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이’처럼 살다 ‘장인’으로 죽을 것
‘쟁이’처럼 살다 ‘장인’으로 죽을 것
  • 김솔 기자
  • 승인 2017.08.02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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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솔 기자]


 

‘쟁이’처럼 살다 ‘장인’으로 죽을 것

모두가 행복해지는 ‘공간’에 대한 꿈



 

 

‘쟁이’는 명사 뒤에 붙어 ‘그것과 관련된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한편으로는 그런 사람을 낮잡아 이를 때 쓰이기도 해 사용 시 조심성을 요하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스로를 당당하게 ‘쟁이’라 칭하며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걸어온 조경설계 전문가가 있다. 대화 내내 눈을 반짝이며 자신의 신념에 대해 설파한 ㈜쟁이환경디자인의 김민중 소장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한결같이 걸어온 조경디자이너의 길 

김민중 소장이 이끄는 ㈜쟁이환경디자인(이하 쟁이환경디자인)은 조경설계와 환경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조경설계 사무소다. 2006년 분당에서 시작해 청주에 터를 잡은 지 어느덧 6년이 되어간다. 분당에 있던 설립 초기 5년간은 주로 LH 택지개발과 공동주택(아파트) 설계에 주력했고, 청주로 이전한 후에는 관공서 발주 용역이나 민간 개발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학교나 근린공원, 관공서, 산업단지에 이르기까지 충청북도 안 녹지의 대부분은 쟁이환경디자인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쟁이환경디자인의 업력은 우연한 기회에서 시작되었다. 김 소장이 청주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 석사과정까지 마친 후 입사한 조경설계 전문 회사에서 퇴사했을 당시였다. 김 소장의 당초 계획은 박사 학위 논문에 집중하고자 하는 것이었지만, 그의 전문성을 인정한 주변에서 끊임없이 설계 의뢰가 들어왔다. 이에 학창시절부터 진행했던 다수의 프로젝트와 5년간의 치열한 직장생활을 밑거름 삼아 본격적인 사업자 등록을 하게 된다. 김민중 소장은 “일찍부터 조경설계를 평생의 업으로 여겼기에, 회사 명칭에도 ‘쟁이처럼 살다가 장인으로 죽자’라는 신념과 포부를 담아냈고, 2006년 11월, 쟁이환경디자인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전문가로서 능력과 자존심을 지켜라” 

쟁이환경디자인은 올해로 11년차를 맞는다. 그간 수없이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숱한 변화가 있었지만 김민중 소장이 고민하는 내용은 항상 같았다. 조경가는 생각할 수 없지만, CEO는 생각해야 하는 매출과 성과에 대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잘 버텨왔고, 지금은 쟁이환경디자인을 찾아주는 사람들이 많으니 위안이 된다”며 웃어 보였다. 또한 “우리가 설계한 작품이 준공되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을 때 가장 큰 자부심을 느끼고, 힘들고 지칠 때 찾은 장소에서 사람들의 행복함을 보면서 위안을 삼기도 한다”는 김 소장은 지금도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면 10년 전에 설계한 화성 동탄신도시 센트럴파크를 찾아 힘을 얻곤 한다.
 
  또한 직원들의 연봉을 삭감이나 동결 없이 한결같이 증액해 왔다는 점 또한 김 소장의 큰 보람이다. 직장생활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그는 철야나 야근은 철저히 지양하고 있으며, 자유로운 휴가와 해외여행, 타 업체보다 높은 연봉 등을 확실히 보장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에는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2주간의 유럽여행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러한 선진화 된 조직문화는 쟁이환경디자인의 8명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도록 만들어 최상의 시너지를 내게 하고, 그 효과는 업계에서의 신뢰 구축, 전문성 확보로 나타났다. 이로써 조경설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다. 김민중 소장 역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그 대신 전문가로서 능력과 자존심은 꼭 지켜라”라는 말로 직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사랑과 봉사 정신으로 무장한 ‘공간의 마술사’

김민중 소장의 꿈은 소박하고도 따뜻하다. 첫째는 조경디자인 회사다운 예쁜 스튜디오(사옥)에서 즐겁게 일하는 것이며 둘째는 직원들이 각자의 가정을 꾸려 잘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사옥은 지금 짓고 있는 중으로 올해 안에 입주할 예정이고, 직원들도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고 있으니 이미 꿈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이와 더불어 회사는 작년부터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 ‘지상은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조경학과 88학번 ‘지상은’ 선배를 기리기 위해서다. 시한부 인생을 살았던 그는 막노동 일당을 손에 쥐고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고 술잔을 기울이며 인생을 마무리했다. 김 소장은 멀리서 바라본 그의 따뜻함을 후배들에게도 전하고 싶었다. 늦었지만 이 일을 시작함에 너무 행복하다는 그는 흔쾌히 동의해준 직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김민중 소장의 신념은 낭만적이면서 확고하다. 공공의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으로서 ‘나만의 작품’이 아닌 ‘모두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조경 분야에 처음 발을 내딛었을 때, 은사님께서 해주신 말이 있습니다. ‘조경을 평생의 업으로 여긴다면 이것만은 기억해라. 사랑과 봉사의 마음으로 조경 일을 해야 할 것이며, 이와 함께 정직하고 성실하기를 바란다’라고요. 25여 년 전 그 말씀이 조경에 대한 변치 않는 가치관이 되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위대한 조경가’보다 사람들을 웃음짓게 만드는 ‘공간의 마술사’이고 싶다는 쟁이환경디자인의 김민중 소장. ‘사랑과 봉사’라는 말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해진다는 그만큼 환경디자인에 적합한 인물이 있을까. 그가 디자인할 대한민국의 또 다른 공간이 진심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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