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인간과 대화하며 알아서 일하는 로봇의 등장
[이슈메이커] 인간과 대화하며 알아서 일하는 로봇의 등장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4.09.20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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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창업가 브렛 애드콕의 새로운 도전
글로벌 유수의 빅테크로부터 투자 유치 성공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인간과 대화하며 알아서 일하는 로봇의 등장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는 지난 2월 6억 7,500만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주요 투자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 인텔 등 글로벌 빅테크를 비롯해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 오픈AI, 한국의 삼성과 LG이노텍 등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기업 가치는 26억 달러로 평가받게 됐는데, 창업 3년 차이자 직원 100명이 채 안 되는 스타트업으로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라 할 수 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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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충격 안긴 ‘피규어01’
피규어 AI는 브렛 애드콕 CEO가 2022년 창업한 기업이다. 플로리다 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애드콕은 연쇄 창업가로도 유명하다. 이미 고등학생 때 1인 기업을 7개나 창업했고, 이후 2013년 세운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 베터리(Vettery)를 2018년 스위스의 아데코 그룹에 1억 달러에 매각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같은 해 10월에는 수직 이착륙 전기 항공기 회사 아처(Archer) 애비에이션을 창업해 3년 만에 뉴욕 증시에 상장시켰다.

  다시 창업 시장에 나온 그가 설립한 피규어 AI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 시스템 분야 인재 집합소로 평가받는다. 최고 기술자(CTO) 제리 프랫은 플로리다 인간·기계인지연구소(IHMC) 수석연구원을 지낸 이 분야 선구자로 꼽힌다. 이 밖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테슬라, 웨이모, 애플, 크루즈, 구글X 등에서 핵심 엔지니어들을 대거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그들은 AI 기반 자율 동작과 3D 시각 인식, 힘 조절, 모션플래닝 등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3월 오픈AI의 AI 모델을 탑재한 ‘피규어01(Figure01)’이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피규어01은 키 170㎝, 몸무게 약 60㎏ 정도로, AI 기반 자율 동작과 제어를 통해 손으로 문을 열거나 도구를 사용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의 작업이 가능하다. 최대 20㎏의 물건을 운반할 수도 있으며, 1회 충전으로 최대 5시간 작동한다.

 

피규어 AI가 오픈AI의 AI 모델을 탑재해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의 명령을 주변 환경에 맞게 처리한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선사한다. ⓒ피규어 AI
피규어 AI가 오픈AI의 AI 모델을 탑재해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의 명령을 주변 환경에 맞게 처리한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선사한다. ⓒ피규어 AI

  특히 사람의 명령을 주변 환경에 맞게 처리한다는 점이 놀라움을 선사했다. 예를 들어 여러 물건이 있는 테이블 앞에서 사람이 먹을 게 있냐고 물어보면 로봇이 알아서 사과를 골라 건네는 식이다. 기존 로봇은 명시적으로 사과를 달라고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피규어01은 명령과 주변 환경을 감안해 판단한 것이다. 실험자가 왜 사과를 줬는지 물어보자 “제가 사과를 준 것은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그들은 최근 ‘피규어02’를 공개했다. 키와 몸무게는 각각 1.6m, 60kg으로 전작과 동일하지만 외부로 노출된 케이블을 내부로 넣어 디자인이 정돈됐다. 연산 성능이 크게 개선됐고 배터리 지속시간도 약 50% 늘었다. 또한 전작과 마찬가지로 오픈AI 협력을 바탕으로 음성 인식과 추론 기능을 탑재했다. RGB 카메라 6개로 주변을 관찰하고 상황을 판단한다.

 

브렛 애드콕 CEO가 설립한 피규어 AI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 시스템 분야 인재 집합소로 평가받는다. ⓒbrettadcock.com
브렛 애드콕 CEO가 설립한 피규어 AI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 시스템 분야 인재 집합소로 평가받는다. ⓒbrettadcock.com

 

달아오르는 시장 경쟁
휴머노이드 분야는 글로벌 기업들의 ‘차세대 먹거리’로 불린다. 인간이 수행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일을 로봇이 대신 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인류가 꿈꿔왔던 미래다. 이에 생산 인구 감소에 따른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의 대안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애드콕 CEO 역시 “피규어 AI는 제조, 창고, 운송·물류, 소매업 같은 필수 산업에서 발생하는 노동력 위기를 해결하고자 한다”며 “인간과 함께 일하며 위험하고 단조로운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밝은 편이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까지 380억 달러까지 성장하고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25만 대 이상이 생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2030년까지 미국 제조업 노동력 부족의 4%, 2035년까지 노인 간호 인력 부족의 2%를 대체할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특히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상황 인식이나 상호작용 능력 등 휴머노이드에 필요한 기술 수준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이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꼽히는 테슬라는 2022년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공개한 이후 이전보다 10㎏ 가볍고 보행속도가 30% 빨라진 2세대 모델까지 발표한 상태다. 테슬라는 3년 안에 이 로봇을 공장 부품 운반에 도입하고 5년 안에 2만 달러 이하로 대량생산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선보였다. 물건의 모양을 감지해 두 손으로 집어들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어질리티로보틱스는 구석에 있는 물건을 집어서 제 위치로 옮기는 일을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디짓’을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입했다. 중국 역시 정부 차원에서 휴머노이드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2025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량생산하고 2027년에는 최고 수준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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