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반도체 공정 핵심, ‘플라즈마 공정’ 연구 리딩 그룹
플라즈마 기반, 다양한 창의 연구 진행
반도체, 국방 등 국가에 이바지하는 연구 기대
플라즈마란 기체가 초고온 상태로 가열돼 전자와 양전하 이온으로 분리된 것이다. 고체, 액체, 기체 다음의 ‘제4의 물질 상태’라고도 불린다. 반도체, 조명,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첨단기술 연구에 융복합적으로 적용되며 특히, 1970년대 이후 반도체 미세화를 견인하는데 플라즈마의 역할이 컸다. 유신재 교수는 이 플라즈마를 활용한 다양한 창의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반도체 관련 실험과 이론 연구로는 국내 리딩그룹으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 플라즈마 반도체 공정 연구와 전문인력 양성에 앞장서고 있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플라즈마는 블루오션이었다!”
저온 플라즈마를 전공해 학위 때 기초연구를 했던 유신재 교수는 한국표준과학연구소에서 플라즈마 특성을 진단하고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7년 정도 연구소에 있다가 후학양성에 관심을 두고 모교인 충남대 물리학과에 지원해 오게 됐습니다”라며 그는 “모교에 오게 돼서 굉장히 영광스러웠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도 컸습니다. 연구소 때와는 달리 교수가 되니 제 연구그룹을 제가 꾸려나가야 했기에 플라즈마 기초연구로는 학생들을 성장 발전시키기에 한계가 있어 과감하게 응용연구로 바꿔 반도체 공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가 2014년도에 부임했으니 벌써 10년 전부터 플라즈마를 활용한 반도체 공정 관련 연구와 전문인력양성을 시작한 것이다. “저는 플라즈마를 전공했지만, 학교에 와서 보니 플라즈마를 연구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아, 플라즈마가 블루오션이더라고요,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연구과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플라즈마 관련 반도체 공정과 장비를 갖추고 실험, 시뮬레이션, 해석까지 하는 연구그룹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소개했다. 덕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내 반도체 기업으로 학생들의 취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기업 취업률이 높다 보니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연구그룹으로 손꼽힌다.
플라즈마 관련 이론, 실험, 시뮬레이션 진행, 탄소중립 연구도 기대
응용플라즈마 물리 실험실에서는 플라즈마 기반의 다양한 창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반도체 공정 연구가 가장 큰 연구영역이고 그밖에는 플라즈마 스텔스 기술, 대기압 초절전,초소형 플라즈마 기술 등 국방 관련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저의 베이스가 실험물리학이고 학교에 와서 응용연구를 진행하다 보니, 실험과 이론을 같이하는 연구그룹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연구그룹은 최근 ‘유도결합 플라즈마의 E-H 모드 전환 과정에서의 시공간 변화 특성 및 구동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로 2024년도 한-중(NSFC) 협력사업에 선정돼 국제교류에 대한 기대를 더 했다. “플라즈마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 등 국가 주요 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기술로서 그 중요성이 큽니다. 플라즈마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응용을 위해서는 플라즈마의 물성에 대한 기초연구가 필요하고 유도결합 플라즈마의 경우, 방전 모드에 따라 플라즈마 주요 파라미터 및 그 특성이 달라지는데, 이는 플라즈마 밀도, 균일도 등을 변화시켜 공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플라즈마의 효율성 향상 및 정밀 제어를 위해서는 모드가 바뀌는 E-H 모드 전환에 대한 메커니즘 및 특성에 대한 기초연구가 필요하고 특히 이 모드 전환 시 플라즈마 거동에 대한 시공간적인 분석은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신재 교수는 이 밖에도 연구그룹에서 진행하는 굵직한 과제들을 소개했는데, 산자부에서 지원하는 탄소중립 과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이지만,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요구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아직 기술적으로는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신재 교수는 반도체산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 GWP(지구온난화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 공정 가스 대체기술을 연구해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본질을 향하면 좋은 성과는 반드시 따라와”
응용플라즈마 물리 실험실에는 많은 연구원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었다. 유 교수는 연구원들이 박사까지 마치는 약 7년의 세월 동안 동고동락하며 아들처럼 챙긴다고 말했다. “연역적인 물리처럼 상위의 개념을 보편적인 개념으로 잘 잡으면 많고 구체적인 다양한 결과물들이 따라옵니다. 꿈이 재미있게 연구하는 거라면 자연스레 연구하는 직업을 가지게 되고, 좋은 연구성과도 얻게 됩니다. 저는 항상 크게 보고 본질을 보려 하라고 학생들에게 자주 강조하고 있습니다”라며 그는 “연구는 저의 일상입니다. 연구와 삶을 떼어서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이런 삶에서 행복을 느끼고 항상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연구가 곧 일상이고 일상이 곧 연구인 그이기에 좋은 성과 또한 항상 따른다. 2021년 충남대학교 연구기여자상, 2023년 한국진공학회 학술지 세부 학술 분과에서 탁월한 학술 업적을 인정받아 ‘김중조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플라즈마를 활용한 반도체 공정 연구로 47건의 특허와 130편의 해외저명학술지 논문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그에게는 연구하고 성과를 내고 전문인력을 양성해내는 것이 일상이자 소명처럼 작용하는 듯했다. 지금 세계적으로 반도체 패권 전쟁이 이뤄지고 있고, 한동안 호시절을 지냈던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도 위기에 직면해있다. 이에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해내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미 반도체 공정에 필수인 플라즈마 관련 전문인력을 10년 전부터 양성해내고 있는 유신재 교수의 응용플라즈마 물리 실험실의 행보에 더 큰 기대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