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야성’ 은행 시대 성큼 현실로
‘불야성’ 은행 시대 성큼 현실로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7.08.02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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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불야성’ 은행 시대 성큼 현실로

 


건전한 경쟁 통한 금융시장 선순환 기대

 

 

 

▲ⓒPixabay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지난 4월 3일 서비스를 시작한 뒤, 당초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흥행몰이를 지속하고 있다. 탄탄한 오프라인 영업망과 모바일 뱅킹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시중은행들도 케이뱅크의 영업성과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조만간 영업을 시작하는 2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출범이 이루어지고, 3호 인터넷 전문은행의 주인공이 구체화될 경우 은행산업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출범 두 달 만 목표 조기 달성하며 ‘쾌속 행보’

케이뱅크는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5년 만에 탄생한 새 은행이다. 창구 거래의 선호도가 점차 떨어지는 추세 속에 그동안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었고, 가장 먼저 케이뱅크가 지난해 말 본인가를 획득했다. 출범 두 달여 만에 수신액 5,200억 원, 여신액 4,800억 원으로 총 여·수신액이 1조원을 넘어서며 올해 목표를 조기 달성하며 광속 질주를 이어가는 중이다.
 

  케이뱅크가 초반 돌풍을 일으킨 배경으로는 ‘무점포’로 ‘24시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 등이 꼽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케이뱅크 가입 고객은 평일 업무시간 내 은행 창구 방문이 사실상 불가능한 직장인 등 30~40대가 69.9%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다른 시중은행(45.3%)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이다. 또한 가입자의 42%가 은행 업무시간이 끝난 뒤인 ‘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 사이에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별로도 수신 41.9%, 여신 40.0%가 은행 업무시간 외에 일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함께 “비대면 거래 강점을 통해 조직과 인력을 최소화하고, 절약한 비용으로 저금리대출과 고금리예금과 같이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전략도 고객 몰이에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기존 금융권에 ‘메기 효과’ 불러오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돌풍으로 시중 은행뿐만 아니라 저축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경쟁이 촉진되는 분위기다. 직접적 영향을 받는 은행권은 가격 경쟁력 강화부터 시작해 핀테크 역량 증대, 조직과 채널 정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속한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과 P2P 업계는 주로 중금리 대출 시장, 증권사는 비대면 거래 활성화 분야에서 자생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당초 예상을 넘어 출범 초기부터 금융시장 전반의 경쟁을 촉진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인터넷 전문은행은 단순한 금리 경쟁, 편의성을 넘어 핀테크와 연계한 인공지능 자산관리와 음성인식 뱅킹, 빅데이터 활용 신용평가 및 고객센터 등 ‘혁신적 서비스’도 선도해 나가는 모습이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업계는 향후 인터넷 은행의 업무범위 확대 등에 따라, 보험·여신전문금융회사 등 다른 업권까지 경쟁 압력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국내 두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4,200만명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메신저 사용자의 일부만 유입하더라도 케이뱅크에 이은 쌍끌이 흥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과제도 산적, 장기 성장성 우려 떨칠 필요 있어 

케이뱅크의 초반 공세가 거세지만 성공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자리를 잡기까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기존 은행과 의미 있는 경쟁 관계를 구축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규모를 키우는 것이 필수적이다. 실제 케이뱅크는 조기에 여·수신액 1조원을 초과하며 영업확장을 위한 자본금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케이뱅크가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증자를 하려 해도 국회서 논의 중인 은산분리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는 물론 정부 역시 이와 관련해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아직 향방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른바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서지용 교수는 “혁신 상품 개발능력을 핵심 역량으로 갖춘 인터넷 전문은행이야말로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이 지향해야 할 모습이다”며 “성공적인 인터넷 전문은행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선진국 사례의 시사점을 토대로 국내시장 여건에 부합한 한국형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러 우려 속에서도 케이뱅크는 연착륙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며 금융 업계에 선순환 구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중 은행은 이미 케이뱅크를 동반자이자 경쟁자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단순한 기술적인 차별화를 넘어 인터넷 전문은행이 4차 산업혁명 시대 금융시장의 패러다임을 뒤흔들 수 있을지 금융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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