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진 신 동북아 냉전 체제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진 신 동북아 냉전 체제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7.07.19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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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진 신 동북아 냉전 체제

문재인 정부가 넘어야 할 고비, 다자협력체제 구축

 

 

 

북한의 핵 도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관련 미국과 중국의 갈등, 한미 FTA, 일본군 ‘위안부’ 합의.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게 닥친 외교, 안보 사안이다. 한반도는 지금까지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아왔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달이 다 된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정책에 대해 알아봤다.

 


 

한반도 주변 외교 관련 문재인 정부의 대응

국가가 운영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외교다. 특히 남과 북이 분단된 한반도는 주변국에 의한 외교 정책이 국가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끼쳐왔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취임 12일 만에 국가안보실장을 임명하고,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는 등 발 빠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박근혜 탄핵으로 예상보다 빨리 대통령 자리에 오른 문 대통령에게 남겨진 외교 과제는 많다. 특히 북한의 도발과 사드 배치, 한미 FTA, 일본군 위안부 합의 등 문 대통령에게 주어진 외교 과제는 복잡하기만 하다. 주변국과의 원활한 소통도 그에게 주어진 무거운 과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에 파견하는 특사단을 꾸려 5월 17일 출발시켰다. 특사단의 주요 임무는 신정부 출범의 정치적 의의 및 대통령의 철학·비전에 대한 이해 제고, 신정부의 대외정책 방향 및 목표에 대한 지지 확산, 북핵 문제 등 주요 현안에 관한 주요국들과의 협력외교 토대 구축 등이었다.

 
특사단은 일본과 미국에 먼저 출발했다. 5월 17일 오전, 대일 특사인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과 대미 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이사장은 각각 도쿄와 워싱턴으로 향했다. 대 중국 특사인 이해찬 전 총리는 18일 오전에 베이징으로 떠났다. 특사단은 5월 24일에 열린 특사단 보고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각 정상이 조속한 시일 내에 한국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홍석현 미국 특사는 “한국과 미국이 역할을 분담해 현안들을 풀어 가면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낼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미국은 북핵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오히려 지금이 북핵 문제를 풀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는 전체적으로 진지했다”고 설명했다. 이해찬 중국특사는 중국이 문 대통령과 빠른 시일 안에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특사는 시 주석이 한국 대선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보여준 면모를 보며 인간적 신뢰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하고,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사드 문제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대화하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문희상 일본특사는 양국 셔틀 외교 복원에 공감한 것을 방일의 성과로 꼽았다. 문 특사는 아베 일본 총리가 한일 신뢰회복을 위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은 미래지향적 양국관계가 지속되길 희망했지만, 한일 양국 간 당면현안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한미 동맹은 초록불, 사드 배치는 빨간불


특사단의 보고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미국이 한반도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북핵 문제와 한미 동맹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 관계를 ‘외교 기축’으로 규정하며, 군사동맹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유대 지속, 굳건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 북핵 문제 해결의 전기 마련, 다원적 전략동맹으로서 글로벌 차원의 협력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문 대통령의 공약처럼,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에 대한 제재 및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는 방안에 사실상 의견을 모았다. 앞서 두 나라 모두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대의 압박에 초점을 둔 것으로 비치면서 북핵 해법을 놓고 양국 간 갈등이 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6월 2일,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실장과 맥매스터 보좌관은 백악관에서 열린 회동에서 대북 제재와 압박 공조를 이어가면서 비핵화 대화의 통로를 어떻게 마련할지를 모색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며, 북핵 문제를 해결할 공동 방안과 관련해 대화와 제재·압박을 병행하면서 조속히 실마리를 찾자는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는 북핵 문제에 대한 외교에 순항하고 있지만,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는 삐걱대는 모양새다. 사드 배치와 관련 아직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서다. 청와대는 6월 7일, 사드 배치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할 만큼 긴급을 요하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다”며 “사드가 지금 당장 정말 시급하게 설치돼야 할 만한지, 법적인 투명성과 절차를 생략하면서 (설치로) 가야 되느냐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시급성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인식과는 차이가 있는 언급이다. 이 발언과 관련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남궁영 교수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사드에 대해 청와대가 시간 끌기 전략으로 임하다가는 북핵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부정하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며 “6월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동맹 근간을 위협하고, 중국에 대해선 ‘사드 철회가 가능하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언론은 청와대의 사드 배치 보류 움직임에 대해 양국 간의 갈등을 줄일 수 있겠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신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6월 8일, ‘한국이 사드에 관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점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논평에서 청와대가 추가적인 사드 배치를 보류하고 완전한 환경영향평가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고 언급했다. 또한, 최근 있었던 아시안 안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에 약속했다는 점도 전했다. 이어 청와대의 발표는 문 대통령의 약속과 그리 다르지는 않을지라도 최소한 사드 배치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철회하지 않는다”와 “속도 조절”은 미국과 중국에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드는 전략적인 함정이며 한국은 그 수렁에 깊숙이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사드 배치를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의 이전 정부가 이를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한국이 이 이슈를 제대로 다루기 어려운 처지라고 해서 중국과 러시아가 그 결과를 용인할 의무는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동북아 신 냉전구도를 다자협력체제로 바꿔야


사드 배치 문제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은 주변 강대국에 의해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문재인 정부 외교는 북핵 문제를 넘어 동북아의 신 냉전 구도를 다자협력체제로 바꾸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공약집 외교 부문을 보면 ‘북핵 문제 해결’, 또는 ‘북핵 문제’라는 표현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 관련 세부 항목에 각각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공약집에는 ‘동북아 플러스 책임공동체와 번영공간 확대’라는 항목에 ‘한·중·일 3국 협력 강화’와 ‘(북핵) 6자회담 플랫폼 재건을 통한 다자협력체제 구축’도 포함돼있다.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 상공에 드리워진 한국, 미국, 일본과 북한, 중국, 러시아 간 신 냉전 구도를 극복해 과거사 문제와 결부된 한·중·일 사이의 ‘동북아 패러독스’를 극복하는 데 북핵 문제의 해결을 돌파구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즉, 6자 회담 재개를 시작으로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남-북, 북-미, 북-일 관계가 개선된다면, 이를 발판으로 동북아에서 다자 협력 체제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한반도의 외교 정책은 항상 정권이 바뀌거나 이슈가 있을 때마다 항상 문제가 되어 왔다. 한반도 주변에 강대국이 위치한 만큼, 문재인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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