고문으로 물러나는 경우도 있었다. 과거에는 그의 인사 스타일에 대해 “종잡을 수 없다”는 비판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다른 평가도 나오고 있다. 경쟁이 극심한 상황에서 실적이 좋아졌고 조직문화를 이끄는 리더십이 재계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펀(fun) 경영’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다양한 복지혜택과 이벤트를 통해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들어나가고 일구고 있다. 대한항공이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 서비스가 가능했던 비결도 바로 이 같은 펀 경영(Fun) 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행복한 가정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 서비스가 나온다’는 믿음 아래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항항공은 하계 성수기 기간 동안 휴가와 휴일을 잊은 채 고객서비스에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을 위해 여름수박파티를 여는가 하면, 점심시간에 맞춰 직원들이 평소 숨겨왔던 끼를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칼맨(KALMAN) 사내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고, 직원 현장 에피소드 공모전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다. 또한 임직원과 가족이 직접 참여하는 한마음 걷기 대회, 직원 자녀 초청 견학행사, 사랑의 집짓기 활동 등도 마련해 부모와 배우자가 일하고 있는 직장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이 펀(Fun)경영을 펼쳐가는 것은 직원들의 창의력과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며 “신명나는 직장생활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명품항공의 이미지를 높인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진그룹은 조 회장이 직접 찍은 사진을 대한항공 CF로 방영하고 있다. 평소 조 회장은 프로급 사진 실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우리나라 명소를 여행하면서 틈틈이 촬영한 사진을 우리나라를 주제로 한 취항지 광고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에 사용한 것이다. 제 1편 ‘조양호님의 자랑’에 등장하는 사진은 북한산 정상 바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앵글을 조 회장이 촬영했다. ‘항상 변화하며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더 나은 미래를’이란 글과 함께 등장한다. 이 글귀 역시 조 회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변화와 혁신을 중시하는 미래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변화의 리더십’
“변화, 혁신, 파격.”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을 설명하는 단어다. “누구보다 빠르게 변화의 흐름을 읽고 치밀한 전략을 통해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줄 아는 경영자”라는 풀이다. 이 때문에 어 회장의 리더십은 ‘변화의 리더십’이라고 많이 불린다. 특히 언론의 관심을 두려워하지 않고 얼굴을 자주 드러내며 본인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때는 반드시 관철시키는 추진력도 유명하다. 어 회장은 KB금융과 국민은행의 크고 작은 행사를 가리지 않고 시간만 허락하면 참여했다. 이 행보는 그가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네트워크 확보와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전략이 깔려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다양한 분야의 변화 흐름을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이런 행동 때문에 아이디어맨이란 별명이 붙었고, 젊은 KB를 대표하는 랩경영대회, 락스타 등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직설적으로 말하는 그의 화법 때문에 흔히 독단적일 것이라는 오해를 받지만 어 회장은 학자 출신답게 직원들과 토론하고 이야기 하는 것을 즐겨한다. 어떤 일을 진행하기까지 직원들에게 설명하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서로 하여금 회의하는 동안 임원들의 발언 횟수를 적게 했다는 일화는 회장과 토론하고 소통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임원들을 위한 궁여지책 중의 하나였다. 최종 결정은 CEO가 하지만 그 과정까지는 최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이야기다. 어 회장은 “고려대 총장보다 금융회사 회장이 더 힘들다”는 말을 한다. 고대 총장 때는 어떤 의견을 내면 교수들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내는데 금융회사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의 결정대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더 많이 긴장하고 책임감을 갖게 된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카카오톡 김범수 의장 ‘사고의 전환’
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개발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국내 IT업계를 이끌고 있는 산 증인이다. 1998년 벤처기업 한게임으로 시작해 2004년 대한민국 1위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대표까지 역임했던 그는 2010년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와 걸어온 길이 맞닿아 있어 ‘한국의 스티브 잡스’로도 불린다. 김 의장이 카카오톡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스마트폰 시대에 발맞춰 적절한 타이밍에 시장에 진입했다는 데 있다. 2009년 미국에서 아이폰이 출시되는 것을 보고 모바일 메신저에 주목했고 그의 선택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시대 흐름을 꿰뚫는 혜안이 탁월했다는 방증이다. 
김 의장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기 위한 ‘사고의 전환’을 강조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성에서 벗어나기 힘들지만 다른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봐야 이해하는 폭도 넓어지고 열린 사고를 갖게 되며 결국 이를 습관화하면 자신만의 경쟁력이 된다는 이야기다. 김 의장은 올해 카카오톡의 글로벌 시장 확대와 함께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며 ‘제 3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의장이 그동안 관심을 갖고 진행해왔던 모바일 사업이 아닌 전혀 새로운 시각의 신사업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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