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곁에서 함께 해줄 어른’
[이슈메이커=김민지 기자]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제도의 한계와 대책은
‘자립준비청년’은 과거 보호종료아동에서 긍정적 의미를 더하기 위해 명칭이 변경되었다. 자립준비청년은 부모가 없거나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않아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의 보호를 받다가 원가정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아동복지법 등에 따라 18세 이후로는 보호가 종료되어 홀로서기에 나서는 자립준비를 하게 되는 청년을 의미한다. 전보다 이들을 향한 관심이 커지면서 정부의 지원도 확대됐지만 아직도 많은 자립준비청년이 우울과 불안에 시달린다. 여전한 사각지대 속에서 살아가는 자립준비청년의 지금을 살피고 이들에게 정녕 필요한 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강화된 지원들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자립준비청년 지원책을 강화했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 2월 아동복지법을 개정해 자립 지원 정책 대상자를 기존 18세 이후 보호 종료자에서 15세 이후 보호 종료자까지 확대했다. 보호 종료 후 5년간 지급되는 자립수당은 올해부터 10만원 추가 인상된 월 50만 원이다. 자립수당이란 아동복지시설, 가정위탁 보호종료 5년 이내 자립준비청년에게 매월 5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로 최대 60개월 한도 내에서 지원된다.
자립수당은 말그대로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준비를 돕기 위한 최소한의 복지다. 때문에 각 지자체 등에서는 자립준비수당 외에도 각종 지원사업을 통해 복지사각지대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2023년에는 의료비 지원 사업도 신설해 자립준비청년에게 건강보험 본인 일부 부담금을 지원한다. 전국 17개 지자체는 시설에서 독립한 만 18세 자립준비청년에게 자립 정착금을 지급한다. 서울시의 2021년 자립 정착금은 500만원이었으나, 올해 2000만원이 돼 3년 만에 4배로 올랐다.
현금성 지원에 더해 인력 지원도 강화됐다. 복지부는 17개 시도 자립 지원 전담기관에 배치되는 전담 인력을 지난해 180명에서 올해 230명으로 늘린다.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지원 사업이 많아지고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21년 공공·민간의 다양한 자립 지원 사업을 한 번에 확인하고 찾아볼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자립정보 ON’을 선보였다.
그러나 여전한 사각지대
하지만, 현장에서는 연락 두절 등 지원 대상의 사각지대가 있다는 한계도 지적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23년 공개한 ‘지속 가능한 자립’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보호 종료 이후 5년 이내의 자립 준비 청년 1만, 1397명 중 20.2%에 달하는 2299명이 연락 두절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양육 시설과 전담 기관의 촘촘한 연결이 중요한데 연계 과정에서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도 있다. 복지부, 여가부 등 아동 청소년 지원이 소관 부처에 따라 분절적으로 진행돼 소외되는 아이들이 생긴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삶의 위기나 선택의 순간에 곁에서 함께해줄 어른이 필요하다”면서 “장기적인 차원의 자원봉사 등의 방법으로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여러 보완책을 통해 자립을 도와야
이러한 자립준비청년의 안정적 자립여건 조성을 위한 지원이 확대되어 왔으나, 여전히 일반 청년에 대비해 자립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도합 약 1천만 원 정도의 자립정착금이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생활하는 것에 있어서는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다. 또한 자립준비청년의 전담인력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점 중 하나이다. 전담인력의 부족으로 담당하는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제대로 된 정신적인 케어가 어렵기 때문이다.
단순한 금액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케어 역시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국가와 지자체에서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정신건강 관련 지원 제도를 마련해 확립해야 한다. 또한 취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필요한 기술을 교육받을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교육비 지원 우대 대상에 포함 시켜 학원 등의 교육비 부담 완화 및 기술 자격 취득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부분이다.
이러한 보완책은 근본적으로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에 건강하게 나와 잘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다각적인 제도가 완벽히 준비된다면 원하는 미래를 이룬 많은 자립준비청년을 사회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