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은 1926년 조선어연구회가 민족의 얼과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가갸날’이라는 이름으로 기념식을 한 것이 시초다. 2년 후, 1928년 현재의 이름인 ‘한글날’로 개칭된 한글날은 올해로 90주년을 맞았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지 570돌, 그리고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세종대왕기념관을 시작으로 한글의 정신을 이어온 흔적을 찾아 나갔다.
조선의 제4대 왕인 세종대왕은 당시 글자 없이 생활하며 권리를 찾지 못했던 서민들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당시 중국의 문자인 한문은 우리말로 표현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었으며
교육을 받지 못하는 민중은 억울한 일을 겪어도 해결하거나 호소할 방법이 없었다. 이에 1443년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이라는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 온 국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반포했다.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념하고 정신을 계승하고자 노력하는 이곳 세종대왕기념관에는 한글과 관련된 역사의 흔적들이 모여 있다. 기자는 오늘날 어려움 없이 우리만의 문자를 사용하게 한글을 반포한 세종대왕의 초상화를 보며 깊은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박물관 내부를 돌아본 기자는 훈민정음으로 만든 20세기의 병풍, 그리고 일제의 한글을 지켜낸 조선어학회의 기록물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기자는 최근 광화문 옆에 조성된 조선어학회한말글수호기념탑을 찾았다. 이곳은 한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조선어학회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장소다. 조선어학회는 일제 식민 통치 시대 한글학회의 이름으로 주시경 선생과 그의 제자들이 1908년 ‘국어연구학회’를 창립하며 시작됐다. 그들은 국민의 정신과 가치가 녹아있는 우리말과 글을 지키는 것이 독립을 위한 길이라 믿었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만들었지만, 조선어학회의 열사들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한글을 사용할수 있었을까? 기자는 광복이 된 우리 땅을 밟지 못하고 차디찬 형무소에서 돌아가신 우리네 선조들을 생각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사진/글 이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