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디자이너 이상봉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 윤순호 기자
  • 승인 2012.07.10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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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멋 패션에 접목시킨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슈메이커=윤순호 기자]

한국 패션디자이너들의 소통의 장 만든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 이상봉 패션디자이너의 작품이 세계의 패션무대를 놀라게 하고 있다.그는 정체돼 있지 않고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하려고 노력했기에 가능했을 것으로 사료된다. 지난 것을 비우고 새로운 것을 다시 채우는 일을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디자이너. 때문에 그의 지난 컬렉션들을 살펴보면 이 모든 것들이 이상봉이라는 한 사람의 패션 디자이너에게서 나온 것이라고는 도무지 믿겨지지 않을 정도이다. 그의 패션은 가장 원시적인 밑바닥의 감성에서부터 첨단적인 감각까지 모두 다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초대 회장이라는 중요한 직분을 맡게 되셨는데요.

“네. 많이 무겁네요. 디자이너의 역사가 50년이 넘었지만 이렇다 할 연합회조차 결성되지 않았어요. 디자이너연합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지만 잘 되지 않았죠. 디자이너들이 워낙에 개성들이 강하기 때문에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소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개별적 또는 소규모 단체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이 때마침,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연합회 출범을 추진하게 되었어요.

50년이 넘는 한국 디자인 역사상 이처럼 많은 디자이너들이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일 정도예요. 저는 이번에 연합회 초대 회장을 맡은 만큼 한국 디자인의 발전을 위해서 선후배 디자이너들의 가교 역할을 할 것입니다.

 

연합회장으로써 앞으로 역점두시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연합회 회원들간의 원할한 소통입니다. 저는 원래부터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해서 사람들을 만나거나, 선후배들을 잘 찾지도 않을 정도로 소통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 연합회 회장을 맡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아졌어요. 이를 통해 그동안 제 자신이 너무 사람들과 단절돼 살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사람들과 소통을 하다보니 저의 부족한 부분들도 채울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좋은 점들이 많이 있어요. 연합회 회원들에게 소통을 해야 된다고 말하기 전에, 제가 먼저 다가가 소통하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회원들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할 생각이에요. 디자이너는 사회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좋은 디자인은 그 시대와 함께 호흡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디자이너는 시대와 함께 호흡해야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서게 되신 계기가 있으셨나요?

“저는 처음부터 디자이너의 대한 꿈을 가졌거나,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지는 않았어요. 우연히 수선집 광고를 보게 됐어요. 내가 무슨 일을 하기 위해서는 생계적인 부분이 해결도어야 하잖아요. 그렇게 해서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저는 일단 제 스스로가 무엇을 선택하게 되면, 그것에만 집중을 하는 성격입니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10년 넘게 친구들도 안 만나고 신문, TV비조차도 보지 않고 세상과 단절한 채 일에만 집중하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깐 지금 이 자리에 오게 되었어요. 뒤돌아 생각해보면 치열하게 살아왔던 것 같아요. 우연한 기회로 시작하게 되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 일이 저한테는 천직이었던 것 같아요.”

 

언제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생각하시나요?

“디자이너로써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때 IMF가 왔어요. 그때 저는 해외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IMF로 인해 사업이 어려워졌고 결국 패션쇼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죠. 제 꿈이 무너지게 되는 힘든 시기였어요. 심지어 보따리장수처럼 옷을 싸들고 해외로 옷을 팔러 가기도 했어요.”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죠?

