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어려지는 청소년 가출
점점 어려지는 청소년 가출
  • 김용호 기자
  • 승인 2012.06.20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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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이하 가출 청소년 1년 사이 2.4배 가까이 증가
[이슈메이커=김용호 기자]

최근 가출의 저 연령화가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대두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 간의 소통 부재를 근본적인 요인으로 보면서도, 인터넷 등 다양한 접촉경로를 통해 아이들의 정신적 성숙이 빨라지는 것도 저 연령 가출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가출은 성매매 등 범죄나 학교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저 연령화 되고 있는 청소년 가출에 대한 예방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과 친구가 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

부모들의 맞벌이와 가사 노동으로 인해, 대다수의 아이들이 가족과 대화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부모님과 자신의 고민에 대해 매일 대화한다는 청소년은 8.0%에 불과하고 여가활동을 같이 하는 학생도 5.4%에 그쳤다. 가족과의 대화가 가장 많은 때는 저녁식사(33.4%) 시간이었다. 어머니와는 하루 2시간 이상 비중이 27.0%였지만 가장인 아버지와의 대화시간은 청소년 절반이 전혀 하지 않거나(6.8%), 30분미만(42.1%)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대화와 소통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자연스레 인터넷이라는 공간으로 빠져들게 되고, 청소년 인터넷 중독이라는 사회적문제로 까지 번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과 관련한 상담 건수가 2009년 4,778건에서 10년 7,841건으로 64.1%로 크게 증가했으며, 대상별로 보면, 초등학생 41.7%, 중학교 27.4%, 고등학생 6.8% 순으로 나타나, 2009년 초등학생 28.9%, 중학생 37.7%, 고등학생 27.6% 비율과 비교해 보면, 고등학생 비율은 낮아진 반면, 초등학생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보급이 보편화된 가운데 그로 인해 파생된 무분별한 유해매체에 대한 접촉으로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아이들의‘조숙증’이 저 연령 가출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송원영 건양대 심리상담치료학과 교수는“인터넷의 발달로 초등학생이 과거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접하기 때문에 그만큼 사춘기도 빨리 찾아와 내·외적인 갈등으로 가출도 빨라지는 것”이라며“상습가출로 이어지기 전에 다그치지 말고 이야기를 경청하며 고민을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 해체로 외로움에 멍드는 아이들

국내 저소득 한 부모 가정 현황을 살펴보면 2004년 4만 7405가구에서 2010년 10만 7313가구로 6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편부모 가정이 늘어나는 것은 각종 사고나 재해로 인한 사망자와 이혼 및 별거 등 가정불화가 예전에 비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편부모 가정의 경우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양쪽의 역할을 모두 해주어야 하는 어려움과 함께 정서적 불안감, 경제적 빈곤 등으로 배우자가 모두 있는 가정보다 많은 문제를 안게 된다. 2011년 중․고등학생의 가출경험은 10.2%로 나타났으며, 가출 주원인으로「부모님과의 갈등(51.3%)」,「놀고 싶어서(29.2%)」,「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어서(25.5%)」순 이였다. 가출 전 가족형태를 보면, 편부모(34.5%), 재혼가정(15.9%), 친척·형제(15.6%), 시설위탁부모(5.6%) 등 71.6%가 부모 아닌 다른 사람과 살았던 것으로 나타나 대다수 청소년들이 가족 해체로 인한 가출로 나타났다. 최근 혼인지속기간 및 미성년자녀 유무를 살펴본 결과,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지속기간은 13.2년으로 나타났다. 미성년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비중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체이혼의 평균 이상인 52.6%를 차지했다. 대다수 쉼터 저 연령 청소년들이 가족해체로 인한 가출로 나타났는데, 이들의 경우 부모가 직접 쉼터에 위탁을 하거나, 바쁜 직장 생활로 인해 아이들이 집밖으로 내몰리면서 자연스럽게 유해환경과 접촉되어 가출을 결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학대의 경우에서는 특히 편부모 가정 자녀들일수록 학대를 심하게 당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혼과 아동학대가 가출과 직접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가 펴낸 2010년‘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에 의한 학대가 83.2%에 달하고, 친부모에 의한 경우는 79.6%를 차지했다. 특히 학대피해아동의 가족유형을 살펴보면 부자․모자가정, 미혼 부모가정 등 한 부모 가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48%로 나타났다.

