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선진화를 위한 도약, KBO의 선택은?
야구 선진화를 위한 도약, KBO의 선택은?
  • 류성호 기자
  • 승인 2012.07.25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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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발전의 발판이 될, 절실한 10구단 창단
[이슈메이커=류성호 기자]

 

800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 야구계의 초미의 관심사는 10구단의 창단이다. 그러나 최근 KBO의 10구단 유보결정에 따라 야구계의 반발도 크다. 즉 프로야구 중단의 위기까지 야기하고 있는 KBO의 유보결정은 프로야구의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는 현실이다.

 

구단들의 반대에 부딪힌 10구단 창단

2013년 NC다이노스가 한국 프로야구 9번째 구단으로 진입이 확정된 가운데, 2012년 6월 25일 수원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10구단 유치 의향서를 제출했다. 2012년 8월 전라북도도 유치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그 후 1년간 진척이 없었던 논의는 KBO이사회에서 NC다이노스의 1군 진입과 10구단 창단 승인이 다시 안건으로 올라오며 활기를 찾는 듯 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올해 6월 19일 10구단 창단 결정을 잠정 유보했고 이를 둘러싼 갈등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기존의 구단들은 10구단을 운영할 만큼 조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유로 10구단 창설을 반대했다. 롯데 자이언츠 장병수 사장은 “우리 프로야구는 아직 여러 면에서 한참 멀었다. 10년 뒤에 논의해도 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취했다. 다른 구단들의 반대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직까지 3만 관중도 수용하지 못하는 열악한 구장 인프라 문제와 초․중․고 야구의 비활성화로 인한 선수수급 문제를 들어 10구단 창설을 반대하고 나섰다. 현재 전국에는 53개 고교 야구팀이 있지만 9개 구단의 선수 지원에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프로에 진출하는 고교 선수들은 1군 주전 선수로 자리 잡지 못하고 기본기와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수년간 2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KBO의 설명이다. 여기에 구단별 2명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중이지만 최정상급 선수를 영입하는데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KBO는 우선 고교야구팀의 증가, 신인 지명제도 보완 등을 통해 아마야구 저변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스포츠 토토 수익금과 KBO수입금 일부, 제 9구단 NC다이노스의 야구발전 기금, 포스트시즌 수익금 일부를 활용해 ‘Baseball Tomorrow 펀드’를 조성하고, 향후 10년간 고교 20개 팀, 중학교 30개 팀 창단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10구단 창설을 추진했던 수원과 전북은 KBO의 결정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원시 박흥식 문화교육국장은 “일부 구단들이 야구팬들의 기대를 무시하고 경기력 저하 등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유보결정을 내린데 대해 유감을 넘어 분통이 터진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야구발전을 저해하는 결정, 거센 반대 목소리

KBO의 결정에 팬들의 우려석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종원(26)씨는 “10구단을 반대하려면 9구단 창단에도 반대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선수양성의 질을 높이려면 더 많은 구단이 창설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KBO의 결정에 불만 섞인 비난을 했다. 프로야구 팬들의 입장을 뒷받침하듯 야구 전문가들도 KBO의 결정에 반박을 하고 나섰다. KBS의 이용철 해설가는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해 600만 관중을 넘어 800만을 바라보고 있다”며 “한국 야구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지금 10구단 창단으로 시너지 효과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단 10구단의 창단은 야구의 발전뿐만 아니라 9구단으로 운영될 향후 프로야구의 우려도 포함되어 있다. 9개 구단 홀수 체제로 리그가 운영될 경우 쉬는 팀이 생기게 되며 팀별 리듬과 구단 간 균형이 깨져 야구 질적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10구단이 창단되면 60명의 선수가 직업을 가지게 되고 장기적으로 선수를 공급하는 유소년야구의 저변이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존의 리그를 뛰고 있는 선수들의 반발도 크다. 10구단 창단이 유보된 것에 대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다. 선수협은 '구단 이기주의'에 맞서 실력 행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KBO로부터 10구단 창단 일정과 준비를 위한 TF팀의 구성, 선정절차, 1군 진입 기간 등 계획에 대해 다시 논의 할 것을 전달받고 올스타전 보이콧을 철회했다. 이번 결정은 발표가 나기 직전까지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 OB의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도 성명서를 통해 선수협을 지지하며 KBO의 10구단 창단 약속의 이행을 촉구했다.

현재 프로야구 선수들의 90%이상이 10구단 창단에 찬성의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각 구단 코치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었다. 한 팀의 선수는 “프로야구의 발전을 생각해도 10구단 창단에 찬성한다”며 “우리 팀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라고 새로운 구단의 필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프로야구 ‘프로’에 맞지 않은 환경

140년 역사를 미국 지닌 메이저리그가 새 팀을 창단할 때의 철칙은 '짝수'다. 처음으로 양대 리그 운영이 결정된 1901년(16개 팀) 이후 총 14개 팀이 창단된 메이저리그는 작게는 2개, 많게는 4개 씩 팀을 늘려왔다. 60년 만에 새로운 팀이 창단된 1961년에는 워싱턴 세네터스(현 텍사스)와 애너하임(현 LA에인절스), 이듬해인 62년에는 뉴욕 메츠와 휴스턴이 새로 참가했다. 첫 캐나다 팀이 탄생한 69년에도 몬트리올(현 워싱턴 내셔널스)을 비롯한 4개 팀이 나란히 합류했다. 마지막으로 팀이 창단된 98년에도 탬파베이와 애리조나가 함께 리그에 합류했다. 메이저 리그의 경우 리그의 운영상 불가피 하다는 판단으로 짝수 체제를 유지했다. 일본의 경우 1950년 센트럴리그 8개 팀과 퍼시픽리그 7개 팀으로 총 15개의 팀으로 시작했지만 1958년부터 리그별로 6개 구단이 유지되어 왔다. 홀수 구단으로 리그가 진행되는 프로리그는 대한민국이 유일하게 됐다.

