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의 대기업과 다양한 프로젝트 진행하며 역량 인정받아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공감이 혁신의 출발점”
현대 사회의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발굴해야 하는 처지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다. 너무나도 빠른 발전 탓에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모든 것들이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선택받는 것은 아니다.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 중심 혁신 디자인 컨설팅 전문 기업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무장해 완성도 높은 제품을 내놓아도 소비자의 사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 이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과거 보편적으로 ‘디자인’은 보기 좋으면서 실용적인 것을 창조하는 의미를 품고 있었지만, 지금에 이르러선 디자인 이론과 철학이 좀 더 복잡해져서다. 이로 인해 시나브로 해결하려는 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디자인이 필요한 근본적인 목표를 수립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식이 각광받고 있다.
이처럼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 생각의 중심에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사고로의 전환이 많아지며, 디자인적 사고를 의미하는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이 주목받고 있다. 자연스레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인간에 대한 더욱 깊이 있는 성찰을 요구받는다.
(주)하이디그룹(이하 하이디그룹)의 서승교 대표는 이를 위한 핵심 가치로 사람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꼽는다.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 방식으로 사람(소비자)을 들여다보는 일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를 찾는 열쇠가 되고, 그 기회를 통해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면 만족과 감동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치 침팬지와의 직접적 유대 속에서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했던 제인 구달 박사처럼 말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곧 그에게 ‘혁신 디자인 컨설턴트’라는 수식어를 붙게 했다. 현재 하이디그룹은 성장을 원하는 다양한 고객사와 함께 호흡하며 사업 기회를 발굴해 전략을 제안하거나 신제품이나 서비스 콘셉트를 개발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 구성원을 대상으로 디자인 씽킹 관련 워크숍 및 창의적 문제 해결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전개하기도 한다. 디지털 제조사의 사내 플랫폼 UX(User Experience) 전략 수립 및 디자인 제안이나 완성차 업체의 전기자동차 콘셉트 디자인 방향 제안과 같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은 물론 미래의 기회 영역을 발굴하고자 하는 여러 분야의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하이디그룹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편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기도 하다.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사람’을 위한 일 하고파
‘영감(靈感)’을 제시하는 일을 하는 서승교 대표에게 사람을 관찰하는 일은 거꾸로 ‘영감’을 얻게 하는 요소가 된다. 여행을 가거나 영화를 보며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사람들이 길을 걷는 모습에서 니즈나 기호를 찾기도 한다는 그는 당연하게도 컨설팅에 있어서도 사람을 관찰하고 이들의 삶을 체험하는 데 열심이다. 이를테면 인도향 자동차를 만드는 국내 대기업 프로젝트를 위해 현지 출장을 가서 택시를 빌려 하루 종일 각지를 다녀보며 도로 상황도 살피고 휴게소에서 현지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인향만리(人香萬里)’라고 표현한 서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그들을 찾아 향기를 남기면 인사이트와 성과는 따라오기 마련인 셈이다. 그는 “누군가 제게 어떤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그들을 위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거고 이는 우리 기업의 핵심 가치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업무 방식이 주는 감동은 하이디그룹이라는 조직을 구성하게 만들기도 한다. 프로젝트마다 각 영역의 파트너들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서 대표와 함께하고 싶은 팀원들이 조금씩 생기고 있어서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 이들과 함께 해외 시장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디톡스 살롱’이라는 멘토링 클래스를 개최한 바 있다. 여기서 자신과 꿈을 꾸는 방향이 비슷한 사람을 찾게 된다면 함께 성장하며 구상 중인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의 길을 찾고자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또한 책을 출간해 해외에 전파해 자신의 디자인 접근법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거나 해외 클라이언트를 발굴해 한국 시장으로 진출시키는 방식의 사업도 구상 중이다.
그는 이러한 계획의 목적은 재무적 성과가 아닌 세상을 놀라게 하는 혁신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서 대표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LG전자 LSR연구소와 SK텔레콤 ‘휴먼 센터드 이노베이션’팀과 IBM을 거치며 지난 20여 년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만큼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비전 달성의 시간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