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의 교육적 목적은 개인 학생의 특성에 맞추어주는 것”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디지털 전환 시대, 좀 더 나은 교육성과를 위한 방안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전통적인 산업 구조를 혁신하는 과정을 말한다. 21세기에 접어들며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서 미래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기 시작하더니,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그 변화가 가속화되며 시나브로 국가적 과제로 부상됐다. 그리고 이는 교육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이미 주요 선진국들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급속히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내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코딩 교육이 의무화되고, 세계 최초로 공교육에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도 도입된다. 교육부는 2025년 1학기부터 이를 시범 도입해 2028년까지 사용하는 학년과 과목을 조금씩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정부가 ‘공교육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기초공사에 돌입하자, 학생들이 미래 핵심역량을 키워 능동적 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장밋빛 전망이 곳곳에서 거론된다. 물론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거나 디지털에만 의존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우려의 시선도 적잖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디지털 원주민’ 세대인 오늘날 학생들에게 학습을 위한 디지털 기기 활용은 너무도 자연스럽기에 교육 현장에서 이를 반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목원대학교 교직과의 조은순 교수는 이와 같은 시기일수록 오히려 교육의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결국 교육은 학습자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이들이 공동체 속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 불변의 진리가 희석되지 않도록, 디지털로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 앞서 교육적 원리를 먼저 생각해 좀 더 나은 디지털 교육성과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감소로 인해 ‘인구축소’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만큼 교육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도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조 교수의 생각이다. 여전히 많은 학부모는 자녀가 빨리 커서 자신을 빛내주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그는 개인의 개성이나 의지를 꺾지 않고 학생들의 성장을 박수치면서 격려해 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그러면 타고난 특성과 배경 속에서 발전하며 행복을 느끼게 되고, 궁극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자라날 수 있게 된다. 다만 많은 학생이 모이는 학교 환경에서는 이를 교사가 모두 관여할 수 없기에, 이럴 때 ‘디지털’이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학생 맞춤형 진단, 성향에 맞는 진로 정보 제공이 가능해서다.
인구축소·디지털 시대를 위한 필독서 ‘디지털 러닝(Digital Learning)’
이러한 흐름 속에 조 교수는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교육과 기술을 다루는 출판사 안드레의 바다(대표 백송이)와 손잡고 최근 디지털 시대의 학습 방법을 혁신적으로 탐구한 ‘디지털 러닝(Digital Learning)’을 출간했다. 그가 오랜 시간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모두 녹여낸 책으로 교육 전문가와 학생 모두에게 유익한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디지털 러닝’에 담긴 주제는 ‘가르치고 배우는 방법의 혁신’, ‘디지털 세대와 아날로그 세대가 모인 학교문화’, ‘인구축소 시대 맞춤형 디지털 학습’, ‘진로와 경력 개발 방법의 전환’, ‘디지털로 즐거운 평생 학습’, ‘디지털 학습자의 자기관리 능력’, ‘교육의 미래와 디지털 러닝’ 등으로 나누어졌다. 조은순 교수는 “디지털 교육을 통해 학습자들이 더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교육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사전에 예방하는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며 “변화무쌍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데 지침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해당 도서는 ‘인구축소 시대 교육 디지털화 시리즈’의 첫 번째 도서로, 이어서 ‘디지털 티칭(Digital Teaching)’과 ‘디지털 코칭(Digital Coaching)’이 차례로 출간될 예정이다. 오는 10월 예정으로 나올 2권 ‘디지털 티칭’에서는 학교 교육의 기능적 변화와 초·중·고등교육과 평생 교육 영역에서의 디지털 교육 활용을 분석하고, 미래 교사에게 필요한 실제적인 디지털 능력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게 된다. 이어 3권 ‘디지털 코칭’은 배우는 학습자 주변에서 조력해야 하는 사회와 주변인들의 역할을 조망하고, 특히 디지털 시대 자녀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경쟁력 강화 전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구축소 시대 교육 디지털화 시리즈’의 저자인 조은순 교수는 이화여자대학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한 뒤, 미국 텍사스 공과대학에서 방송학 석사와 코네티컷 주립대학에서 교육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Aetna 종합연수원 연구원, 포스코 경영연구원 교육컨설팅 팀장을 거쳤고, 주요 기업과 기관, 지방 정부의 여러 위원회에 참여해 자문과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목원대 사범대학에서 예비 중등 교사를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