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방’으로 전 세계를 하나로 잇다
‘빈 방’으로 전 세계를 하나로 잇다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5.08.03 1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Cover Story] 에어비앤비 브라이언체스키(Brian Chesky) CEO


‘빈 방’으로 전 세계를 하나로 잇다

 창업 7년 만에 기업가치 28조원…공유경제의 산실 

 


미국의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Airbnb)’의 기업가치가 세계 최대 호텔체인 힐튼에 맞먹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에서부터 이 회사를 키웠지만 지금도 무주택자인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체스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6월27일, 약 1조 6802 억원 가량의 투자 유치작업을 마무리 지으면서 기업가치가 255억달러(약 28조원)까지 증가했다. 세계 1위 호텔체인 힐튼의 277억달러와 근소한 차이로 경쟁사 익스피디아의 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 세계 누적 여행객 1500만 명 돌파, 140만 개 숙박정보 제공


에어비앤비는 온라인상에서 일반인의 빈방과 여행객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주택 소유자는 빈방을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올려 여행객에게 돈을 받고 제공한다. 여행객은 돈을 내고 사이트에 등록된 모르는 사람 집의 남는 방에서 잠을 잔다. 세계 대표 여행지인 프랑스 파리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사람의 수는 2009년 여름 144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그 숫자는 무려 3600배 가까이 증가했고, 지난해 여름에는 51만 여명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숙박을 해결했다. 

 
에어비앤비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통 연결하는 ‘공유경제’의 대명사 격인 우버만큼 혁신적이었다. 여행객은 익숙한 호텔 숙박 시스템에서 벗어나 스마트폰 클릭 몇번으로 잠자리를 해결한다는 사실에 열광했다. 에어비앤비는 최근 몇 년 새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했다. 에어비앤비는 창업 7년 만에 전 세계 190여개국, 3만4000여개에 이르는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누적 여행객은 1500만명을 돌파했으며 등록된 숙박정보는 140만개에 육박한다. 

 
무엇보다 에어비앤비는 자본주의 심화로 인한 각종 폐해의 해결책 중 하나로 꼽히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와 ‘협력적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의 상징이다. 자원 절약, 환경 보호, 공동체와 풀뿌리 경제망의 복원. 사업의 핵심 경쟁력 또한 소셜 커넥션, 프로슈머(생산자이자 소비자), 오픈 소싱, 개인화, 위치정보, 전 지구적 시장과 지역밀착형 서비스의 결합 같은 시대적 트렌드와 밀착돼 있다. 혁신적 창업을 통해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바꾸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전범이다. 브라이언 체스키는 “미국에는 전동 드릴이 8000만 개가 있지만 평균 사용 시간은 13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전동 드릴을 소유할 필요가 있을까요”라고 말했다. 이러한 생각이 에어비앤비를 창립한 단초가 됐다. 체스키는 기존 시장과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푸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라고 말한다. 자신들은 ‘돈이 목적인 사람(mercenary)’이 아니라 일종의 ‘선교사(missionary)’라는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사이트와 앱을 통해 이뤄지는 예약 건당 수수료 3%와, 예약확정시마다 이용고객에게 6~12%의 서비스 수수료로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인 집주인이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본인 집을 등록하면 게스트가 돈을 지불하고 호스트 집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때 에어비앤비는 여행객과 집주인에게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PC와 모바일에서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이런 민박인터넷 예약 사이트가 숱하게 있지만 에어비앤비를 키운 힘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서비스를 연동했다는 점이다. 연동된 확장성이 기존 민박 온라인사이트와 차별화된 포인트다. WSJ는 “희망 여행지가 비슷한 회원들끼리 숙박 체험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데다 모바일과 선결제 시스템을 결합한 것이 폭발적 성장의 배경”이라고 전했다. 영국 등지의 성조차 민박시설로 일주일 등 기간으로 임대를 놓는 에어비앤비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도 또 다른 인기 배경이다. 

 
에어비앤비는 올해 매출 전망치를 9억달러로 제시했다. 오는 2020년에는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3년 매출이 2억5000만달러였다는 점에서 놀라운 성장세다. 일각에서는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받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투자자들에 의해 정해지는데, 돈이 많은 투자자들은 저렴한 서비스인 에어비앤비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체스키는 에어비앤비를 100년 갈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실적이나 제품 출시 등의 당장의 수익보다는 핵심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0월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실적 압박을 느낄 때도 있고, 제품 출시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문화와 비교할 때 이런 일들은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하지만 기업문화는 영원합니다”라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싸구려 매트리스 3개와 시리얼로 시작해 성공의 길을 걷다


세계 최대의 숙박시설 공유업체로 떠오른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체스키는 참 독특한 인물이다.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소재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출신인 그는 애초 산업디자이너가 되는 게 꿈이었다. 그러나 지금 매리엇 호텔의 시가총액보다 큰 규모의 에어비앤비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07년, 체스키는 무작정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그곳에는 대학 동창이자 당시 백수(무직)이던 친구 조 게비아가 살았는데, 체스키는 게비아의 아파트에 머물며 디자인 관련 회사를 창업할 계획이었다. 계획은 좋았지만 문제는 예산이었다. 당시 체스키의 전 재산은 1000달러였는데 지불해야 할 월세가 이보다 많았다. 그 때 떠오른 생각이 바로 자신처럼 가난한 디자이너들에게 저렴하게 방을 빌려줘 월세를 벌자는 것이었다. 체스키는 2주 후에 있을 미국 산업디자인 협회 콘퍼런스에 참석할 디자이너들이 샌프란시스코의 비싼 숙박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고작 30분 정도 걸려 직접 홍보사이트를 만들고 지인들에게 안내 메일을 보내고 나니 세 명의 첫 여행객을 모집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당시 두 친구는 침대 매트리스 3개를 구해 거실의 숙소를 빌려주는 임대업을 시작했고 어느정도 성공을 거뒀다. 이것이 바로 에어매트리스(숙박)와 아침식사(Air Bed and Breakfast)의 결합을 의미하는 에어비앤비(Airbnb)의 효시다.  

