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공식 창당한 바른정당이 '바른 살림살이'를 꾸려가고 있다.
재산이 많은 '금수저' 국회의원들이 많지만 특정 의원의 사당(私黨)이 될 것을 우려해 선수별로 의원들이 창당 비용을 갹출하고, 당사는 대표실을 없애 권위 의식을 없애는 등 깨끗한 보수정당 이미지를 쌓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 창당대회에서 당내 유력 대선후보인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무대에 올려 자신을 소개하는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하는 등 신선한 시도도 있었다.
깨끗한 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 창당에는 '정치 선배'들이 돈을 더 냈다. 창당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초`재선은 500만원 이상, 3선 이상 국회의원, 현직 광역단체장은 1천만원 이상 내는 기준을 제시했다. 김무성`김세연 의원처럼 상당한 재력가(?)들이 있지만 철저하게 국회 선수에 따라 공평하게 창당 기금 마련에 참여했다. 대선주자인 유 의원과 남 지사도 이 기준에 맞춰 1천만원씩 창당 비용을 냈다. 의원들이 갹출한 창당 기금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다음 달 15일 지급할 경상보조금 15억5천800만원을 더해도 30억원이 안 되는 소박한 살림이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현재 국민펀드를 만들어 기금을 마련하는 중"이라며 "공식 회의를 준비할 때 드는 간식비는 의원실별로 돌아가며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의 상징인 당사 건물은 권위 의식을 싹 뺐다. 국회의사당 태흥빌딩에 위치한 당사에는 대표실과 사무총장실, 별도의 기자실이 없다. 대신 다목적 홀을 개방형으로 만들고, 테이블과 의자를 곳곳에 배치해 방문자들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창당대회 2부 때 열린 '혁신리더 비전 발표' 진행도 파격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권후보의 지루한 연설 대신 유 의원과 남 지사가 각자 파워포인트를 준비해 정치 철학과 공약을 소개하는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펼쳤기 때문이다. 사실상의 대권후보 예비경선이다. 특히 첫 번째 주자인 유 의원은 애플사 아이폰7 107초 광고를 패러디해 65초 영상을 만들었고, 영상에서 '프로 까칠러'(까칠한 사람을 뜻하는 말) '문재인 보고 있나'라는 문구가 나올 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한편, 이날 바른정당은 당 대표에 정병국 의원, 최고위원으로 김재경`홍문표`이혜훈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