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역행하는 지도자들
시대를 역행하는 지도자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17.08.01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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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지훈 기자]


 

위기에 처한 트럼프와 메이의 리더십


포퓰리즘에 감염된 주류 정치

▲ⓒWikipedia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화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강해졌다. 포퓰리즘 정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반세계화 주장은 점차 주요 국가 여당의 정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 주요 국가들은 과거 자유주의를 주장하며 경제적, 문화적 영역을 확장해왔으나, 세계 경제가 저성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자 자유주의에 역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위기를 맞이한 자유주의

미국 도널드 트럼프(Donaldo Trump) 대통령과 영국 테리사 메이(Theresa May) 총리는 자유주의의 선봉장을 자처해온 양국의 과거 지도자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온실가스의 감축을 위해 지난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기업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한편, 테리사 메이 총리는 영국이 유럽연합에 그 일원으로 참여하면서도 독자적인 통화권 특혜를 누렸던 역사를 뒤로 하고 유럽연합과의 브렉시트 협상을 더욱 빠르고 강력하게 추친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지도자들의 행보는 자국의 경제적 활로를 찾기 위해 선택한 결정이지만, 세계의 경제 및 국제 정치 전문자들 이번 사건들이 미국과 영국의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한다. 단순히 미국과 영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는 자국 내에서 지지도가 빠르게 깍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이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던 전 FBI 제임스 토미(James Comey) 국장을 해임하면서 탄핵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영국 메이 총리는 유럽연합과 신속한 결별하기 위해 총선을 실시했으나,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는 지지율 하락에 동력을 상실했음은 물론 자유주의 정책을 거슬로 올라갔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악수 제안과 메르켈 총리의 악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Wikipedia

 

 

 

보편화된 자유주의에 맞선 포퓰리즘의 성장

미국과 유럽의 보수정당은 자유무역협정과 유럽연합을 통해 그동안 자유주의적 시장경제를 확산하고 주도해왔다. 그 결과, 자본과 인적자원의 국가간 이동은 전보다 쉬워졌고 세계 경제는 긴밀해져 글로벌,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일생생활 속에서 체감될 정도로 가까워지기도 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해 세계 경제가 오랜 기간 주춤하자 각국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세계 경제가 호황일 때 넘쳐나는 경제적 수요를 자국민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외국인에게 노동시장을 개방했다. 이를 주장하기 위한 이념적 근거가 자유주의였다. 자유주의는 개인을 사회의 원자로 보고 국가를 그 독립적인 원자들이 모인 집합으로 본다. 개인의 자유와 노력, 개인 간의 경쟁을 공동체보다 중요하게 여겼다. 이러한 보수세력이 인권, 자유, 시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자유주의를 전파한 결과, 자유주의 이념은 중도 좌파와 중도 우파에게 모두 받아들여지는 보편적인 사상이 됐다고 평가받는다.
 

미국과 유럽에서 이런 자유주의의 풍조에 이상 신호가 들어온 건 2012년부터다. 2012년 그리스가 국가 부채 위기를 겪으며 유럽연합의 긴축요구를 받아 유럽연합을 탈퇴할 수 있다는 그렉시트(Grexit)가 그 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유럽연합에서의 탈퇴를 강령으로 하는 정당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정당들은 주로 이탈리아의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Beppe Grillo)가 창당한 오성운동, 극우 정치가 장 마리 르 펜(Jean-Marie Le Pen)의 딸인 마린 르 펜(Marine Le Pen)의 국민전선, 스페인의 포데모스와 같은 포퓰리즘 정당이었으나, 최근에는 기존의 중도우파 정당이 가세하고 있다. 

 

자구책이 아니라 지구책 마련에 힘써야

주요 국가가 자국의 경제적 활로를 찾기 위해 자유주의 노선에서 보호주의 노선으로 회귀하려는 와중에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는 다른 나라와 국민과 협력하는 노선을 주장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자국 내에서도 야당인 사회민주당, 녹색당과 협치를 유지하고 있고 그들의 정책을 수렴하여 국정에 반영해 총리 4선도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16년 IS의 확장으로 발생한 시리아 난민 사태가 일어났을 때도, 난민을 받아들이겠다는 결정을 하며 자국에서 비판을 받았으나 일정한 노선을 선택했다. 2016년 말, 유럽연합의 탈퇴여부를 묻는 영국의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후에도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을 지지하는 유럽의 지도자들과 연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유럽연합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경제와 정치에서 균형추를 잡고 있어야 할 주요 국가들이 자국보호정책은 세계 경제학자들의 우려를 받고 있다. 자구책을 주장하는 국가 지도자들의 지지도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협의를 주장하는 지도자의 지지는 굳건해지고 있는 이때 세계 지도자들의 각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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