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산 책이 더 재밌다’, 불황 시장 극복한 마케팅 전략들
‘모르고 산 책이 더 재밌다’, 불황 시장 극복한 마케팅 전략들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7.07.01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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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모르고 산 책이 더 재밌다’, 불황 시장 극복한 마케팅 전략들

경제 성장과 기업 이미지 제고의 새로운 돌파구 이색 마케팅

 

 

 

책의 내용은 물론, 저자와 제목도 알려주지 않으면서 책을 사서 보라는 배짱 좋은 출판사가 등장했다. 책의 정보가 숨겨져 있어 ‘X책’이라 불리는 이 책은 놀랍게도 온라인 서점에서 1,000부 가까이 예약 판매되는 진기록을 보였다. 불황을 이겨내려는 출판사의 이색 마케팅이 성공한 셈이다. 이처럼 지속되는 불황 속에서 이색 마케팅으로 어려운 시장 환경을 이겨내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이색 마케팅을 알아보았다.

 

 

책 정보 없이 출판 시장 잠식한 새로운 마케팅 방법


제목도, 저자도, 내용도 보이지 않게 포장된 책 세 권이 버젓이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책에 대한 정보는 모두 소설이라는 것과 인터넷 서점 MD들의 짧은 서평이 전부다. 책에 대한 내용을 감추고 판매하는 마케팅은 ‘떼거리 서점 유랑당’이라 불리는 세 출판사의 대표들이다. 이들은 세계 서점을 누비던 중 ‘블라인드 마케팅’을 알게 됐고, 여기서 영감을 얻어 책의 정체를 숨기고 판매하는 ‘개봉열독 X시리즈’ 기획을 진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X책은 6주 만에 판매량 2만 부를 돌파했고, 온라인 서점에서는 판매 전 1,000부 가까이가 예약 판매됐다. 국내 출판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이번 마케팅이 놀라웠던 것은 독자와의 소통이었다. X책을 구입한 독자는 온라인 등에 책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지 않았다. 정해진 날짜까지 책의 정체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출판사의 미션을 지킨 것이다. 마음산책의 정은숙 대표는 “책이 많이 팔린 데다 독자들이 정치를 숨겨줘 너무 고맙고 감동적이었다”면서 “이번 마케팅으로 송인서적 부도 등으로 우울한 상태에서 출판계 보릿고개를 즐거움으로 넘길 수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여의도에 한 서점에서 X책을 구매한 이찬희 씨는 “새로운 시도의 마케팅에 흥미를 느꼈다”며 “선물용으로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불황인 출판 시장에서 새로운 마케팅은 계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창비 출판사는 시인이 직접 시를 낭송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일정 금액을 내고 이용할 수 있는 이 앱은 해당 출판사가 50년 동안 출간한 시집 400여 권의 시 3만 3천여 편이 담겨 있다. 또한, 예전에 사용된 표지를 그대로 다시 인쇄해 향수를 불러일으키거나 파생상품과 선물을 준비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책들도 등장하고 있다. 한 출판사 부장은 “출판 시장이 어려워진 만큼, 기존의 방법으로는 출판사가 살아남기 힘들다”면서 “소비자의 눈을 출판 시장으로 돌리기 위해 해외 사례를 알아보고,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색 마케팅, 기업 이미지 상승과 경제 성장에 효과적


국내 경제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호황인 시장보다 불황인 시장이 많다. 따라서 출판 시장처럼 새로운 마케팅으로 승부하는 기업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생동감 있고 친근감이 넘치는 ‘캐릭터’를 활용한 이색 마케팅 열풍이 불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모바일플랫폼 ‘올원뱅크’의 캐릭터 3종을 추가 공개했다. 또한, KEB하나은행은 아이들과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은 핀란드 대표 국민캐릭터 ‘무민(Moomin)’을 활용한 한정판 ‘무민 코인뱅크’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SC제일은행은 최근 키덜트(kid·adult) 등 마니아층을 겨냥, ‘디즈니’와 ‘마블’ 캐릭터를 활용한 체크카드와 통장을 국내 최초로 출시하기도 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올해 초 파크랜드는 프로야구 선수단의 단복을 후원했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기획 상품과 선물 용품 생산량을 크게 늘린 캐주얼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 야구장에서 다양한 판촉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색 마케팅은 업종별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 카드사들은 고객들의 충성도 제고와 브랜드 이미지 확산을 위해 이색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카드는 2010년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각종 이색 마케팅을 통해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가진 카드사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현대카드는 네 번째 라이브러리인 ‘쿠킹 라이브러리’를 열었다. 현대카드는 문화마케팅의 일환으로 2013년부터 ‘디자인 라이브러리’, ‘트래블 라이브러리’, ‘뮤직 라이브러리’를 선보인 바 있다. 신한카드도 문화체험을 위한 다양한 이색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신한카드는 15년째 ‘꼬마피카소 그림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이 축제는 신한카드가 마련한 대표적인 가족행사로 매년 1만 명에 가까운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그림축제다. 이외에도 신한카드는 인디밴드 육성·발굴 프로그램인 ‘그레이트 루키 프로젝트’를 매년 진행하며 문화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KB국민카드도 2014년부터 매년 한 가지 주제로 고객들의 소원을 이뤄지는 ‘징검다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카드사는 지금까지 2만 2,000여 건의 사연을 접수 받아 싱글맘의 홀로서기를 위한 직업 교육 지원, 지역 아동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 설립 지원, 저소득 가정 어린이들의 무료 음악 강습을 위한 바이올린 지원 등 총 35명에게 소망 실현의 기회를 제공해왔다.

  불황 속 경쟁력을 갖기 위해, 혹은 기업 이미지의 변신을 꾀하기 위해 새로운 마케팅 방법이 쏟아지고 있다. 진부함을 벗어나 새로움에 도전하는 이색 마케팅 중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방법은 과연 무엇이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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