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공정 최적화와 관련된 컨설팅 교육도 전개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IT와 생명과학의 접목으로 창출하는 새로운 가치
하나의 의약품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후보물질 발굴에서 시작해 다양한 실험적 연구가 수반되어야 한다. 각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치료제로서 가치가 입증되면 동물 등을 이용한 비임상 시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시험을 진행하게 된다. 여기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있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규제기관의 심의 및 허가를 거쳐 비로소 신약으로 시판된다.
비임상 CRO 결과 관리 프로그램, ‘크로트리’
신약 개발에 있어 바이오 및 제약사들은 시설과 인력, 비용의 제약으로 인해 자체적인 해결이 어려울 때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를 찾게 된다. 이는 시험 분석과 연구·개발(R&D) 용역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하는데, 시나브로 그 중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CRO가 올린 매출의 합계만 1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임상 시험을 주로 수탁하는 기업들도 외형을 키운 건 마찬가지다.
다만 비임상 CRO의 경우 임상 CRO에 비해서는 규모의 한계가 존재하다 보니 시험 의뢰사와의 소통에 있어 차질을 빚기도 한다. 이러한 페인 포인트에 주목한 하온바이오솔루션스의 이나현 대표는 생명과학 분야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업무 효율 증대를 위한 시험 결과 관리 프로그램 ‘크로트리’를 구축 중이다. 이 대표가 전한 창업 스토리와 앞으로의 포부를 일문일답으로 소개한다.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전해준다면?
“창업 전 바이오 공정 최적화 및 공정 신기술 평가와 신약 개발 프로젝트 관리 분야에서 15년가량 업무를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독일에서 3년 정도 연구소 생활을 한 바 있는데 자연스레 유럽 현지 과학자들이나 창업가, 연구소 담당자들과 협력하며 이들이 신기술에 얼마나 관심이 많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수년에 걸쳐 차근차근 준비하는지를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도 이처럼 신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일을 해봐야겠다는 결심 속에 창업을 시작하게 됐다”
‘크로트리’를 구상하게 된 과정도 궁금한데
“그간 진행했던 바이오 공정과는 조금 다른 영역이지만 CRO 기관과 의뢰 기업 간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 증대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창업 아이템으로 우선 선정했다. 직장을 다니던 때 신약 개발 프로젝트 관리자로 일했던 기억 때문인데, 국제 공인 프로젝트 관리 전문가 자격증(PMP)도 취득하는 등 업무를 더 전문적으로 수행하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였으나 가끔 소통에 있어 아쉬움이 있던 적이 있었다. 사실 비임상 CRO의 경우 임상 CRO에 비해 규모가 작고 인력이 부족해 이분들이 ‘일당백’으로 일해야 해서 부득이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시험 외주 용역을 의뢰하고 그 결과물을 통상 이메일로 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불편함도 있었고 유선으로 문의를 할 때 연결이 되지 않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부터 출발해 업무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나서게 된 것이다”
서비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해 준다면
“비임상 시험기관이 의뢰사에게 시험 결과를 효과적으로 공유 및 보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용 소프트웨어이다. 문서 업로드나 시험 일정의 변경 사항과 같은 업무의 진척 사항을 고객사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고, 상호 문의 사항이 있으면 채팅 기능을 통해 소통할 수 있다. 불필요한 연락을 줄여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진행 과정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어 신뢰성을 증대시켜 준다. 현재 데모 버전을 기반으로 맞춤 제품 공급을 위한 영업을 개시한 상태이고, 범용성을 높여 내년 하반기 업그레이드된 고도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지?
“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파일을 주고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보안에 있어서 안전하고, 고객사별 용역 히스토리 관리도 가능해 담당자가 바뀌어도 쉽게 과거 자료를 찾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대시보드를 통해 전체 프로젝트 관리가 용이해지기에 실무자뿐만 아니라 비임상 CRO와 고객사의 관리자 입장에서도 시험 결과 분석이나 향후 영업 전략 수립에 있어서 이점이 있을 것이다”
바이오 공정에서 출발했기에 관련 비즈니스도 전개 중일 듯한데
“그렇다. 바이오 공정 최적화와 관련된 컨설팅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막바지 기획에 한창이다. 기자재 선정에 있어 가격 절감이 가능한 포인트는 없는지, 작업자의 숙련도 기반으로 생산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는지 점검하고 환경 위해적인 부분은 없는지도 평가해주고자 한다. 이를 위한 전문가분들을 모실 계획도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비전을 제시해 달라
“무엇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널리 알리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게 제가 많은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기업이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해외 시장으로 진출해 제가 과거 목격했던 신기술에 대한 관심이 단지 유럽이나 미국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닌 한국에서도 개척되고 있음을 알리고 싶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생명과학 분야와 접목할 방안들을 찾아갈 것이다. 하온바이오솔루션스의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