 
이후 두 창업자는 미국, 특히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서 세계적인 중요한 행사들이 가장 많이 열리는 곳이라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기술쪽을 담당할 하버드 출신의 나탄 블레챠지크(Nathan Blecharczyk)를 공동 창업자로 영입한다. 하지만 성공가도를 달릴 줄 알았던 사업은 행사 때 반짝 몰렸던 사람들이 빠져 나가면서 서비스 이용률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던 상황이 지속됐다. 이후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개발자를 채용해 앱을 개발하고, 사업 모델을 더욱 가다듬어 투자자들을 찾았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저렴한 호스텔을 두고 굳이 위험한 남의 집에서 숙박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였다. 

 
한편, 체스키는 2008년 미국 대선 즈음 운영비를 벌기 위해 당시 대선주자들과 관련된 시리얼을 지지자들에게 파는 기발한 시도를 하게 된다. 민주당 후보였던 오바마 대통령은 오바마 오(Obama O’s)로, 공화당 후보였던 맥케인 위원은 캡틴 맥케인(Cap’n McCains)으로 각각 익살스런 얼굴이 그려진 시리얼을 500개씩 만들었다. 선거 당시 이 재미난 시리얼이 CNN뉴스에서까지 소개되다보니, 순식간에 팔리게 됐다. 마트에서 사온 평범한 4달러짜리 시리얼을 포장지 디자인만 바꿔서 개당 40달러에 팔았으니, 장사 수완이 대단하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들은 2009년 폴 그래험이 이끄는 신생기업 인큐베이터인 와이컴비네이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체스키를 포함한 동업자들은 직접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예약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고객의 입장에서 사업을 대하고 문제점을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강점이 바로 디자이너로서 체스키의 능력과 직관이다. 체스키는 숙박업에 있어 숙소를 더욱 매력있게 담을 고화질 사진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뉴욕 진출을 앞두고 에어비앤비 참여 의사를 보인 집을 일일이 방문하고 직접 사진을 찍어서 올렸다. 시장의 반응이 나오기 시작하자 체스키는 본격적인 차별화 전략에 나선다. 그는 전 세계에 위치한 독특한 집들을 찾아 나섰고 집 주인이 나온 사진을 게재해 안전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이처럼 끊임없이 개선하려는 노력 끝에 에어비앤비의 기업 가치는 수직 상승했고, 브라이언 체스키 역시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로 성공할 수 있었다. 10평 남짓한 아파트 거실을 활용한 민박 비즈니스가 7년 만에 255억달러 가치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체스키의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경제지 포브스 기준으로 순자산가치가 19억달러(약 2조1000억원)에 달하는 억만장자지만, 여전히 자신이 소유한 집이 없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아파트를 예약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중이다. 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위해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으며 소비자들이 최고의 경험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서다. 체스키 CEO는 “에어비앤비의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내가 직접 경험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에어비앤비에 의존하면서 매일 밤 잠자리를 찾고 있다. 

 

 

 

 

공유경제가 만들어 낸 거품이라는 우려도


하지만 에어비앤비가 항상 세간의 찬사를 받는 것은 아니다.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의 쌍두마차 우버와 함께 공유경제가 만들어 낸 거품 혹은 기존 산업 생태계의 ‘파괴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브코의 샘 하마데시 CEO는 “실리콘밸리 모든 기업이 좁은 사모시장의 미친 돈을 유치하는 데 혈안이다”며 공적시장에서는 그만한 과대평가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에어비앤비는 대여비 소득에 대한 탈세, 서비스 부족, 세입자 추방, 법규 위반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고,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에 저가 주택 공급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본래 취지와 달리 일반인이 아닌 숙박전문업체들이 에어비앤비 숙박 사업을 하며 공실률이 크게 떨어져 주거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로 미국 뉴욕에서는 에어비앤비를 둘러싼 찬반 시위가 벌어졌고 파리에서는 벌금을 물 위기에 처했다. 

 
체스키는 에어비앤비에 관한 우려들을 뒤로한 채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전진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최근에 2016년 브라질 리우 하계 올림픽 공식 대안숙박 업체로 선정됐다. 에어비앤비는 리우 시내에만 2만개 이상 숙소가 등록돼 있다. 체스키는 “우리 사업은 단지 집을 빌려주는 게 아니라 전체 여정을 책임지는 것” 이라며 더이상 숙박 업체에 그치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에어비앤비는 이미 60달러에 방을 청소해주는 서비스를 열었고 우버처럼 여행객을 공항으로 데려다주는 서비스도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스키가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고 공유경제시대의 획기적인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321호 (여의도동, 대영빌딩)
  • 대표전화 : 02-782-8848 / 02-2276-1141
  • 팩스 : 02-2276-1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보승
  • 법인명 : 이슈메이커
  • 제호 : 이슈메이커
  • 간별 : 주간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1
  • 등록일 : 2011-07-07
  • 발행일 : 2011-09-27
  • 발행인 : 이종철
  • 편집인 : 이종철
  • 인쇄인 : 신진민
  • 이슈메이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이슈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dsoft.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