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고려인의 눈물을 따라가다
50만 고려인의 눈물을 따라가다
  • 박진명 기자
  • 승인 2017.06.3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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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한국 현대사의 비극 재조명
[이슈메이커=박진명 기자]

 


50만 고려인의 눈물을 따라가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한국 현대사의 비극 재조명

 

 


2017년 7월 23일부터 8월 4일까지 고려인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80주년을 기념해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 기념 사업회 주최, 국제 한민족 재단 주관으로 ‘극동 시베리아 실크로드 오디세이’가 출정한다. 이번 대장정은 유린되고 통곡하며 정처 없이 유랑했던 고려인 강제 디아스포라 길을 따라 돌아보는 여정으로 설움과 분단을 넘어 동포가 교통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주최 측은 전망했다. 

 



고려인 통한의 역사 


고려인이란 러시아를 비롯한 옛 소련 국가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등지에 흩어져 살았던 한민족 동포들의 후손들이다. 그들은 일제 침략이 시작되던 19세기 말 일본의 침탈 행위를 피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이하 연해주) 지방에 정착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조선인 학교와 조선 군사학교도 설립했으며, 청산리 전투를 비롯해 수많은 전투들을 통해 조국 해방의 길을 위해 함께 맞서 싸웠다. 1920년 4월, 고려인 수난은 일본군이 연해주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을 집단학살하는 참변으로부터 시작했다. 연해주 조선 독립군은 처참하게 살육됐다는 정황이 밝혀졌다. 


또한, 1937년 9월,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 스탈린은 연해주에서 6,000km 이상 떨어진 중앙아시아로 3일치 음식만 갖게 하고 조선인들을 강제 유폐시켰다. 이때 강제 이주과정에서 주로 노인과 어린아이들이 기차 안에서 굶주려 죽었으며, 죽은 시체는 달리는 기차 밖으로 내던져 버렸다. 허허벌판 중앙아시아에 남겨진 조선인들은 온갖 수난과 괄시 속에서도 땅을 일궈 농사를 지으면서 삶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이들은 강제이주 대상이던 조선인 고려인 1세대의 후손인 고려 2~3세로, 소련 땅에 정착했다.


 

한국에 정착한 고려인의 현황


1991년 소련 붕괴 이전까지 고려인들은 근면성과 성실성을 높게 인정받아 소련 정부로부터 노력상과 영웅상을 많이 받았다. 고려인들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소련의 붕괴라는 수난이 그들의 운명을 또 바꿔놓았다. 그들은 다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강제이동을 당하는 두 번째 집단의 시련이 시작됐다. 소련 붕괴 후, 그들은 새로운 노동시장을 찾다 보니 고려인 1세대들의 고향 땅인 한국으로 자연스레 눈을 돌리게 됐다. 그렇게 정착한 고려인들은 약 4만 여 명이라고 2011년 외교통상부의 통계자료에 명시돼있다. 


그럼에도 고려인이 재외동포로 인정된 것은 1992년 재외동포법이 제정되면서다. 하지만 재외동포법 시행령에 따라 고려인 3세까지만 동포로 인정되며, 고려인 4세는 재외동포비자(F4)를 받을 수 없다. 고려인 4세는 부모를 따라 동반비자로 입국해 살고 있지만 성인이 되면 국내에 체류할 수 없게 된다. 고려인문화센터 ‘너머’의 김영숙 사무처장은 “고려인 3세가 F4비자를 받아 한국에 들어오면 전문직에만 취업하도록 하는 등 제약이 많습니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방문취업비자(H2)로 들어오면 체류기간(최장 4년 10개월)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고려인 4세는 그나마 대할을 가면 유학비자로 좀 더 한국에 머물 수 있지만, 대학진학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려인 4세 청소년은 안산에만 400여명이 있으며 전국적으로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김 사무처장은 덧붙였다. 


 

눈물의 실크로드 6,500km 회상열차


사단법인 국제한민족재단의 상임의장 이창주 교수는 올해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을 맞아 7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고려인 강제이주 행로를 따라가는 ‘눈물의 실크로드 회상열차’를 추진했다. 이 교수는 해방이후 최초로 가장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인 6,500km를 답사하며 대한민국 국민이 고려인을 한민족으로 함께 끌어안고 그들의 흔적을 찾아 역사적으로 재조명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신한촌 흔적 숨결 역사회복 재건 준공, 이르쿠츠크 러시아혁명-볼셰비키 영향을 받아 고려공산당을 창건해 조선지식인들의 사회주의 운동의 배경이 된 무대 탐사, 시베리아 고려인과의 만남을 통해 역사적인 대화 등 행사를 열어 잊혀진 역사를 재조명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역만리에서 모질고 참혹한 역사와 싸워온 선조들이기도 한 고려인의 정체성을 찾아주기 위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이번 시베리아 회상열차가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재조명하고 50만 고려인의 소외된 역사가 국민에게 알려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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