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출신 CEO, 페이스북을 정조준하다
‘금수저’ 출신 CEO, 페이스북을 정조준하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7.06.06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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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금수저’ 출신 CEO, 페이스북을 정조준하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창업 후 고공행진 지속

 

▲ⓒPixabay

 

 

2011년 미국 스탠퍼드대 학생이던 에반 스피겔과 바비 머피, 레지 브라운은 ‘사진이 사라지는 메시지’라는 아이디어의 구현에 의기투합한다. 그들은 방학을 함께 보내며 SNS 애플리케이션 ‘스냅챗(Snapchat)’을 시장에 내놓게 된다.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2억 개의 사진이 유통되는 거대 소셜 미디어로 급부상한 스냅챗은 지난달 모회사인 스냅을 통해 뉴욕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했고, 첫 거래에서 44%가 오른 ‘주식 대박’으로 시가총액 330억달러에 이르는 공룡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자기 파괴’ 기능으로 선풍적 인기 지속

스냅챗은 사진과 동영상 공유에 특화된 모바일 메신저다. 스피겔은 한창 인기를 유지하던 페이스북과 차별화된 SNS를 만들고 싶어 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가진 사생활 보호의 문제와 진솔한 감정을 나눌 수 없다는 한계에 주목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사라지게 하는 기능으로 이를 보완하였다. 이처럼 스냅챗의 가장 큰 특징은 보내는 사람이 받는 이의 확인 시간을 설정해 일정 시간 후 메시지를 자동 삭제할 수 있는 이른바 ‘자기 파괴’ 기능이다.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보내면서 시간을 설정하면 확인한 후 해당 시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된다. 
 

  스냅챗이 내세운 ‘잊혀질 권리’의 보장은 선풍적인 인기의 주요 동력이 되었다. ‘영구적 기록’이 가능했던 온라인 세상에서 스냅챗은 휘발성 메시지를 주무기로 하여 미국의 10대와 20대 사이에서 삽시간에 확산됐다.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고 입소문만으로 성장하더니 급기야 출시 이후 2년 만인 2013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10억 달러의 인수 제안을 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로서는 별다른 수익 모델이 없었음에도 스냅챗은 이 제안을 단칼에 거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들의 고집은 성공하며 이후로도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미국의 금융투자기관인 ‘파이퍼 제프리(Piper Jaffray)’의 지난해 브랜드 충성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청소년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이용한 SNS와 가장 좋아하는 SNS 모두 1위를 차지한 것은 스냅챗이었다. 특히 가장 선호하는 SNS를 보면 스냅챗은 35%를 기록해 인스타그램(24%), 트위터(13%), 페이스북(13%)을 모두 밀어냈다. 
 

  이처럼 스냅챗의 모회사인 스냅의 성장은 비약적이다. 2016년 매출은 2억5,000만~3억5,000만 달러로 추정되며, 올해 매출은 10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뉴욕 증시 상장에 성공하며 창업자인 스피겔은 스물일곱의 나이로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독단적 기업 운영 비판 속 향후 전망 주목

스피겔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스냅챗을 페이스북의 라이벌로 끌어올리고 있다. 에반 스피겔은 “과시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페이스북과는 다른 스토리텔링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공언할 정도로 경쟁 의식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페이스북은 자사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에 스냅챗과 유사한 ‘스토리즈’ 기능을 추가했으나 스냅챗의 카피캣이라는 비판 속에 두 회사간 신경전도 격화되는 분위기다.  
 

  스냅은 지난해 AR 기능이 탑재된 안경 ‘스펙터클(Spectacle)’을 공개하는 등 메신저를 넘어 플랫폼으로서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다. 더불어 핀테크 서비스인 ‘스냅캐시(Snapcash)’, 미디어 플랫폼인 ‘디스커버(Discover)’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콘텐츠 마케팅 회사인 ‘트러플 피그(Truffle Pig)’도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수익 모델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276억 달러의 페이스북에 비해 매출액은 미약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냅은 독단적인 기업 운영에 대한 우려도 함께 얻고 있다. 최근 발행한 주식에 의결권을 없앤 것도 그런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인 IT분야 스타트업 기업들이 개방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것과 달리, 스냅챗은 반대의 경영 방침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한 전직 임원이 ‘스피겔이 모든 결정을 혼자 내리며 다른 사람을 낮춰 보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는 그의 탄탄대로의 인생항로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스피겔은 하버드 법대를 최연소로 졸업한 어머니 멜리사 앤 토마스와 변호사인 아버지 존 스피겔 사이에서 태어나 유복하게 성장했다. 그는 지금도 직접 헬리콥터를 조종하면서 회사가 있는 LA 상공을 날아다니는 것을 취미로 하는 등 사치스러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풍문이다. 또한 테일러 스위프트, 미란다 커 등 유명 스타들과의 염문을 뿌리기도 했는데, 현재는 세계적인 모델 미란다 커와 약혼하며 결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한 컨퍼런스에서 “나는 젊고 백인이며 잘 교육받은 남성이다”며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 그리고 삶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는데, 이는 부유한 과정에서 많은 것을 누린 경험이 자신의 성공의 토태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페이스북과는 여러모로 다른 경영 방식으로 그들을 뛰어넘고자 하고 있는 스냅챗. 그들이 향후 페이스북을 잠식할 거대 미디어가 될지, 아니면 트위터처럼 정체될지 아직은 미지수다. 향후 스냅과 스피겔이 어떠한 전략을 통해 지금까지 확보한 이용자들로부터 수익을 창출하게 될 지 글로벌 IT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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