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실리테이션, 미시적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하다
퍼실리테이션, 미시적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하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17.07.01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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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지훈 기자]

 

 


퍼실리테이션, 미시적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하다

국제퍼실리테이터협회의 공식인증을 보유한 링크컨설팅 주현희 대표


 

 

 


한국의 조직에서 벌어지는 회의는 상당 부분 관리자가 지시하는 수직적 의사소통으로 진행된다. 의사결정 및 행동이 빠르게 실시되지만, 조직원의 창의성을 활용하지 못해 수평적 의사소통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링크컨설팅은 회의참석자가 모두 의견을 발표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퍼실리테이션 프로세스를 컨설팅하는 기업이다. 주현희 대표를 만나 퍼실리테이션의 성격, 효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조직원이 회의에 자발적·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다이나믹 민주주의’
 

한국은 선진국들이 수백 년에 걸쳐 쓴 민주주의 역사를 반세기만에 달성했다.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을 도화선으로 일어난 촛불집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한국인은 민주시민임을 다시 세계에 각인시켰다. 한국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민주주의 국가이나, 연장자·선임자 중심의 문화가 사회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탓에 일상생활과 연관된 미시적 민주주의의 발전이 더딘 상황이다. 이러한 경향은 ‘미시적 파시즘’이라는 이름으로 연구대상이 되기도 한다.
 

사회, 교육, 문화 분야에서 미시적 민주주의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실험이 활발히 추진되는 가운데, 다자간 의사소통을 촉진하는 활동인 퍼실리테이션이 확산되고 있다. 퍼실리테이터인 링크컨설팅의 주현희 대표는 참석자 모두가 의견을 개진하고 의사결정에 효과적으로 참여하도록 회의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진행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미시적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수직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주 대표는 “퍼실리테이션이 자리를 잡은 조직에서는 조직원들이 대표만큼 책임감과 주도성을 가지고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합니다. 리더가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조직원이 스스로 판단하고 주도적으로 자신의 일에 매진합니다”라며 퍼실리테이션의 효과를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퍼실리테이션을 ‘다이나믹 민주주의(Dynamic Democracy)’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주 대표는 9년간 다양한 조직들을 만나 왔다. 그는 “모든 것을 책임지고 직원을 위한 정기적 문화 활동까지 살뜰히 챙기는 한 대표님의 회사를 컨설팅한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습니다. 수동적이었던 직원들이 퍼실리테이션을 경험하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대표가 가지고 있던 짐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주 대표는 “퍼실리테이션을 통한 민주적인 의사소통은 일차적으로 소통 효율을 올려줄 뿐 아니라 구성원들의 정서적 만족을 가져다주며 이는 조직원들의 자발성을 촉진해 생산성과 충성도까지 높여줄 수 있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퍼실리테이션을 기반으로 한 조직 경영 연구에도 힘써

퍼실리테이션이 기업경영의 한 요소로 알려지면서 링크컨설팅을 찾는 고객은 기업에서 공공기관, 최근에는 시민사회 영역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주 대표는 의뢰기관의 니즈를 파악하는 일이 퍼실리테이션의 첫 단추라고 밝혔다. 그는 “의뢰인인 최종 의사결정권자와 워크숍 참석자 사이에 관점이 달라 퍼실리테이션에 대한 기대가 상충될 수 있습니다. 니즈분석을 토대로 조직이 가진 문제를 분석하고 워크숍의 방향을 제시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 대표는 의뢰기관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퍼실리테이션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점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퍼실리테이션을 한때의 유행으로 받아들이거나 단순히 재미있는 활동쯤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한두 번의 경험으로 퍼실리테이션의 모든 것을 알았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첫 직장 대표이사였던 임경수 박사의 촉진적 리더십에서 큰 영향을 받은 그는 퍼실리테이션이 회의 기법의 차원을 넘어 조직의 진화를 이끄는 새로운 리더십의 원리로 작동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퍼실리테이션을 통해 ‘합리적 개인, 소통하는 조직, 민주적인 사회’가 실현되길 꿈꾸는 주 대표는 한국 퍼실리테이션 분야의 대표 인물 중 한 명이 됐다. 그는 “퍼실리테이션이 조직원의 생산성 제고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더 나아가 저는 퍼실리테이션을 기반으로 한 조직 경영 및 조직 개발의 연구에 기여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회의에서의 퍼실리테이션을 돕는 프로세스 컨설팅뿐만 아니라 퍼실리테이션의 적용범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린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어 그는 “작년부터 국내에 적용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이론인 소시오크라시(sociocracy)를 전파하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업무환경에 맞춰진 최적의 퍼실리테이션을 가능케 하고자 합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소통을 디자인하는 퍼실리테이터 주현희 대표. 불통으로 막힌 대한민국의 소통문화의 활로를 뚫어 미시적 민주주의의 발전에 힘을 보태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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