인프라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프로야구의 인프라는 프로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열악하다. WBC 야구대표팀 김성한 전 수석코치는 “지방구장의 노쇠화, 대전, 대구, 광주구장은 야구하기 어려운 구장이다”며 “지방구장의 현대화 시설이 먼저 필요하다”며 열악한 야구 인프라 개선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최대관객 수용구장인 LA다저스 스타디움을 포함한 4곳이 5만석 이상의 좌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3만석 이하의 구장은 찾아볼 수 없다. 일본도 5만석 이상이 2곳, 3만석 이하의 구장은 라쿠텐의 홈구장이 유일하다. 국내에서 관중 2만 5천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은 잠실과 사직, 문학구장 뿐이며 광주, 대구, 대전구장은 미국, 일본에 비해 수용규모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선수들을 위한 인프라도 문제가 많다. 원정 경기라도 할라치면 원정팀 라커룸이 없어 복도에서 유니폼을 갈아입는 것이 현실이다.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구단들의 입장과는 전혀 반대의 논리가 나오는 부분이다. 지난해 4월 16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대구구장은 오후 7시 28분을 즈음하여 정전사태가 일어났다. 정전사태는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사태로 1948년 지어진 대구구장은 그간 제대로 개·보수가 이뤄지지도 않았고, 2006년 안전진단서 E등급을 받는 등 경기에 지장과 관중들의 불편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열악한 구장 환경을 가지고 있다. 두산의 김현수 선수는 “국내 프로야구 시설은 미국 환경과 비교해 봤을 때, 많이 열악하다”며 “2회 WBC는 매우 추운날씨에 진행되었는데 메이저리그 구장 덕 아웃은 매우 따뜻하더라”라고 메이저리그 구장에 대한 부러움을 나타냈다. 미국의 경우 원정팀 라커룸에도 사우나가 있을 정도로 컨디션 관리하기가 용이하다.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 할수록 최상의 경기가 나오게 마련이다. 한국야구위원회 산하 야구발전위원회가 발표한 ‘국내 프로야구 주요 경기장 시설 및 환경 보고서’는 인프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라운드나 펜스의 경우 선수들은 잔디와 흙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잔디가 파인 곳도 많고, 흙도 고르지 않아 불규칙 바운드가 잦다. 롯데의 조성환 선수는 “미국이나 일본은 한국처럼 불규칙 바운드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며 불규칙 바운드가 경기의 질과 재미의 반감요소라고 언급했다.

 

기업논리를 떠나 스포츠 발전을 생각해야 할 때

대한민국의 프로스포츠는 오랫동안 수익사업이지 못했다. 야구단을 운영하는 대기업들에게는 그저 광고효과를 통한 그룹 이미지 상승의 효과만을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고, 현실적인 부분에서 그 효과를 거두었는지는 미지수다. KBO의 관계자는 “수익사업으로서의 야구단 운영이 이제는 가시권에 왔다”고 밝힌바 있으며, 기업들도 단지 홍보와 이미지 효과가 아닌 현실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았다. 프로야구는 지난겨울, 선수협 사태와 경기 조작 파문 등 어려운 시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2012년 시즌 정규리그에서 800만 관중 동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대다수다. 이와는 반대로 프로야구의 호황에 찬물을 끼얹는 KBO의 결정의 배경에는 의문점이 많다. KBO는 구성이 프로야구단 사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실질적 오너인 기업의 회장들은 야구팀과 선수들을 자신의 기업의 제품으로 보고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기업 회장실과 홍보실은 야구단이 이기면 기업이 잘한 것이고, 야구단이 지면 기업이 잘못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팬들이 열광하는 것은 선수들의 플레이지 그들이 달고 있는 기업의 이미지가 아니다. 기업의 논리에 휩싸여 중재자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KBO는 각 구단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파행을 막을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이다. 즉 선수협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주체로서의 지위를 상실한 것이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양원더스 김성근 감독은 “한국야구위원회 이사회에서 아마추어 저변이 약해서 10구단 창단이 어렵다고 하지만 그런 상황을 누가 만들었는지 반성해야 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기업을 운용할 때도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 아무리 큰 프로젝트라도 바로 포기를 하는 기업은 없다. 즉 스포츠를 기업 논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특정 기업이 야구 발전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영향력을 행사해 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속내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할 기업들이 지양해야 할 모습이다. 자신의 파이가 줄어드는 것이 두려워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기업의 제품을 대다수의 팬들은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다. 팀 운영의 파행도 예상되는데 내년부터 9구단 체제가 되면서 한국 프로야구는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KBO이사회는 “홀수 구단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월요일 경기와 중립지역 경기 편성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파행적인 리그 운영은 불가피하다. 5월 실행위원회에서 결정한 내년 시즌 팀당 경기는 128경기다. 올해 133경기에 비해 5경기가 줄어 기록적인 면에서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짝이 맞지 않아 4일을 쉬는 구단도 나온다. 또한 13일을 연속해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구단이 나올 수 있다. 팬들이 배제된 이번 결정에 상실감을 느낄 야구팬들과 한국야구의 발전을 위해 대화와 소통이 선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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