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상생 위한 노력도 이어나갈 터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그래핀 상용화 시대를 위한 힘찬 발걸음
‘그래핀(Graphene)’은 21세기 과학기술계와 산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소재 중 하나다. 얇고 가벼우면서 강철보다 200배 강하고 구리보다 전도성이 100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일명 ‘꿈의 신소재’로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초기 학문적 관심을 넘어 현재는 신재생 에너지를 비롯해 전기차 배터리, 양자 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탐색되며 응용 기술 연구 및 상용화, 산업화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기술 상용화의 장벽을 허물기 위한 도전
경제 발전에 있어 중소기업은 산업의 근간이자 뿌리로 작용한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키워드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이슈의 중심에 있는 소재산업 중 그래핀 분야는 오래전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에 반해 상용화는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우수한 선행기술이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중소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흐름 속에 경상남도 밀양시에 자리한 카본하이브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연구원 출신으로 그동안 그래핀 소재와 응용 기술들을 오랜 시간 연구해 온 이재원 대표는 기술이 적절한 응용 분야에 적용되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이를 다양한 영역에 접목해 관련 산업 발전과 우수한 제품 개발로 이뤄내고 싶다고 전한다. 그래핀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연구·개발(R&D)과 동시에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는 부가가치 창출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어떤 계기로 창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한국전기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그래핀 소재 및 응용 기술들을 연구하였다. 재직기간 우수한 선행기술들이 연구되었지만, 이러한 기술들이 적절한 응용 분야에 적용이 되지 못하는 것을 경험했다. 또한 선행기술들이 실제 사업화 과정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스케일업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나 사업성 판단 등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통해 기술 혁신이 실제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접근과 비즈니스적 사고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창업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우수한 선행기술을 현실로 만들어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카본하이브의 활동에 대해 소개해 준다면
“카본하이브는 ‘그래핀’이라는 소재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기존 그래핀 제조기술과는 다르게 폐자재나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재활용 고분자 등과 같은 바이오매스로부터 그래핀을 합성하고 있다. 이러한 급속광열탄화를 통한 그래핀 제조기술은 제논플래시 램프의 고강도 광원을 활용하여 바이오매스를 고온에서 신속하게 탄화시키는 공정으로,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함으로써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부터 고부가 가치의 그래핀을 생산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쉽게 설명하면 높은 효율성과 경제성을 자랑하며, 환경친화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실제 최근 체코에서 열린 나노융합기업 대상 비즈니스 교류회에 경남대표단 일원으로 참석해 현지 기업 나노파마(Nanopharma)와 교류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외에 전개 중인 사업도 궁금한데
“그래핀 소재와 함께 전도성 잉크 분야의 사업화를 위한 R&D를 진행 중이고, 4차 산업 분야와 관련된 교육용 기자재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이론 및 실습을 위한 배터리 DIY KIT, 양자점 이론 및 실습 KIT 등 관련 종사자 및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육용 프로그램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양한 네트워킹이 필요한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이다. 카본하이브의 또 다른 경쟁력이 있다면 우수한 기술력에 더한 인프라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을 비롯해 다양한 연구기관 및 대학과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고, 이를 통해 선행기술을 통합하고 발전시켜 고객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혁신을 실현해가고자 한다. 다시 말해 연구실의 뛰어난 기술을 상용화 단계까지 이끄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벽을 허물어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우리 기업이 가진 비전이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현재 그래핀 제조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음극재용 실리콘/그래핀 복합 소재에 대한 기술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반복적인 충·방전이 가능한 이차전지는 친환경화라는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수단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에 힘입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좀 더 향상된 성능과 이차전지의 수명개선을 위한 소재를 개발해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소재 기업으로 기여하고자 한다. 아울러 회사가 자리한 밀양 지역사회와도 동반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목표 달성을 위한 힘찬 발걸음에 도움 주시는 한국전기연구원 나노융합센터 박사님들, 항상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으신 부산대학교 물리학과 양임정 교수님, 그리고 늘 배려해주고 희생해주는 아내와 두 딸과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주신 부모님께 항상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