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한반도 더는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이슈메이커] 한반도 더는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4.06.2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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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작성 이후 4.5 이상 지진 총 29건
‘단층 조사’ 이제 첫발, 조사 완료는 2036년에나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한반도 더는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전라북도 부안군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안전지대로 분류됐던 호남에서 규모 4가 넘는 지진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기상청은 6월 12일 오전 8시 26분 49초께 전북 부안군 행안면 진동리 일대에서 깊이 8km,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첫 지진 후 오후 6시까지 규모 0.6~3.1의 여진이 17차례 발생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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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강타한 이례적 지진
이 지진으로 전북 지역 거의 모든 시민이 지진을 느끼고, 그릇과 창문이 깨지는 정도의 진동이 있었고, 전남과 서울, 경기, 강원에서도 지진이 감지됐다. 행정안전부는 오전 8시 3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지진 위기 경보 경계를 발령했다. 중대본은 6월 13일 오전 5시 30분 기준으로 277건의 시설물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한반도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2016년 9월 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 이후 가장 강했다. 전국적으로는 계기 관측 기준 16번째, 디지털 관측을 시작한 1999년 이후로는 12번째로 강한 지진이다.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서는 최강이다.

  호남 지역은 지진 계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졌다. 그래서 이번 지진은 과거 자료를 토대로는 예측이 어려웠다. 2014년 이후 부안 인근에서 발생한 지역 지진은 2018년 12월 규모 2.1 지진이 유일했다. 이외의 규모 2.0 이상 지진은 모두 해역에서 일어났다. 특히 이번 지진이 발생한 주향이동단층과는 다른 단층으로 알려진다. 북동~남서 또는 남동~북서 방향의 단층이 수평 이동하면서 발생한 걸로 분석된다.

 

지진 안전지대로 분류됐던 호남에서 규모 4가 넘는 지진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지진 안전지대로 분류됐던 호남에서 규모 4가 넘는 지진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하지만 이번 지진이 구체적으로 어느 단층에서 발생한 것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해당 지역에 정보가 파악된 단층이 없다. 정확한 조사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명확한 내용은 단층 조사 사업(한반도 단층 구조선의 조사 및 평가기술 개발사업)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 이제 겨우 영남권만 끝난 상태로, 2026년까지 한반도 중서부(수도권)와 중남부(충청권) 단층을 조사하는 2단계 조사가 진행 중이다. 3단계(호남권)와 4단계(강원권)를 거쳐 4단계 조사가 완료되는 시점은 2036년으로 예정돼 있다. 그때까지 한반도의 정확한 단층 정보 파악은 어렵다.

 

장동언 기상청 차장은 전북 부안군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현장을 방문해 피해 현장을 점검했다. ⓒ기상청
장동언 기상청 차장은 전북 부안군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현장을 방문해 피해 현장을 점검했다. ⓒ기상청

 

학계 “규모 7.0 지진도 가능”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내에 위치해 일본과 같이 판 경계에 자리한 지역에 비해 지진이 적다. 한국수력원자력 자료에 따르면 2000~2022년 일본의 연평균 규모 5.0 이상 지진 횟수는 114.5회로, 0.3회에 그치는 한국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은 디지털 지진계로 관측을 시작한 1999년 이후 규모 2.0 미만 미소지진을 제외한 지진이 연평균 70.8회 발생한다. 한해 발생하는 지진 대부분은 규모가 2.0대에 머물며, 이번처럼 4.5가 넘는 강진은 매우 드문 셈이다. 실제 1978년부터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5 이상 지진은 이번까지 포함해 28번에 그친다. 바다가 아닌 육지에서 발생한 경우는 13번에 불과하다.

  그러나 여태까지 없었다는 이유로 앞으로도 강진이 없을 것이라 확언할 수는 없다. 더욱이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한반도 동쪽이 일본 쪽으로 끌려가면서 한반도가 과거보다 3cm 정도 넓어지고 지반이 약해지며 과거보다 지진이 빈발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근래 없던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전문가들도 강한 지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학계에선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 최대규모를 ‘6.5~7.0’으로 본다. 규모 7.0 지진이면 기상청이 지진계기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강했던 지진인 2016년 9월 경주 지진(규모 5.8)보다 위력이 63배 강하다. 이로 인해 향후 발생할 강진 대응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라도 관련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지진이 주변의 다른 단층을 자극해 또 다른 지진을 부를 위험성이 있다”며 “전북 지역의 지진이 어떤 단층에서 비롯됐는지 원인을 알기 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박은진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피해가 큰 지진을 겪지 않아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으로 인해 관련 연구가 미흡한 상태”라며 “지진은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만큼 지진 피해 최소화와 발생 후 대처를 위한 관련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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