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정명훈
  • 임성희 기자
  • 승인 2012.05.25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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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Special Interview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정명훈

세계정상의 마에스트로 
서울시향을 세계적 오케스트라로 만들다

정명훈은 평소 클래식의 대중화라는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시민음악회’를 통해 실천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현란한 연주회장이 아닌, 동네무대에서 자신의 지휘봉을 힘껏 치켜 올린 마에스트로 정명훈. 그가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부임한 후 제일먼저 한 것은 단원 96명의 전원 오디션. 그리고 정명훈은 클래식의 대중화를 선언하며 자신의 단원을 이끌고 거리로 나섰다. 4남 3녀 중 여섯째로 태어난 정명훈은 교육열 높은 어머니와 재능 있는 누나들(바이올리니스트인 정경화와 첼로리스트 정명화)의 영향으로 음악을 배우게 됐다.

 

고향과 같은 서울시향
서울시향 상임지휘자로서 연주할 때와 외국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 대한 차이를 묻자 정명훈은 “집에 오래간만에 돌아온 느낌”이라는 표현을 썼다. 서울시향은 그만큼 그에게 애틋한 사랑과 또 다른 무대임이 틀림없다. 그가 서울시향을 맡으면서 연일 시향에 관한 보도가 끊이지 않았다. 관객 동원 15만 명, 예상수입 23억 원이라는 결과는 정명훈 효과를 여실히 확인시켰다. 이것은 시향의 연 평균 수입이 2억 원임을 감안하고, 초대관객이 아니라 유료관객이 약 80%에 육박했음을 살펴본다면 가히 획기적인 일이다. 서울시향은 1945년 설립된 고려교향악단이 그 전신으로 지난 2005년 재단법인으로 독립했다. 정명훈 외에 2명의 부상임 지휘자가 있고 90명이 넘는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명화는 “동생이 시향을 맡으면서 고국의 음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비친바 있다. 누나의 믿음처럼, 정명훈은 그동안 시향의 무대를 통해 고국 무대에 풍성한 연주들을 들려주었다. 정명훈은 또한 시향의 대대적인 혁신을 꾀했다. 서울시향 단원이라는 안전막을 걷고, 그는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음악가로서 재평가했고 그 철저한 오디션 과정은 결국 기존 단원 30% 물갈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두 차례 오디션 기간은 단원들에게 ‘직업’이 아니라 ‘예술’ 그 자체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 무대의 긴장감을 더했다.

 

“다른 것이 없습니다. 음악이라는 것은, 순전히 자신이 음악을 사랑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서울시향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우리나라에는 굉장히 음악적인 달란트가 뛰어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잘 하고 있어요. 그런데 여태까지는 우리나라에서 훌륭한 오케스트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훌륭한 오케스트라,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나와야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서울시향을 맡으셨을 때, 내부적으로 단원들을 외국 단원들과 경쟁하게 하고 오디션을 보는 느낌으로 치열하게 준비하도록 하셨는데요
“예술가라는 것을 보통 job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죠. 연주할 때마다 그날그날 연주하는 그 하루를 따로 사는 느낌입니다. 매일 연주마다 다르거든요. 연주할 때마다 오디션이라고 하기에는 이상하지만 그때그때 그곳에서 청중에게 판단을 받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것과는 달리, 잘하든 못하든 계속 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판단을 받는 거죠. 시향도 아직 완전히 만들어진 것은 아니죠. 풀 메이드 오케스트라가 아니고 사람들이 매년 오디션을 해야 합니다. 직장으로서는 안전한 곳은 아니에요. 그것이 목적이지만 될 수 있으면 그 연주자들이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려면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오늘 잘했다고 내일 잘 못하면 다시 철회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그 동안 세계적인 유명 오케스트라와 공연하셨는데 서울 시향만의 매력이 있다면?
“제가 외국에서만 공연을 하다보니까 한국 사람들끼리 모여서 공연하는 것이 굉장히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누나들과 트리오 연주할 때, 말 안 해도 서로 이해해주면서 공연하는 분위기가 됩니다. 같은 나라 사람이고, 같은 음식 먹고, 같은 성격이니까 이해가 더 잘되는 것 같습니다.”

 

서울시향을 연주할 때와 외국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실 때와는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일평생 외국 생활을 한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고국에 돌아와서 일하는 것이 집에 오래간만에 돌아온 느낌입니다. 다른 데하고 다릅니다. 시향과의 일은 특별히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명훈은 단언한다. “내가 일평생 이렇게 해서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연주는 그날 끝나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프랑스 <르 몽드>지가 ‘영적인 지휘자’라고 극찬한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이 시대의 가장 깊은 존경과 추앙을 받는 지휘자 중 한 사람이다. 뉴욕 매네스 음대와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공부한 그는 1979년 거장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가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보조지휘자로 경력을 시작해, 2년 후 이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임명됐다. 이를 시작으로 정명훈은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런던 심포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뉴욕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등 유럽과 미국 등지의 세계 최정상급 교향악단을 지휘했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과 파리 바스티유, 라스칼라, 빈 슈타츠오퍼를 비롯한 세계 유수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를 지휘했다.

정명훈은 1984~1990년 독일 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 상임지휘자, 1989~1992년 피렌체 테아트로 코뮤날레 수석 객원지휘자, 1989~1994년 파리 오페라 바스티유 음악감독, 1997~2005년 로마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2001~2010년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특별 예술 고문을 역임했다. 2000년부터 프랑스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2005년 재단법인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고문을 시작으로 2006년부터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1995년 직접 창단한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1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역사상 최초의 수석 객원지휘자로 임명됐다. 1988년 이탈리아 비평가들이 선정한 ‘프레미오 아비아티 상’과 이듬해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상’을 수상했으며, 1991년 프랑스 극장 및 비평가 협회의 ‘올해의 아티스트 상’, 1995년 프랑스에서 ‘브루노 발터 상’과 프랑스 음악인들이 선정하는 ‘음악의 승리상’에서 최고의 지휘자 상을 포함한 3개 부문을 석권한 데 이어 2003년에 다시 이 상을 비롯해 2011년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코망되르 레종 도뇌르 훈장’, 일본의 ‘레코드 아카데미상’, 대한민국 정부가 수여하는 ‘금관 훈장’ 등 수 많은 세계적 권위의 상을 수상했다.

1984년부터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의 전속 아티스트로서 30여 장의 음반을 레코딩하며 유명 음반상을 휩쓸었으며, 특히 메시앙이 그에게 헌정한 <사중주를 위한 협주곡>을 비롯한 메시앙의 음반인 <투랑갈릴라 교향곡>, <피안의 빛>, <그리스도의 승천> 등과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로시니의 <스타바트 마테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베르디의 <오텔로>, 쇼스타코비치의 <므첸스크의 맥베드 부인> 등은 최고의 음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1년 도이치 그라모폰과 (아시아 교향악단 역사상 최초로) 서울시향의 5년 전속 음반계약 체결을 이끌며 그 공고한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인도주의적 대의를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오고 있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2010년 유니세프 친선 대사로서 서아프리카의 베닌을 방문해 에이즈, 식수 위생 및 교육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정명훈은 2008년 설립한 비영리재단 (사)미라클오브뮤직을 통해, 보다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게 인도주의적인 대의를 음악과 연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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