이 같은 통계 결과는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가족 붕괴가 청소년 가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반드시 가출이 범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청소년들의 가출은 비행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회적 관심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가정이 해체된 청소년 가출의 경우 귀가하더라도 다시 가출할 가능성이 높고, 경제적 지원이 부족한 편부모 가정 청소년들의 가출이 반복되면 범죄로 악화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가출 이용한 2차 범죄 기승

가출 청소년들이 집을 나와 제일 먼저 가는 곳은 친구 집과 PC방이다. 돈이 떨어지게 되면 이들은 자신을 받아 줄 새로운 사람들을 찾게 된다. 전국의 79 개 정도의 청소년 가출 쉼터가 존재하지만 2011년 기준 7만 명 가출 청소년들을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가출한 남학생의 경우 다른 학생의 돈을 뺏거나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는 등 예비 범죄자로서 방치되고 있다. 여학생들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남성들에게 성매매를 통해 돈을 받아 내기도 하며, 헤어 나오지 못할 화류계의 삶을 살기도 한다.「지난 4월 채팅으로 알게 된 가출청소년을 꼬셔 4백여 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강요한 뒤 4천 5백여만 원을 빼앗고 6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28살 김 모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7명을 불구속입건했다」는 경찰의 발표처럼,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가출청소년들의 경우 춥고 배고픔 때문에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점을 이용한 범죄가 늘고 있다. 이처럼 청소년 범죄라는 1차적 구조를 떠나서 청소년 범죄를 이용하려는 2차적 범죄가 탈선과 비행의 길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새로운 구조적 배경으로 진화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가출한 아이들을 그저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만이 선결 될 문제가 아니다”라며“범죄에 노출 되지 않도록 사이버수사나 유해매체 차단을 정책적으로 차단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자린고비 복지예산, 열악한 근무환경

전국 14곳에 성매매 청소년을 위한 쉼터가 운영되고 있고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27억 원을 지원 했다. 하지만 이 또한 운영에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마다 청소년 복지예산을 편성 하지만 그 마저도 OECD평균 이하인 것이다. 1인당 GDP가 1만 7,690달러였던 2006년, 한국의 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 7.83%, 정부 전체 예산 중 청소년 정책 예산 비율 0.04%, 사업별 금액은 청소년 활동에 500억, 시설에 300억, 복리증진에 200억 수준. 0~18세의 청소년 인구가 1천만 명으로 이 금액을 나눠보면, 시설비 등 유지비를 죄다 포함해서 1년에 1만 원 정도. 복지부 예산 내 비율로 봐도 겨우 1%를 넘었다 내려갔다 하며 이마저도 2006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음이 밝혀졌다. 평균 북구형 복지국가가 1인당 GDP 2만 불일 때, 국가재정의 30%가 공공사회복지지출로 나갔고, OECD 국가 대부분이 국가재정의 15~30%를 공공사회복지에 지출하고 있음에 비해, 한국의 경우 청소년 복지비 지출에 있어서는 자린고비의 길을 걷고 있다. 또한 청소년 상담 인력과 상담 인력에 대한 처우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청소년 상담 인력 규모 조사를 통해 밝혀진 전문상담교사는 2012년 전국 초중고교 1만1,443개 기관에 전문상담교사 883명, 일반상담교사 3천명으로 전문 상담인력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쉼터 내 직원들의 처우도 매우 열악했다. 직원의 절반이 1년 미만 근무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초임 연봉이 2000만원도 채 안 되다 보니 1년도 못 버티고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잦다고 한다. 이 때문에 쉼터 내에서 심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취업 기술, 약물 중독 예방법 강의 등을 해도 효율적인 교육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가출 청소년들도 쉼터를 치유의 공간이 아닌, 그저 잠시 머물렀다 가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향후 인원확충과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적 보완이 시급함을 말해주고 있다.

 

최고의 예방은, 부모의 관심

저연령화가 되고 있는 청소년 가출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학년 때부터 예방교육이 최우선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청소년 쉼터는 시설을 늘리고 심리적 치유 기능을 갖춰 가출 청소년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부모의 학대 등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가출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정규 교육과 자립 지원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가출 예방 프로그램을 편성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송영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 학교와 가정의 공조는 필수”라며“학교 방과 후 활동, 돌봄 교실 등에서 가출예방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가출아동의 재가출이나 가정 복귀에 대해서도 별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재가출의 경우 학생들은 가정불화를 첫 번째 이유로 꼽아 자녀들의 가출 등 비행을 막기 위해서는 가정의 화목과 자녀에 대한 부모의 따스한 관심이 가장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혼 가정이 급증하면서 편히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가정에서의 적응에 실패, 가출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재정상 어려움으로 쉼터를 만들기 어려운 지역에는 지자체가 나서 청소년 전용 그룹 홈을 활성화시키는 등의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저 연령 청소년들에게는 당장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지 몰라도 더 중요한건 부모와의 대화라고 전문가들은 충고 한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의 김진숙 박사는“청소년 탈선을 막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방학동안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갖고 타협의 기술을 익혀야 한다”며“무조건 부모방식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자녀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고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의 책임을 지게끔 하는 민주주의 방식을 가정에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저 연령 청소년의 가출은 대부분 주변의 무관심이 원인이다. 아동전문가들은 자녀의 탈선을 걱정하는 부모라면 무엇보다도 그들의 세상을 알아야 하고, 그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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