“IMF 때는 저 개인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고통을 느꼈을 것입니다. 때문에 저만 불운이었다고 생각하거나, 그것 때문에 좌절되고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저는 어떠한 상황이 와도 ‘순간순간의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매 순간 열정을 다했죠. 또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뛰어가자’는 희망을 가지고 있어요. 이 마음가짐이 지금의 저를 이 자리까지 오게 한 것이죠. 저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 미래에 대해 미리부터 걱정하거나 두려워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저 멀리에 있는 큰 것만 바라보고 나아가다보면, 지금 내 앞에 있는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되죠. 지금 이 순간에 내 앞에 있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여행을 좋아한다고 하시던데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저 말고도 아마 모든 디자이너들이 여행을 좋아 할 거예요. 저는 여행을 두 가지로 나누어서 떠납니다. 그중 하나는 그 나라의 문화를 알고 싶어서 떠나요. 저는 자연이나 새로운 문화에 대해 관심이 아주 많아요. 외국 어디를 가더라도 항상 새로운 것을 찾게 되죠. 특히 벼룩시장과 엔틱시장은 제가 빠지지 않고 들리는 필수 코스죠. 또 다른 여행은 1년에 2번 정도 가는 여행인데요, 2박 3일 동안 아무것도 안하는 여행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웃음) 사람도 만나지 않고 세상의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거죠. 이 시간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버리는 거죠.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을 다 털어버리고 나를 내려놓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져요. 이제 곧 제주도에서 행사 준비가 있어서 1박2일로 갈 예정인데 정말 오랜만에 가는 제주도라서 설레네요. 그 다음 일정은 런던올림픽을 기념해 7월 29일 영국 빅토리아앤앨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에서 한국 디자이너 최초로 패션쇼를 진행할 계획이에요. 한국의 단청․조각보에서 영감을 얻은 컬렉션을 이번 패션쇼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에요. 새로운 콘텐츠를 가지고 패션을 세계인들과 공유하며 산업화 시키고 싶어요.

 

여행에서 느끼는 것을 돌아와서 작품에 반영하나요?

“저는 여행을 통해 무언가를 꼭 얻어서 와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그것을 의식하다보면 여행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없을지 모르니까요. 여행가서는 느끼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편이죠. 여행 속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패션에 접목시키기도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하면 패션에 접목시킬까, 이것에서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어 낼까?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죠. 그것을 의식하게 되면 그때부터 그 여행은 슬픈 여행이 돼요.”

 

한글을 접목시킨 패션으로 유명하신데요?

“우리의 문화를 우리가 가장 먼저 사랑해야 그것이 발전된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의 옛 문화를 새롭게 재해석해서 지금의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공유해야 더 나은 것, 더 새로운 것이 창출 될 수 있어요. 이것이 저희 한국 패션에 큰 기둥이 될 거라 믿고요.”

 

옛것을 현대적인 것으로 재해석 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죠.

“처음 한글을 디자인에 활용하면서 동야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어요. 하지만 저에게도 처음에는 오히려 스트레스였어요. 세계적으로 작업하는데 있어 너무 한 가지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도 됐고요. 그런데 이제는 이것이 하나의 이상봉이 돼버렸어요. 그전에는 저는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해 목말라 했었고, 똑같은 걸 반복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려 했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이젠 바뀌어야 하나 하고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제 작품을 좋아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우리의 문화가 계속해서 새롭게 발전될 수 있기 위해서는 이러한 작품 활동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해주셨어요. 지금은 오히려 조언해 주셨던 많은 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것 때문에 지금의 이 한글을 접목시킨 패션이 만들어 진 것이니까요. 저 혼자만의 능력이 아니고, 제 주변의 사람들이 이렇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이너의 가장 고충은 아이디어의 싸움이 아닐까요?

“디자이너는 자신의 개성과 함께 상업적인 부분과 사회를 소통해야 되는 부분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이디어의 고충이 따르죠. 또한 디자이너들도 서로 생각이 다르더라도 소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했을 때, 더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부족한 부분들이 더 보완 될 수 잇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인은 결국에는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들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디자이너 이상봉은 어떤 사람인가요?

“제가 쓴<나는 새가 되고 싶었다>를 보면 제가 얼마나 자유를 갈망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정해진 각본, 룰처럼 살지 않고, 감정에 충실하게 살아왔어요.여행을 하면서도 갑자기 물속에 풍덩 빠지기도 하고 정해진 길에서 다른 길로 이탈해보기도 하고요... 저는 교과서처럼 되기보다는 ‘소설’이고 싶고, ‘시’이고 싶어요. 이것이 지금의 이상봉을 만들게 된 거죠. 저는 제 스스로 친구들과 단절하며 지냈었어요. 그래서 늘 혼자였죠. 그렇기 때문에 내 내면에서 가장 자유를 느꼈던 것이 새였어요. 그래서 제 작품들을 보면 새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이 있어요. 제가 왜 새에 대해서 작업을 많이 했을까 생각해 보니, 제 선망의 대상이 새였던 것 같아요. 나의사고와 생각이 새장에 갇혀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세상을 향해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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