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다섯 책방, 책방산업 부활의 신호탄을 쏘다
연남동 다섯 책방, 책방산업 부활의 신호탄을 쏘다
  • 박진명 기자
  • 승인 2017.06.02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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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관심 증대를 위한 작은 책방들의 연대 필요
[이슈메이커=박진명 기자]

 


연남동 다섯 책방, 책방산업 부활의 신호탄을 쏘다

​독자들의 관심 증대를 위한 작은 책방들의 연대 필요


일본 서점에서 근무하는 다구치 미키토는 지난 2016, ‘책과 사람이 만나는 곳 동네서점’ 책을 발간하며, 동네 서점에 대한 진솔한 얘기를 담았다. 책방집 아들로 태어나 서점 직원으로 근무하는 그는 동네 서점이 사람과의 관계를 튼튼하게 뿌리내리는 역할을 한다고 기술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국의 동네서점은 생존방향을 새롭게 정립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연남동 책방여행을 직접 취재하며, 동네서점에 대한 생생한 현장감을 담아보았다.

 



 

 

 


다양한 콘텐츠와 지원으로 시작된 동네책방들의 귀환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이 책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현재, 각자 개성을 살린 동네책방들이 나름의 생존전략을 바탕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동네책방은 많지 않지만 소박한 매력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서울시는 동네책방을 살리자는 취지로 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도서관은 서울 시내 동네책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서울시 책방지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DB화된 자료를 토대로 기준을 마련해 일정 수준을 갖춘 동네 책방에 인증을 부여하는 ‘지역서점인증제’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서점업으로 등록만 하면 누구나 공공도서관에 책을 납품할 수 있어 동네 책방이 피해를 보는 구조였지만, 지역서점인증제를 도입하면 ‘무늬만 서점’을 걸러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동네책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연남동에 위치해있는 다섯 곳의 책방들이 연대해 ‘책방여행’이라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연남동 책방여행은 인문·철학 전문 책방, 여행 전문 책방, 시각예술 전문 책방, 음악 전문 책방, 사랑을 테마로 한 책방을 차례대로 따라 걸으며 각 책방에서 스탬프를 찍는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여행 전문 책방 ‘사이에’의 조미숙 대표는 동네서점들이 지속적으로 자생하기 위해서 책방들의 연결고리를 통해 시너지가 발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나머지 네 곳의 책방 대표들과 연대해 책방여행을 기획했다. 조 대표는 “다섯 곳의 책방은 모두 성격이 다르다 보니 각각의 개성 있는 얘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독자들이 연남동에 와서 모르고 있던 책방을 알 수 있는 계기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체불가한 콘텐츠를 가진 작은 책방들이 연대해야 할 것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말 전국 서점이 2년 새 2,577개에서 2,331개로 246개가 줄어들었다. 문구류를 포함하지 않은 순수 서점 수는 2003년 2,247개에서 2013년 1,625개로 27%가량 줄었다. 10년 사이 서점 4개 중 1개가 문을 닫은 셈이다. 주목할 점은 50평 미만 소형 서점의 감소가 전체 서점 감소량의 96.7%를 차지했다는 데 있다. 2014 한국서점편람은 지난 10년간 연도별 전국 서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데 반해, 서점의 평균 전용면적은 꾸준히 증가했다고 기술했다. 사라진 서점의 대부분이 규모가 작은 서점들임을 보여준다. 규모 20평이 채 되지 않는 서점의 비율은 2003년 56.2%에서 2013년 33.8%까지 떨어졌지만, 규모가 100평 이상인 대형서점은 같은 기간 5.6%에서 13.7%까지 늘었다. 유명 브랜드를 내세운 대형서점이나 할인마트, 웹서비스를 기반으로 이용객을 끌어 모으는 온라인서점 사이에서 무명의 동네 책방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조미숙 대표는 독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가진 책방들의 연대가 소규모의 책방들을 살릴 수 있는 돌파구라고 전했다. 조 대표는 “작은 책방은 주인이 어떤 책을 입고  시키고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운영하고 있는지에 따라 명운이 달려있습니다. 작은 책방의 역할은 독자들에게 독서를 강요하는 대신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그는 작은 책방들의 연대는 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주기 때문에 대형서점과는 다른 매력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연남동 책방여행은 스탬프 투어를 통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섯 군데의 책방에서 릴레이 방식으로 독자들을 이끄는 콘텐츠를 지속해서 공유할 예정이다. 


작은 책방들은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 틈에서 꿋꿋이 존재의 의미를 증명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책과 사람이, 사람과 사람이 직접 부딪히고 교차하는 고유의 분위기가 존재한다. 문화 공간으로서 책방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일 역시 작은 책방의 부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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